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와 보낸 시드니의 밤

 

 

억쑤같이 퍼붓는 빗속을 달려온 순자와 그 딸

호텔을 찾는다고 그 캄캄한 밤거리를 헤메면서

멀리 한국서 온 친구를 본다고 가슴 설레며...

 

순자와 헤어진지 어언 이십년이 다 되어 가나보다

이민 가기전 서류때문에 우리집에서

일주일간 딸이랑 같이 지낸적이 있었다

 

그 딸은 벌서 처녀가 되어 시드니은행에 다닌다고 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암수술을 받은 친구는 수술후 운전을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은행에서 돌아온 딸이 밤 늦게 그 비속을 달려 온 것이다

 

그냥 이렇게 갈 순 없다고 자기네 집으로 가자고 해서

그 밤에 폭우가 퍼붓는 빗길을 달려 친구 집에 갔다

한시간을 달려 간 친구집은 아담한 연립같은 곳이였다

 

그동안 전화도 편지도 이따금씩 하긴 했었지만

감개무량 했다 친구 남편도 물론 너무 잘 알기에 인사를 나누며...

나를 위해 만들어 둔 특별성찬을 다시 먹고

둘이서 침대에 누워서 옛날 이야기로 밤을 세웠다

 

순자와의 추억은 너무나 많다

내가 언젠가 쓴 가을에 온 편지에 잘 소개 되어 있지만....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추억속을 헤엄치며 그렇게 밤을 세우고...

 

호텔로 돌아 갈 시간에 순자는 내게 줄 선물을 한 뭉치 내어 놓는 것이다

커피를 좋아 하는 남편과 초코�을 좋아 하는 딸애와 나를 위한 마누카꿀까지...

에고 어쩌나 사실 나도 순자를 위해서 선물을 준비 할 생각은 많이 했는데

 

예전처럼 김이나 미역 멸치등을 가져 들어 갈 수 없다고

무조건 다 못 갖고 들어 오니간 그냥 오라는 친구말을 그대로 믿고...

친구는 예전보다 너무 야위었다고 하구 그 딸은 어떻게 성정한지 감이 안와서...

 

그곳은 6월이 겨울인지라 순자나 그 딸이 입음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새로 산  옷을 두툼한 등산잠바속에 입고 간 것이긴했다

빈손으로 간 내가 너무 미안해서 새로 사 입은 핑크빛티셔츠 앞에 책읽는 소녀그림이 프린트된

 

친구 표현으론 애들 옷 같은 그옷이랑 다용도로 입을 수 있는 붉은 등산 모직 조끼를 곱게 걸어 두고

친구 화장대밑 네모난 상자밑에 내가 지니고 있는 돈 전부를 몰래 숨겨 두고는

친구의 선물에 너무 행복해 하면서 다시 친구딸이 태워주는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 왓다

 

일행들은 모두 여행도 하구 이십년만에 친구도 만나고 선물도 받고  이번 여행 정말 잘 왓다고 부러워했다

일정대로 웅장하고 멋진 오페라 하우스 곳곳을 구경하고 그곳에서 정말 멋진 음악회에 꼭 한번 참석했음 소원이 없겠다는

소원아닌 소원을 빌어 보고 보기만해도 아찔한 하버브릿지 다리를 개미처럼 오가는 사람들을 가슴 졸이며 쳐다 보고

 

시립 미술관에 들러 바이올린 현악에 취하면서 감상 하는 호사스러움 까지 누리고

해질녁 미세스맥카리 포인트에서 다시 한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의 환상적인 풍광에 취해서

마치 꿈 같은 시간들을 내 기억속에 모자이크 했다 

 

세계 3대 미항중에 하나라는 시드니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을거 같다

다시 또 한번 이 자리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맘 먹어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고 호텔로 돌아 왓더니

순자한테서 전화가 왓다 왜 옷을 안가져 갔냐구... 저녁에 갖다 주러 오겠다는 것이다

 

내가 일부러 벗어 놓고 왓어니간 이번에 새로 사 입고 간건데 희진이 맞음 입히던지 아님 너가 입어라고 했더니

추운데 옷을 벗어 놓고 감 어떡하냐고 옷 많다고 갖다 주겠다는것이다 

 벌서 그곳 떠나서 다른곳으로 이동중이라고 말하고는 고맙다고만 했다

 

한국에 도착해서 며칠후에 친구가 다시 전화가 왓다

화장대 밑에 돈은 무어냐고 .....너보다 내가 훨 잘살고 있는데 왜 그러냐구....

그래도 내 맘이니간 ....그냥 받아라고 ...언제 한국에 남편이랑 같이 오면 꼭 우리집에서 자고 가라 했더니

 

그러겠다고 한다...십년에 한번 나올가 말가라면서 그래 우리 십년후까지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내가 들어 가던지 아님 너가 나오던지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무리 멋진 시드니라고 해도 이십년만에 만난 친구보담 더 좋을 순 없다고

살면서 좋은 친구를 가졌다는것 그것 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으리요

 

사람들 사이에 강이 흐른다고 한다

이 찐한 뿌듯한 우정의 강

세상 그 무엇보다도 더 편안하고 푸근한 추억속의 그때로 돌아가서 

오늘도 나는  따스한 그 강에  지친발 족욕하고 있다

순자야 우리 아프지 말고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살자구나..........

 

 

오래전에 여행기를 오늘 지역설정을 한다고 여행전문 블로그에 보내면서 그때는 디카도 없었고

칼라로 찍은 사진들이 희뿌옇게 변해서 스캔도 되지 않고...

블로그뷰도 없었던 때였는데...순자를 생각하면서 잘 살고 있겠지....인터넷을 하지 않고 집에 컴도 없다는 컴맹친구를 그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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