집에서 약간 떨어진 세탁소에 운동삼아 걸어가서 맡기고 또 직접 찾아 오는데, 할아버지라고 하기에는 좀 그래서 그냥 할아버지 앞에서는 아저씨라고 부르는, 약간 언뜻 보면 머리가 좀 없어서 나이가 들어 보이시기는 해도 그냥 아저씨 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주 이야기도 나누고 몇년째 잘 지내고 있는데, 근래 할아버지께서 편찮으시다고 할머니 혼자서 점포를 지키고 계셨는데, 영 표정이 어두워서 " 무슨 일 있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영감이 죽었다면서 울먹이신다. 일주일만에 갔더니...아저씨는 올해 66살이라고 한다.요즘 그 연세는 정말 한창 나이신데 말이다.
며느리가 얼마전 아기를 낳았다고 좋아 하시더니, 세상사 세옹지마라고 좋은 일과 나쁜일이 이렇게 갑자기 생기다니....
할아버지는 정말 정정 하셨고 기억력도 너무 좋아서 몇번 가지 않았는데도 내 이름을 외우고 계셨을뿐만 아니라, 맡긴 옷까지도 척척
찾아 주시고, 항상 밝은 얼굴로 웃고 계셨는데, 작년 12월께부터 처음엔 감기라고 하셨는데 어느날 입원을 하셨다고 하더니, 힘드셔서 집에서 봄까지는 쉬고 나오신다고 하더니....
병명이 급성 골수암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급성 백혈병이 그렇게 감기처럼 온다고 한다. 생전 잘 아프지도 않았고, 다른곳은 정말 아무 탈 없었는데 감기인지 알았더니...돌아 가시던 밤에도 잔다고 누웠는데 숨소리가 약간 거칠더라고 한다. 그래서 왜 그래요 했더니 힘들어...말하면서 식은땀을 흘려서 따뜻한 물수건으로 이마를 닦아 줬는데, 숨소리가 거칠어서 아들한테 전화를 하고 병원에 갔는데 이미 운명하셨다는 것이다.
건장한 아들이 두명이나 되는데, 골수 이식을 할려고 했지만 의사 선생님이 나이가 60이 넘으면 골수 이식을 해도 백혈구 수치가 20-30%정도 밖에 올라 가지를 않는다고 수술해도 소용이 없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뭔가 띵하고 머리를 치는듯하다. 아 나이가 든다는것이 이런거구나 하는....병도 젊을때 발견해야 수술도 하고 회복도 되고, 나이가 들면 수술조차도 받을 수 없는 병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 시어머님께서 70이 넘어서 심장 수술을 받으셨는데...의사 말이 수술은 성공 했는데 연세가 있어시니 회복이 안되어 돌아 가셨다고 했다. 훗날 사람들 말이 연세가 높아서는 그렇게 큰 수술을 하는게 아니라고.... 수술비도 엄청 비쌋던 기억이 있다.
왜 그리 큰 대학병원에서 수술후 회복이 어렵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너무 컷지만 그 당시는 그것을 따질 생각조차 못하고 지나갔다. 어머님의 몸이 너무나 쇠약했는데 말이다.
겨울을 지나서 봄이 오려고 하는데, 입춘도 지났는데, 주변에 너무나 많은 부고장을 받게 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인데....
자연은, 내가 언젠가 그런글을 쓴 적이 있지만. 하나의 주검이 밑거름 되어 또 다른 생명력이 움트는걸까? 그래서 우주는 그 숫자의 불변을 늘 맞추려 하는걸까....나이가 들어 간다는것이 서럽다고 한다. 그냥 괜시리 뒤로 밀려 나는것 같고 처량하고 서글프고....
그 중에서도 아프면 제일 서럽다고 한다. 영원히 안늙고 사는 팔팔한 청춘이 어디 있겠는가...
젊었을때부터 자신의 몸은 자신이 잘 관리하여, 나이 들어서도 아프지 않도록 건강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의술이 발전해도
나이가 들면 수술 조차도 받을 수 없는 병도 있다는것을 명심하시고... 내가 오늘 먹는 음식물과 생활 습관에 따라서 나이 들어서 먼 훗날 건강에 적신호가 되지 않도록, 너무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피하시고, 제철에 나는 과일과 야채들을 많이 드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곱게 나이가 들었다는 말 듣도록 살아가야함을 잊지 마시기를 ...
교회에 열심히 다니셨으니 지금쯤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 믿지만...키도 크시고 잘 생기신 할아버지께서 이고득락 왕생성불 하시기를 빕니다....
오늘은 정말 비가 오려나 봅니다.... 단비에 고마워 하면서, 맑고 향기로운 고운 하루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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