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끔, 마음을 주지만

소는 언제나, 전부를 바친다.

스토리; 초록논에 물이 돌 듯 온기를 전하는 이야기

팔순 농부의 마흔 살 소, 삶의 모든것이 기적이었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노인에겐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 살아있는 게 믿기지 않는 이 소는 최노인의 베스트 프랜드이며,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최노인이지만 소의 워낭소리만은 귀신같이 듣고 다리가 불편해도 소 먹일 꼴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무뚝뚝한 노인과 무덤덤한 소지만  둘은 모두 인정하는 환상의 친구다. 그러던 어느봄, 최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는다.여기까지는 광고지 전단에 실린 글이다.

 

아카데미, 칸 등 세계 유수 영화제가 상업화되고 있는  요즈음 가장 진실된 영화의 작품성을 반영 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선댄스영화제, 코엔 형제, 쿠엔틴 타란티노, 마이클 무어를 발견한 명실상부 가장 "핫"한 이 영화제가  2009년 한국의 "워낭소리"를 선택했다.

이미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PIFF 메세나상(최우수 다큐멘트리상)을 수상하며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 <워낭소리>'세계의

마음을 움직일 영화' 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이 놀라운 영화의 힘은 무엇일까?

 

 "워낭소리는 우리들 기억 속에  화석처럼 잠들어있는 유년의 고향과 아버지와 소를 되살리는 주술과도 같다. 삶의 내리막길에서 빚어낸

 어쩌면 이 시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소와 아버지의 아름다운 교감과 눈물겨운 헌신을 그리고 싶었다"고 이충렬감독은 말했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다수의 에니메이션 작업을 해왔고,1993년 부터 영상작업에 관심을 갖고  방송 다큐를 만들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자라지는 못했지만 정말 아련한 외갓집의 추억이 워낭소리 영화속에 클로즈업 되어 왔다. 오로지 소를 이용해 농사짓는 천연 기념물같은 농부 최노인, 기계를 쓰면 더 많이 수확하고 편한것을 알지만 매일 묵묵히 소를 몰고 논으로 나간다. 마치 앙상한 나무가지같은 아픈 두 다리로 너무나 힘들게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의 곁에는 30년을 같이 살아 온 아들보다 더 든든한 늙은소가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그런소가 이제는 너무 늙어서,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어서, 수명이 다해서, 그의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와 충직한 소곁에 16살에 시집와서 9남매를 키워온 77살  할머니,늘 자신보다 소를 더 아끼는듯한 할아버지에게 쉴새없이 투정하고 잔소리하고  불평하면서,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를 향해 버럭 소리도 질러대고 사사건건 의견 대립을 보이며 마음에 안들어 하면서도,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들은적도 한적도 없겠지만, 영감이 가고 없으면, 자기는 도시의 자식들하고는 못산다면서,  영감이 죽으면 자신도 같이 따라 죽을거라는 그말이 주는 깊은 울림은 메마른 우리네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겨준다.

 

평생 자신들을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해 온 소를 죽기전에 팔아버리라는 자식들과 주변사람들의 말에 소시장에 데리고 갔다가 차마 자식같은 자신의 분신같은 그 소를 팔 수 없어서 앙상하고 늙어서 고기값이 60만원도 안된다는 그 소를 500만원 안주면 안판다고 큰소리 치다가 결국은 다시 데려오는 할아버지, 죽는 순간까지도 두 노인네의 겨우살이 나무땔감을 마저 실어다 주고 운명하는 충직한 소, 어느 아들이 있어 그 소처럼 그렇게 부모들을 위해 숨을 몰아 쉬는 그 순간까지도 그토록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최노인의 이 한마디가 소를 자식처럼 아끼는 마음이다. 소에게 좋은풀을 먹이기 위해서 농약도 치지 않고, 할머니도 안주는 민들레나물을 소에게  베어다주는 할아버지의 깊은 맘을 알기라도 하는것처럼 자신이 팔려가는 순간도 눈물을 보이며 묵묵히 따라 나서는  사람보다 더 속 깊은 사랑과 믿음을 보여주는 소, 가슴 뭉클해지면서 눈물을 아니 흘릴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소는 정말 우리 인간에게 평생 헌신하고 죽어서는 모든것을 다 주고 가는것같다.

당분간 소고기를 먹을 수 없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순하디 순한 큰 눈의 늙은 소가 눈 앞에 아른거릴것만 같다.

 :워낭: 명사 마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 또는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 라고 한다.

 

한동안 내 귀에는 워낭소리가 들릴것만 같다.

어쩌면 정말 다시는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를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집으로 "란 영화가 있었다.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그 영화 생각이 난다.

 

영화가 끝났는데 한동안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 나지를 않는다. 우리들 가슴에 잃어버린 고향과 자식들을 위해서 내 몸이 으스러지도록

한평생 일만하시는 부모님에 대한 아련한 향수와 할아버지의 앙상한 나무토막같은, 아파서 질질 끄는 두 다리와, 갈라지고 고목나무덩걸같은 손은 정말 오랫동안 우리 뇌리에 남아있을것같다.   

 <우렁소리>에 나오는 그런 소들의 눈물겨운 희생과, 고집스레 이땅을 지켜온 그런 부모님의 희생위에 오늘날 편히 이렇게 잘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소들과 부모님께 이 영화를 바친다는 마지막 자막이 우리네 가슴에 숙연한 반성과 깊은 고마움을 안겨준다.

 

멀리계신 고향의 부모님께 오늘 새삼 고맙다는 사랑의 전화 한통화라도 해 보시고, 맛있는 점심을 드시기전에 숱하게 우리를 위해 죽어간 동물들을 위해 잠시 왕생성불을 빌어 주심은 어떨런지요.... 

한편 보통 15년이 소의 수명이라고 하는데 주인공 소는 할아버지께서 자식같이 지극한 사랑으로 매일같이 여물을 삶아서 주고, 싱싱한 무공해  꼴을 베어 주었기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도 가급적이면 채식주의로 사는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왜 이렇게 할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 긴 글 읽어 주시어 고맙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신 님들, 정겨운 분들, 가족과 같이 "워낭소리"

영화 안보셨다면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 드리면서, 맑고 향기로운 고운 하루 보내시기를~~~~ 

 

ps; 끝으로 이 영화를 만들어 주신 감독님과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고마움과 감사의 맘을 전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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