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流星)이 흐르는 겨울밤
2012년 12월 13일
삼태성(三台星)이 유난히도 밝았던 겨울이었다. 먹을거리를 구하려고 외갓집으로 떠나시는 어머님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 하늘에는 수많은 유성(流星)이 떨어지고 있었다. 고향을 등진지도 갑년(甲年)이 가까워 오건만 그 이후로는 그런 유성을 본 기억이 없다.
한국 천문연구원에서는 이달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서쪽하늘에서 시간당 120여개의 유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며칠 전부터 망원렌즈를 손질하고 새로 릴리즈를 구입하는 등 유성을 내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일기예보로는 그 시간대에 비가 내린단다.
아침고요 수목원의 별빛정원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별빛 정원의 금년도 주제는 “겨울밤 사랑에 빠지다” 이었으니 노추(老醜)에 그런 사랑이 있으랴 싶었다.
자동차 시동을 걸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시켰더니 딱 100km 1시간 30분 거리다. 그래도 내자는 눈길이니 여유 있게 떠나자고 성화가 심했다. 경로우대 입장료가 1인당 4,000원이다.
커피 점에는 쌍쌍의 젊은이들이 해가지기를 기다리면서 벌써부터 사랑놀이에 빠져들었고, 우리내외는 구석진 곳에 앉아 8,000원짜리 비싼 커피를 시켜놓고 눈치 받는 신세가 되었다.
별빛 정원에 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600만개의 작은 전등이 일시에 불을 밝혔다. 별빛세계에 와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별빛 정원으로 가는 길은 산책길만 겨우 눈을 쓸었을 뿐, 어두운 밤 눈 쌓인 길은 여전히 위험했다.
포근한 영상의 기온에다 바람 한 점 없는 겨울밤. 노추면 어떠하랴, 우리도 겨울밤 사랑에 빠져들었다. 별빛정원은 어둠이 노추(老醜)를 감추어 주었고 젊은 열기가 우리내외에게까지 전달되어 우리도 오랜만에 동심의 세계에 들어 서 있었다.
황홀한 배경에 증명사진을 찍으려는데 젊은 한 쌍이 플래시로 조명을 하고 성의를 다해 샷터를 눌러준다.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 번 와야겠다는 말씨로 보아 효심이 깊다 싶었다.
젊은이들이 부러웠다. 저 나이 때 우리는 생이별로 청춘을 보내고 말았으니 새삼 회한(悔恨)이 크다. 내자와 자식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두 시간 넘게 별빛정원의 화려함속에 머물렀다.
돌아오는 길, 호젓한 식당에서 따뜻한 곰탕 두 그릇을 시켜놓고 꿈길에서 돌아온 내자는 그 꿈길이 언제였다는드시 자식들 걱정에 현실 속의 늙은 할머니가 되어있었다. |
위 사진과 글은 권선생님께서 보내 주셨다.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늘 멋진 곳을 다녀오시어 이렇게 황홀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담아 오셔서
보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심에 정말 고맙습니다~~~꾸뻑~~~
아침고요 수목원은 오래전 박신양과 최진실이 주연한 '편지' 영화에 소개 된 후로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되었고
찾고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안내는 인터넷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 하시기를...
겨울에도 이렇게 멋진 풍광에 꼭 한번 다녀오고 싶다는 욕심을 가져보지만...
연말이라고 몇 번의 모임을 가졌고, 맛난 음식들도 많이 먹고,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고...
12월이 가고 있음이 실감이 난다. 이제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음에 세월의 빠름과 무상함을 느끼면서 ....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올해 들어서 제일 춥다고 하니 각별히 건강 잘 챙기시고
가내 행복과 기쁨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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