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잼

 

 

눈부신 계절이 죽어 병속에 잠들어 있다

빵에 잼을 바르는 충만한 아이의 웃음속에

흐느끼는 현란한 여름이 숨었다

우리 사랑도 잼이 될 수 있을까

성숙되지 못한 덜 익은 과실일지라도

그대 사랑 태양이 되어 준다면

그대가 설탕이라도 뿌려 준다면

나는 기꺼이

뜨거운 양은 냄비 속같은

아픈 삶 속에서도

눈물 보이지 않고

안으로 삭이며

답답한 병속에서도 부패하지 않는

죽어 숨쉬는  잼이 되어

자유로운 내일을 그리며

희망을 잉태할 것인데

나는 언제 까지나

우리 사랑 잼이 되기를 노래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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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딸과 보낸 휴가

 

동경 닛코 하꼬네로 딸이랑 3박 4일 패키지휴가를 다녀왔다

인천에서 오후에 출발하여 니가타공항에서 2시간을 이동하여

후쿠시마 미나와시로마찌라는 곳에 있는 미노와 호텔에 묵었는데

울창한 자연속에 파묻힌... 실내가 마치 영국의 어느성같은그런 호텔이엿다

 

겨울엔 스키캠프장이 근처에 있어 사람들이 많이 붐빌거 같았는데 여름엔 너무 조용하고 고풍스러워서 좋았고

깨끗하게 정리된 모든것들이 정갈해 보였고 온천장은 실내에서 노천으로 연결이 되어 있었는데

숲으로 둘러 쌓여 마치 자신이 하강한 선녀같은 기분이 잠시 들기도 했다

 

아무도 없는 실내에서 새벽에 딸이랑 둘이서 한 온천욕은 이번여행 최고의 기분이였다

떠나올때 우리가 안보일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던 친절하고 상냥한  그곳 사람들은 마치 우리를 공작부인같이 느끼게 해 주었다

첫발을 딛는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공손하고 극진하게 전 직원이 다 나와서 손흔들고 미소로 맞이하고 마중하고....

정말 흐뭇한 맘으로 다시 꼭 찾고 싶다고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것이다

 

그런데 딸이랑 둘이서 여행온 팀이 6팀이나 되었다 게중엔 80노모와 51살된 딸과 49살 두딸이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온것이다

너무 부럽고 보기좋았다 79살된 친정 엄마가 살아 계시는데 허리가 아파서 멀리 여행을 할 수 없는 나로서는 너무 죄스럽기도 하구 ....

또 우리가 나이 들어서 딸이랑 저렇게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 나이까지 건강하게살 수 있을런지도....

 

여행은 스케쥴대로  일본 대표적인 관광지인 닛코국립공원으로 가서 난타이산 화산 분출로 흘러내린 용암으로 생성된

둘레 21km의 칼데라호수인 쥬젠지 호수를 보고 99m높이의 절벽에서 떨어지는  일본에서도 절경으로 꼽히는  게곤 폭포의

물보라를 맞으며 장관에 함성을 질럿다 그곳의 학생들과 일반인들도 많이 와서 한마디로 좀 북새통을 이뤘다고나 할가 ..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신 신사인 동조궁으로 이동했는데 상냥한 가이드는 쉴새없이 도쿠가와에 대해서

역사적인 나열을 끝없이 말햇는데 다 기억은 못하지만 15대로 내려 오면서 우리나라로  치면 정승을 한 대단한

집안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동조궁은 세계 문화 유산중에 하나라고 한다  일본신화 속에 나오는 원숭이 조각들이 외벽에 섬세하게

묘사 되어 있었고 우리나라의 며느리 시집살이 벙어리 삼년 귀머거리 삼년 눈먼 3년이란 그런 말이 원숭이가

그렇게 하고 있는 모습이 조각되어 나라는 달라도 인간의 감정변화는 같다는걸 느끼게 했다

 

저녁엔 도쿄로 돌아 와서 동경타워에 갔다 호텔에서 걸어서 이십분정도의 거리였다

파리의 에펠탑이랑 모양이 똑 같은거 같았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너무 흡사해서 야경도 비슷하게 보였다

다음날은 하코네국립공원으로 이동하여 아시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오와쿠다니계곡으로 갔다 화산활동이

진행중인 그 증거가 보이는듯 유황냄새가 진동하고 연기가 골짜기마다 피어 올랏다

오와쿠다니 온천물에서 찐 쿠로다마고란 검은색 계란으로 유명하다고 했는데 그 계란을 한개를 먹어면 7년이

젊어 진다고 한다 여행사 측에서 우리 모두에게 2개씩 사 주어서 14년 젊어진 셈이다

 

집에 식구들이 생각나서 같이 젊어 져야 하니간 ㅎㅎ 사 오려고 했더니 가이드 말이 한국에 돌아 가면 시간이 흐르면

그 검은 계란이 다시 하얗게 변한다고 해서 참았다 ...

