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동장군 그대는

과거 전세

뉘에게 아픈 마음 깊었나

천지를 꽁꽁 묶어

어디로 호송중인가

한강도 얼고

앞산도 얼고

인천 앞바다도 얼었다

한 가닥 그리움으로 데워가던

사랑마저 얼어붙었다

그대는 아마도

냉정한 심성 고집불통 심술쟁이인가

겉으로 강한 척 하지만

어쩌면 속은 여린 마음 숨긴

외롭고 외로운 고독한 방랑자인가

그래서 모두 도망가지 못하게

그렇게 붙잡아 놓고

변하지 못하게 그렇게 얼려놓고

그 마음 안에 다 가두려함인가

헛되고 헛된 몸부림

다 부질없음 이여라

설산 고행하는 선사의 한 말씀

생자이별이여라

변하지 않는 것 천지에 없음 이여라

잡으려할수록

달아나고야 마는 자연의 섭리

저 멀리서 소리 없이 다가오는

봄바람의 간질임 앞에

허물어지고야 말 동장군이여

무거운 마음 다 내려놓고

이제 그대의 분노

안으로 조용히 익혀가구려

가둬둔다고 가려는 마음이 안 가랴

붙잡는다고 돌아선 마음이 바뀌랴

인연생 인연 멸 

서럽게 보낸 그 자리 

봄이면 진달래울음으로 피어나리

두견도 피울음으로 그 마음 대신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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