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그대
멀리 있어 그리운 이여!
처음엔 멀리 있는 그대가 좋았습니다
행여나 달려오지는 못 할 것이라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정말 너무나 어리석었습니다
지금 멀리 있는 그대가
너무나 미워지려 합니다
거리만이 그리움을 낳는건 아니라고
누군가 일찍이 말했었지요
그러나
멀리 있어 너무나 멀리 있어
마음은 더 빨리 태풍보다 더 빨리
달려가고야 만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터인데..
스치는 순간순간
꽃이 피고 봄이 오고 계절이 바뀌어도
마음에 치솟는 불기둥은
한 순간도 꺼질 줄을 모릅니다...
의식의 한 순간도 그대를 붙잡고
놓을 수 가 없습니다
이것이 병인 줄은 압니다
그러나 님은
이병을 모릅니다 몰라 주십니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체 하겠지요
어리석은 되삭임의 반추로
지금 이 순간도 가슴엔 그리움의 파문이
온 전신 소름처럼 돋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린 님의 소식을 이제사 보았습니다
그러나 답을 하지 않겠습니다
왜냐구요? 님도 저처럼 가슴 아리는 기다림을
한번쯤은 맛봐야지만 공평하지 않은가요
또 삐짐이라고 흉을 보겠지요
그래도 지금 나 눈물 나게 참어면서
님게 소식을 전하지 않으렵니다
멀리 있어 그리운 이여
하여
내 마음에 너무 깊이 각인된 이여
이 순간을 느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