돌아 오는길에 하코네 모리노유온천에 갔다 유네상이라는 유원지에 위치해 있는 큰 온천이였다

비도 약간 뿌리는데 실내에서 노천으로 이동해가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 오는길에

신주쿠에서 저녁을 먹은후 도쿄에선 화려하다는 거리산책에 나섰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명동이나 압구정동 보다 덜 번화한듯 하기도 하구,,,좀 오래된 거리여서 그런지....

동경에 땅값이 비싸서 그런지 길도 우리나라처럼 12차선은 보이지 않고 거의 4차선 정도엿다

서울만큼 아름다운 도시가 없다고 다시한번 느꼇다

 

이동시간이 긴 관계로 송수정 가이드님은 끝없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이동하는 중에 후지산을 멀리 흐릿하게 볼 수 있었다 해발 3667m의 후지산은 여자라고 했다

그 여자는 도도해서 미인이 가면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휴지산을 �다면 미인이 아닌것이래나 모래나 ㅎㅎㅎ

그런데 잘 생긴 남자가 가면 나타 난다나요 ㅎㅎㅎ그 만큼 후지산을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생긴 말이겠지만...

 

옛날에 죽세공을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셧는데  아기가 없었다  하루는 대나무속에서 엄지공주가 나와서

키웠는데 3개월만에 다 성장을 했는데 그 미모가 출중하여 남자들이 청혼할려고 구름같이 모여 들었는데

문제를 풀면 결혼을 하겠다고 하면서 이 세상에 없는 물건을 찾아 오라는 문제 였는데...

 

자기는 달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보름이 되면 달나라에서 사람이 와서

자기를 데리러 올거라고 햇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달나라 사람에게  못데려 가도록 부탁하고 빌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기는 갈 수 밖에 없다고 그동안 키워줘서 고맙다고 불노초를 던져 주고 떠나 갔는데 엄지공주 딸이 없는 세상에

오래 살면 무었하냐고 그 노 부부는 불로초를 후지산에 던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지란 말이 일본말로 불사 (죽지 않는다)라는 말이라고 하는데 한편 신은 죽지 않는다

천황은 신이다 그래서 죽지 않는다 그런데 왜 죽는냐 불로초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죽는다란 말이 .....

 

 

화산지대임에도 산림을 잘 가꾸어 눈 돌리는 곳마다 삼나무숲이 울창해서인지 청정한 맑은 공기가

우리 가슴을 시원하게 멱 감겨 주는듯하고 먼지 낀 수정체를 맑게 씻어내 주는듯했다

다음날 황거를 보고 돌아 왔는데...왕을 천황으로 모시며 평민과 차이를 두는 그 거리만큼 멀리 안경다리 앞까지만

볼 수 있게 통제가 되어 있었다.

 

일본이라고 하면 뭔가 선입견이 우리를 침락한 나라로 받아 드리기 일쑤인데 92년도 후쿠오카지역을 볼때와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부지런하고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듯한 그네들 반듯한 생활태도에서 동조궁에 갔을때

비가 내리는데도 학생들은 일사분란하게 앉아서 선생님 말씀을 흐트러짐 없이 다 듣고 앉아 있었고

유람선을 탓을때 유치원생들이 배에서 자리가 없어서 한켠에 쭈그리고 조용히 가만히 앉아 있는 그 태도에서

역시 그네들은 어릴쩍부터 공중도덕을 잘 가르치고 있다는걸 느꼇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 좀더 우호적이고 배울건 배우고 받을건 받아 내고 줄건 주면서 동반자적인 우호관계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고 발전해 나갔음 하는 바램이다

딸과 함께 한 짧고도 긴 여행은 흐뭇함과 고마움으로 쭉쭉 뻗어 나간 닛코의 그 삼림숲의 청량함으로

찌든 먼지 낀 일상의 구겨짐을 오랫동안 펴 주리라 생각 된다 .

여행은  언제나 깊은 자기 반성과 행복 엔돌핀 영양제로 다시 삶의 힘찬 걸음을 재촉해 주는것 같다.

 

 

 

 

 

 

 

 

 

 

 

 

 

 

 

멀리서 다시 찾은 님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에서

크라이스트처치 비행장 가는 길

버스로 이동 시간 8시간

간밤에 내린 눈으로

그 전날 빙판 길은 다시 살 얼음판

눈으로 뒤덮힌 산과 초원

4시간 눈속을 기듯이 달려와도

집도 차도 사람도 만날 수 없는곳

빙판 길위엔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조심 조심 달리는 우리가 탄 차 뿐...

