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병
사랑에 빠지기도 전에
왜 이렇게 몸살부터 앓는가
넌 늘상 이래
사랑을 핑개되며 자학하고 있는거야
저 멀리서 밀려오는 파장을 감지하는 순간
무릎 깨지고 코피 흘리고...
그래 이런 가벼운 상처에 아파할 때
넌 제일 편한거야
정말 회복될 수 없는 불치병에 걸리진 않았다고
스스로 위로 하면서
조금씩 피를 말리며
야위어 가는 목마름에
이젠 너무 익숙해져 차라리 위선도 편안해라
사랑에 빠지지 않기 위한
예습도 복습도 자기 체면도
부질없는 불나방의 몸짓인가
그래 무릎까지만 젖고
더이상 허우적이면 안된다고
사랑은 죄악도 고통도 형벌도 아닌
끈질긴 자기변명
빠져 나오려 할수록 더 깊이 빠지는 늪
사랑은 자기 착각
화려한 감정의 신기루
사랑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감미로운 포장과 위선의 화장으로
환상을 부를뿐...
사랑이란 불치병에 감염되기 전에
열병에서 깨어 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