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의 변 3.
9월이라서
비취빛 하늘은
눈물 나게 고운데
하늘이 높아 갈수록
키보다 훌쩍 커가는 외로움
어쩌면 산다는 건 되새김의 형벌
꽃잎에 새긴 따뜻한 눈빛
다정한 목소리
잔잔한 미소
먼 곳에 있지만
늘 마음에 있다고
그 말은 하지 않으리라
아직은 힘들어도
조금은 흔들릴지라도
어지러운 마음자리 내려 놓고
이제는 비워가는 맑은 얼굴
잠자리 나래 끝에 매달린
작은 떨림조차도
소중히 간직하리니
진즉 알지 못했던
흘러가버린 세월의 안타까움
청춘의 잔치는 끝났다
많이 늦었겠지만
참회로 가득한 마음
모두 떠나보냈다
잡은 손 놓았다
텅 빈 들녁을 채우는
서러운 달빛에도 흔들리지 않기를
안으로 채우는 비움의 노래
맑음으로 풍요롭기를
지금 이 순간 두 손 모우고
고요한 향기 품으며
낯선 길을 찾으려하네
또 다른 한 세상을 꿈꾸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