남극에서 가장 가까운 남섬의 겨울은

우리나라 6월이 시작이란다

6월의 크리스마스

흰 눈은 우리를 설레이게 했지만...

남섬에서 북섬으로 호주 시드니로 가야 하는

우리맘을 조바심 치게 하고...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속 그 장소

세계 최대 절경중 하나라는 밀포드 사운드

빙하가 흘러 내리는 긴 폭포

황홀한 쌍무지개 3무지개

온통 경이로움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그러나 길을 막아선 가드레일

더 앞으로 갈 수 없다고 막는

장엄한 눈덮힌 산들.......

시간은 쉬지않고 흘러 가는데

님이시여 우리에게 50년만에  긴 외유를 허락하셨듯이

제발 무사히 이 여행 우리와 함께 하소서....

님의 존재를 깊이 깨닫고 돌아가 더 착하게 살겠습니다

오로지 한마음 되어 지극정성 그 순간 우리는 간절히 기구했다

어떻게 왔는지 숨 졸이며...

산을 넘어 오니 그곳엔 눈도 내리지 않고

겨울나무엔 꽃이 피어 있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들판엔

순한 양들이 우리를 반긴다

멀리 떠나 다시 찾은 부처님이시여

우리가 그 어디 어느곳에 가던지

늘 함께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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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병

 

사랑에 빠지기도 전에

왜 이렇게 몸살부터 앓는가

넌 늘상 이래

사랑을 핑개되며 자학하고 있는거야

저 멀리서 밀려오는 파장을 감지하는 순간

무릎 깨지고 코피 흘리고...

그래 이런 가벼운 상처에 아파할 때

넌 제일 편한거야

정말 회복될 수 없는 불치병에 걸리진 않았다고

스스로 위로 하면서

조금씩 피를 말리며

야위어 가는 목마름에

이젠 너무 익숙해져 차라리 위선도 편안해라

사랑에 빠지지 않기 위한

예습도 복습도 자기 체면도

부질없는 불나방의 몸짓인가

그래 무릎까지만 젖고

더이상 허우적이면 안된다고

사랑은 죄악도 고통도 형벌도 아닌

끈질긴 자기변명

빠져 나오려 할수록 더 깊이 빠지는 늪

사랑은 자기 착각

화려한 감정의 신기루

사랑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감미로운 포장과 위선의 화장으로

환상을 부를뿐...

사랑이란 불치병에 감염되기 전에

열병에서 깨어 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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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회

 

 

사랑하고

또 사랑해도

허기진 이 마음

이제사 알았습니다

님께로 돌아가기 위한

숱한 발버둥도 몸부림도 애태움도 알았습니다

압니다

진즉에 알았습니다

님의 그 깊은 사랑

그런데도 끝없이 시험한

저를 용서 하소서

이제사 무릎 꿇고

참회의 눈물 흘리옵니다

열번 스무번 용서한 님을 믿고

아직도 응석 부립니다

지금도 끊지 못하고 잡고 있는 인연줄

단숨에 건너지 못하는

깊디 깊은 숙명강

님이여 불러 주소서

저 손 놓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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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일상 탈출

허락된 반란

삶에 지친 잠시 쉼표 숨고르기...

세월의 철판위로

무디어진 허물을 벗고

설레임의 나래짓 한다

신이 숨겨둔 마지막 낙원

길고 흰 구름의 나라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나라

뉴질랜드 남섬

남반구의 알프스

울창한  고사리 나무숲 반지의 제왕이 숨었다

만년 설 덮힌 웅장한 마운트 쿡  모자  쓰고

빙하가 만들어낸

에메랄드빛 깊고 푸른 푸카키호수에

반평생 찌든 육신

내 몸을 드라이크리닝 한다

블루 마운틴 원시림 청정기 수혈받고

욕망으로 퇴색된 내 영혼

녹색물 드린다

많은것을 담아 오겠다고

다 비우고 간 마음끝에

마저 비우지 못한 무거운 욕심

한가닥 사무친 그리움이여

팔등신 유칼리투스 나목을 닮고 싶어라

살면서 힘들때

눈부신 오늘의 행복했던 이 기억들

되삭임 하리라

내 영혼 순한 양 되어

로토아 푸른 초원을 꿈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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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상한 폭포를 맞으면

 

 

이제

나는 너를 모른다

어제는 모른다

팍상한 폭포를 맞고

어제의 기억들 다 잊었다

 

열대림 울창한 초록의 계곡

급류를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카누처럼

누런 황토물에

지나온 아픈 추억들을 수장 시켰다

힙겹게 씨름했던 질긴 욕망의 끈

누렇게 바래진 허망한 바램들

다 놓아 버렸다

이제 정말 다시는

아픈 기억들은 되삭임 하지 않으리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돋듯이

희망의 노래만 부르리라

 

팍상한 폭포를 맞으며

한가지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 진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장엄한 80미터 높이의 폭포수에 놀라서

고함만 지르다 그냥 돌아 오고 만단다

 

그러나 나는

그 무서운 폭격기같은 폭포수를 맞으면서도

너무나 많은 소원들을 주문처럼 외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놓았다고 생각했던 끈을

아직도 꼭 쥐고 있는

욕심많은 중생을 신께선 용서 하실런지...

