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엄마와 설악산 여름휴가가서 찍은 사진
<여든 두살 친정 엄마의 행복>
오늘 아침 엄마와 통화를 했다
막내 이모님 잔치에 오셨다가
이모님댁에 계시다 어제 내려 가셨단다
내 생전에 언제 다시 막내이모집에 또 오겠느냐시며
이모가 엄마를 못 내려 가시게 붙잡았단다
그곳에 며칠 계셨는데
잔치 후 이모님 이웃을 초대했는데
이모님 친구들도 엄마를 대구 큰언니라고 부른단다
대구 큰언니를 닮아서
큰 딸이 어쩌면 그렇게 예쁘냐고 ...
며느리도 이쁘고 아들도 멋지고...
그날 머리를 커트한 네모습이 너무 예뻤다고 하신다
다 엄마 듣기 좋고 기분 좋아라고 하는 말이라고 했지만
대구 큰 언니를 닮아서 딸도 아들도 멋지다는 그 말이
엄마맘에 큰 기쁨과 행복감을 안겨 드렸나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아주 작은 칭찬에도 어린아이처럼
마냥 큰 기쁨의 나이테 안으로 새기는 일인가보다
다시 태어난 아기 같은 순수함으로
지나온 아팟던 주름진 삶 망각으로 지워가며
하얀 백지위에 평생의 애환 곰삭히어
아주 작은 행복마저도 귀하고 귀한
살아 있음의 축복이 된다는 것을
보지 않아도 편안한 그 얼굴에서
숨가쁜 목소리에서도 느낄수 있다
다시
내가 여든 두살이 되어서
예순이 다 되어가는 내 딸이 엄마를 닮아서
너무 이쁘다고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엄마처럼 맑게 건강하게 곱게 그 나이까지 살 수 있을까...
평생을 나를 낮추고 그저 나보다 남을 더 챙기면서
아끼고 또 아끼며 절약하고 절약하여
알뜰 살뜰 모아서 자식들 바라지하는 그 고운 심성
전생에 천상의 선녀였다는
여든 두살의 나이에도 너무 고우신 우리엄마
당신의 딸로 살고 있는 이 큰 행복을
오래 오래 누리고 싶은 이욕심을 알고 계시는지요
매일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며
자는 잠에 죽고 싶다는 그 소원
엄마 언제 까지나 우리 곁에 오래 오래 계셔주시기를
부처님전에 두손 모아 서원 드립니다
엄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