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 래
깊은 밤
홀로 깨어나
빨래를 한다
새가 되어 날지 못하는
내 비대한 언어들
어둔 기억 저 편에 묻어둔
상처 투성이 피흘리개를
가만이 꺼내어
달빛에 적신다
인생은
아픔도 슬픔도 혼자서 감내하고
추스르며 일어 서야 하는가
덕지덕지 붙은 집착
욕망의 묵은 때
빨고 또 빨고 헹구고 또 헹구어서
맑은 영혼 눈 뜰때까지
누가 나를 자동세탁 해 줄까
빈 가슴 채울
뜨거운 형용사 하나 찾지 못하고
마저 남은 그리움
녹일 때까지
깊은 밤
홀로 깨어나
나를 세탁한다
방망이로 두드린다
뜨겁게 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