 

어쩌면 나는

또 다시 팍상한 폭포를 맞으러

가야만 할 거 같아...

단한가지 소원만을 빌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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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가 보라카이 (보라카이 여행기)

 

필리핀 작은 섬 가로 8키로 세로 3키로

하늘에서 보면 마치 개 뼈다귀를 닮은 보라카이

그 오지 작은섬엔 지구상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태고적 신비의 바다가 숨쉬고 있다

깊은 곳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디 맑은 코발트빛 바다

아무도 발 딛지 않은 처녀림같은 그곳엔

오색 영롱한 보석같은 열대어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산호초 사이를 헤엄쳐 다닌다

손등을 간지럽히며 떼지어 몰려오는

형형색색 빨강 노랑 파랑 연두 보라 초록.....

빛나는  은빛 지느러미의 미세한 떨림이

손끝에 감지 되는듯하다

그들의 평화를 깨뜨린 침범자를 눈치채지 못하고

사랑과 감사의 행복한 왈츠같은 군무를 보여준다

언제 까지나 이 지상낙원이 오염되지 않기를 빌면서

마치 용궁속을 다녀 온 듯한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금방 몰려온 구름은 비를 퍼붓다 개였다

날씨는 정말 예측 불허다

별이 쏟아지는 황홀한 밤 바다를 기대한 우리를 약간 실망 시켰지만

거센 바람과 변덕스런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자수 나무 아래 보자기를 펴놓고 우리를 맞이 하는 

원주민 여인들의 오일 마사지는

지난 세월의 피곤한 흔적까지 날려 보내 주는듯하다

신선하고 싱싱한 랍스타 새우 게 온갖 해물들과

달콤하고 향긋한 파인애플 망고 바나나 오렌지 사과 ....

과일들로 차려진 푸짐하고 맛있는 성찬

난생처음 경험한 줄낚시의 서투름..

원주민의 순박한 웃음

잠을 설치게 했던 우리나라 시골에 온듯한 닭 울음소리

예쁘고 상냥한 가이드의 미소

시원하고 흥겨운 한잔의 건배

같은 배를 탄 여행지에선

익숙한 사투리에 금방 친구가 되고

정겨운 이들과 갑작스레 떠난 보라카이여행은

지친 삶에 숨막혀질 때

그 맑은 바닷물로 소독하고 헹구어낸

나쁜 기억들 다 지운 새로운 맘으로

신선한 자양분이 되어

오염되지 않는 생활의 산소를 뿜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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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 래


깊은 밤
홀로 깨어나
빨래를 한다

새가 되어 날지 못하는
내 비대한 언어들
어둔 기억 저 편에 묻어둔
상처 투성이 피흘리개를
가만이 꺼내어
달빛에 적신다

인생은
아픔도 슬픔도 혼자서 감내하고
추스르며 일어 서야 하는가

덕지덕지 붙은 집착
욕망의 묵은 때
빨고 또 빨고 헹구고 또 헹구어서
맑은 영혼 눈 뜰때까지
누가 나를 자동세탁 해 줄까

빈 가슴 채울
뜨거운 형용사 하나 찾지 못하고
마저 남은 그리움
녹일 때까지

깊은 밤
홀로 깨어나
나를 세탁한다

방망이로 두드린다
뜨겁게 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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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여라



인고의 긴 세월 가슴에 수놓으며

오늘도 남모르게 바라밀행 실천하는

흔들리지 않는 그 마음 오로지 한마음

변함없는 신심이여 연꽃 같은 그 마음 보살이여라

가정에 등불 되어 어둔 길 밝히며

언제나 고운자태 온화한 그 미소

가냘픈 그 손길로 힘든 일 궂은일

모든 일 앞장서서 베풀고 실천하는

연화세계 수놓을 불멸의 꽃이여

아름다운 그 이름 보살 이여라~~~~



윤회의 강을 건너 이제사 만난 인연

귀하고 소중해라 남모르게 서원하는

멈출 수 없는 그리움 님 향한 한마음

금강 같은 그 종지여 우담바라 같은 그 마음 보살이여라

세상에 빛이 되어 정진수행 일념으로

내 아픔 뒤로하고 고요한 그 미소

가녀린 그 모습에 숨은 열정 깊어라

따뜻한 그 눈빛 다정한 그 목소리

침묵으로 노래하는 세세생생 피어날

천지에 그윽한 향 보살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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