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소리 내어 엉엉 울고 싶은 날이다
갑자기 생각나서 오래전에 써놓았던 시를 찾았는데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온갖 지나간 추억의 보물상자를 다 뒤져도 안보이고...
끝내 그 상자를 다 쏟아 부어도 보이질 않는다...
그동안 딴에는 잘 저장해 둔다고 따로 보관해 놓았는데 새 컴퓨터로 바꾸면서 그게 사라진 모양이다..
저녁에 아들에게 물어 보면 아마도 틀림없이 모른다고 할게 분명한데...
추억속의 그날을 회상하면서 아무리 머리를 짜 보아도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가 다음에 동인지에 실어야 되겠다 싶어서 지운 글이기도 한데...
그날의 기억을 잊으려고 생각한 탓에 시까지 잊어 버린지도 모르겠다....
이제 새삼 생각해 보니 난 참 몹쓸 성격인거 같다
칼로 무우 자르듯 나를 슬프게 한 기억에서 탈피하려고 마음 먹어면 다신 뒤돌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정 쌀쌀하다고 원성을 들을진 모르나 정에 약한 나 자신을 추스리기 위해서라고 변명해본다...
책을 보거나 연속극을 보면서도 잘 우는 내게, 딸이나 아들은 티비를 보다가 가끔 내 얼굴을 슬쩍 살펴본다
엄마 또 우는거 아니냐구....
생판 모르는 남들을 향해서도 뜨거운 눈물 쏟아 내는 내가 정든 마음들을 어이 내칠수 있으랴....
그러나 믿었던 만큼 나를 아프게한, 뒤퉁수 치는 일을 절대로 결코 용서치 못하겠음은, 아직도 내 피가 너무
뜨거운지도 모르겠다.망각만이 제일 큰 응징이라고 나는 생각하니간...
잃어 버린 사람 보다도 잃어 버린 내 시가 더 안타까울뿐이라고.....
이젠 두번 다시 똑같은 실수를 리바이벌 할 시간이 내게 주어지지 않았음이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스럽다
생은 늘 후회를 안고 살아 가기 마련이겠지만, 사랑하고 그리워 할 시간 조차도 너무 짧은지도 모른다고
떠나간 지난 일들에 후회와 통탄의 눈물을 흘리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길지 않을지도 모르기에...
누군가 우리는 지금 오후 3시쯤이라고 한다.지는 해를 바라 보면서 곧 저물어 오는 시간에 대한 담담한
준비와 더 이상의 후회로 가슴 아파할 순 없다고 가슴 쓸어 내리며, 아침내 맘 상해했던 내 잃어 버린 시도
이제는 잊어야 한다고 자위해 보면서, 더 깊은 그리움을 앓아야지만 내 초라한 시도 어쩌면 짙은 생의 향기를
풍길지도 모른다고 미지의 네 가슴을 울릴지도 모른다고 헛된 가을환상을 꿈꿔본다.
일주일 남은 중추절 준비로 괜시리 마음은 급해진다.
고운님들 늘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한 한주 열어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