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딸이 일찍 출근한다고 하여 준비를 해주고 씻을 동안에 그동안 눈때문에 지하에 차를 주차해놓아서 아침에 잘 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서 미리 차를 빼러 내려가서 마침 우리동 현관 앞에 주차 공간이 비어서 주차해놓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16층 할머님께서 새벽 기도 가시는듯 내리신다.
아침 6시가 안된 시간인데, 아직 밖은 깜깜하게 어두운데, 우리 집에서 할머님이 다니시는 성당까지는 걸어서 버스 3정거장 거리인데... 그 시간에 마을 버스가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걸어가실 것 같은데... 요즘 응달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서 빤질빤질 얼음길이 아주 미끄러울 텐데... 걱정이 된다. 그런데도 올 해 첫 아침에 그 할머님을 만난 것이 너무 기분이 좋다.
사위가 없는 딸과 손자 손녀와 살고 계신 할머님이 지극 정성으로 그렇게 기도를 하시는 공덕으로 처음 이사 올 때 초등학생이던
애들이 이제는 어엿하니 자라서 서울 일류대학에 모두 재학 중이고 키가 자그마했었는데 어느 날 쑥쑥 무우 자라듯이 자라서 누가
보아도 예쁜 숙녀가 되고, 총각이 되어 가는 것이 날로 멋지게 변해가서 나는 볼 때마다 정말 흐뭇해서 칭찬을 해주곤 한다.
며칠 전 만난 큰 손녀에게 졸업할 때 다 되어 가지? 하고 물었더니 올해 졸업반이 된다고 한다. 정말 십년을 넘게 한 통로에서 매일
마주치다 보니 한 식구 같은 기분도 들고 너무 반듯하게 잘 자라준 것이 고맙기만 하다. 요즘 애들 같지 않게 볼때 마다 인사도
얼마나 잘 하는지... 그 인자하고 품위가 풍기는 할머님의 인품을 그대로 보고 배우고 자랐음을 느끼게 된다.
일요일 날 나도 절에 갈 때 좀 일찍 가는 편인데 나보다 더 일찍 나오시는 노 보살님 몇 분이 항상 계신다. 얼마 전에는 깻잎 장아찌를 챙겨 주셔서 고맙게 잘 먹었다. 노 보살님과 나는 그냥 이것저것 서로 챙겨주는 편인데 춘천 갈 때 내 옆에 앉으셔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항상 일찍 절에 오시는데 집에서 몇 시에 나오시느냐고 물었더니 6시에 나오는데 겨울에는 골목길을 걸어 나오려면 너무 어둡고, 중간에 사람이 보이면 약간 겁도 난다고 한다. 그렇게 일찍 다니시지 말라고 했더니 이때까지 항상 그렇게 해 왔노라고 하신다.
내일 모레면 팔순이 되어 가시는 노 보살님이나, 새벽 기도를 가시는 우리 아파트 16층 할머님이나, 또 내 블로그에 하루를 기도하기에 너무 부족한 시간이라고 글을 올렸던 종시숙님이나, 친정엄마까지...우리 주변에는 정말 높으신 연세에도 기도로 하루를 열어
가시고 기도로 하루를 채우고 계신 원력의 힘이 모여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건재하고 잘 살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이 들면서 부모가 자식들을 위해서 해 줄 일이 정말 기도 밖에 또 더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점점 차오르고 있음은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위한 기도를 하는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을 것이다.
크게는 전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세계 평화를 위해서,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서, 평화를 위해서 ....
대승적인 서원의 힘으로 오늘도 우리는 행복한 하루를 열어가는 것 같아서 모든 기도하시는 분들의 안녕을 서원하면서...
신묘년 새해가 힘차게 밝았습니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고
모든 원하시는 일들이 성취되시기를 서원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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