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幸福)

 

 

                                     <유치환>

 

 

사랑을 하는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하는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서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봇지를 받고

먼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프고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며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네라. 

 

 

 

 

청마 유치환 시인이 시조시인 이영도님을 향하여 쓴 시이다.

행복의 조건은 사랑인듯 하다. 아무리 모든것이 풍족하여도 가슴에 사랑이 없다면 행복의 조건에 충족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시인의 생각에 동감하는 바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 물질 만능 시대에  일회성 냄비근성에 젖어 사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지고지순한

순정과 가슴 저린 절절하고 아련한 사랑의 향수가 있는지는...그들 나름대로의 사랑과 의리는 자리하고 있으리라 믿지만 말이다.

 

사랑은 영화나 책속에만 존재하는 그런 단어는 아닐진대 저마다의 보이지 않는 가슴 속 깊은곳에 사랑은 숨쉬고 있겠지만, 사고가 많이

달라진듯하다.확 들어내어 말하는것에 익숙치 못하고 은근한 눈빛으로 전해져 오던 사랑은, 이제는 그때 그때 서로 확인하고 말하고

시원하게 말해주어야 하는 단답형씩 사랑으로 변해 가는듯해서 세대차가 무섭게 나고 있음을 절감한다.

 

나 너 좋은데 너는 어떠냐고 나 너 사랑하는데 너는? 그렇게 하루 아침에 만나고 금방 친해지고 사랑하고 ...그게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있을런지 의문스럽기 짝이 없다. 바쁜세상에 질질 끌게 모 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랑이 그렇게 내가 하니 너도 해라 그렇게 되는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중학교 들어가서 존경하는 국어 선생님이 계셨는데, 어린 우리들 앞에서 소월의 초혼을 절절이 외시며 우리들 가슴에 문학에 대한 동경을 심어 주셨는데 그 선생님 말씀이 연애란 서로 그리워 하고 보고 싶어 하는것이고 사랑이란 책임을 지는것이라고 하셨다

그 어린 나이에 들은 그 말씀은 지금까지도 내 가슴에 각인되어 있다.

 

내 머리가 좋은편인지 아니면 조숙했던지...일찌기 세계 문학을 읽어 나간 나의 뇌리에 사랑이란 단어는 지금까지도 내 가슴에 그리움의 원초적 뿌리로 자리하고 있다. 사랑이 없다면 어이 그리움이 살 수 있으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사랑 하던지간에 우리는  빵만으론 살 수 없고 사랑은 필요하다.살아 가는 힘의 원동력이며 그 어떤 보약보다도

사랑하는 이의 용기를 주는 한마디 말에 더 힘차게 전진하며 높이 날 수 있을것이다.

 

2009년에는 사랑이 충만한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시를 올렸다.

사랑이 숨쉬는 가슴엔 남을 헤치고 속이고 나쁜 마음은 자라지 못 할 것이다.진정한 사랑이 필요한 때이다 .

주어도 주어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란다. 내가 아파 죽을 지언정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사랑이란다

더 많이 뜨겁게 사랑하는  하루 보내시기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