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을 뜨고 싶다

 

 

지하철에 앉아서

맞은편 사람 얼굴을 본다

먼지때문에 구겨진

잘못 스캔된 청약서를 닮았다

사는게 고달픈가 보다

사업이 잘 안되나 보다

자식이 속을 썩이나 보다...

 

복잡한 지하철 속에서

자는척 눈감으며 경로석에 앉아있는

철면피 젊은이도

술 마시고 고래 고래 고함 지르는

몰상식한 어르신도

다리를 쩍 벌려 두사람 자리를 차지하는

멀쩡한 아저씨도

잘못 스캔된 약정서처럼

추가가 필요하다

 

누군가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업경대에다 다 스캔을 뜨고 있겠지...

그 생각 잠시 잊고서

나이만큼 비우지 못한 욕심들이 부끄럽다

마저 다스리지 못한 분노들이 창피하다

 

수없이 연장하고 재 약정한

너덜 너덜 케케한 냄새나는 서류처럼

누군가 나를 스캔할 때

불쾌감을 주는 악성채권 서류같은

인생을 살지는 말자

 

좀 더 하심하고

조금 더 비우며

나이만큼 성숙한

관조하는 삶을

스캔 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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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람

 

 

바람아 불어라

내가 아무리 웃어도

내 가슴 깊은 곳

쏴아 하는 바람 소리

들리는 사람에게로

 

바람아 불어라

내 가슴 깊은 곳

숨겨논 애틋함

헤아리는 사람에게로

 

바람아 불어라

못견디게 흔들어라

부질없는 집착

헛된 욕망 털어 버려라

 

바람아 불어라

나를 데려가라

오욕 칠정 흔들리지 않는

불국정토 님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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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

 

 

아직도 남은 미련

버릴 수 없는 집착인가

 

허망한 바램이

가슴에 진을 뺀다

 

참회의 힘든 걸음

옮겨놓는 산행이다

 

사바세게 삼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아니다

마음 돌려도

 

그래도 한조각 숨은 욕망

그리움속에 출렁이는데

 

대운산 높은 산정에

산 풀

깊이 붉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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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추

 

 

요술 램프 거인이 숨었듯

붉은 고추 속

불타는 여름이 숨었다

끝없는 열정의 분화구

폭발하지 못한

정념의 혼령

그렇게

작게 작게 움츠린

매운 고독의 시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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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오라, 천천히 오라

 

 

책을 보다가 어느 시인의 글 속에서

버리고 오라 천천히 오라는 이 말이 너무 좋아서

훔쳤다....

급한 성격탓에 얼마나 빨리 빨리만 외치며

달려 왔던가...

때론 너무 성급하여

아프고 넘어지고 코피 터지며

맘과는 달리 먼저 앞서 달아난

말을 줏어 담으려

자존에 상채기 남기며

숨가쁘게 뒤쫓아 가기도 했었다

지나고 나면 다 아무것도 아닌것을

한순간 욕심이 컷다는것을

크지 않은 맘 그릇속에

많은것을 담을려고만 했던

뒤 늦은 참회

비우고 또 비우고 다 헹구어내고

다시 담고 싶다던 그 욕심마저도

이제는 어쩌면 비워야 할 때 인지도 모르겠다

큰 욕심 없다고 말로는 항상 그렇게 하면서도

아직도 꽉 움켜진 마지막 욕심들

님이시여

당신은  아직도 나무라시겠지만

그래도 마저 놓지 못하는

마음속 서원들을 용서 하소서

혈육과 친지 나아가 민족과 나라의

안녕과 발전과 질서와 세계평화와

아름다운 별 녹색지구의 영원함까지 빌고 싶은

이제사 철들은 저를 용서 하소서

건강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큰 님의 축복인지를

매일 매일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비움의 공부 하겠습니다

남은 여정의 길 마지막 순간 까지

당신의 손 놓지 않고 가기를 서원 합니다

다 버리고 가겠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사박걸음으로

님께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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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 지는 바램에

떨고 선 그리움

이불로 덮어 주는 밤

 

통곡하는 희망에

사색의 커텐 드리우고

망각의 등불 밝혀 주는 밤

 

피안을 향한 고갈도

허무의 몸부림도

꿈으로 안아 주는 밤

 

상처난 영혼에 새살 돋게 하고

목마른 사랑 별이 되어

영원으로 흐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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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수 수

 

 

청주 사는 시누이가 포천에 친척이

올해 처음 맛있는 제천옥수수를 심었는데

농사가 너무 잘 되었다고 해서 첫 출하를 축하할겸

옥수수를 좋아 하는 우리집에 한 박스를 보내 왔다

옥수수 껍질을 벗기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신이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여 이토록 귀하게

13겹의 포장과 그래도 또 안심이 안되어서

황금빛 비단실로 감싸안아

행여 보석같은 소중한 열매가 다칠가

이리도 아름답고 탐스런 보물을 보내 주신게 아닐까 하는....

 

옥수수의 효능에는 단백질 지질 당질 섬유소 무기질 비타민 성분이 있어

피부의 건조 노화예방 피부습진등의 저항력을 높여 준다고 하고

특히 옥수수수염차는 다이어트에 좋고 부기를 빼주고

당뇨 신장염 간염 담낭염 고혈압등 찾아 보니 너무 좋은 성분이 많음을 알게 된다

 

가공된 과자나 음료수보다는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 자연식품을 좋아 했던게

정말 잘 한 일이란걸 느끼게 된다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 비단 옥수수 뿐이랴...

나이가 드니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게 없다

 

봄마다 다시 살아 나는 죽은듯한 나무에서 다시 만개하는 꽃들....

검은 흙에서 어이 저리 탐스런 과실들이 나올 수 있는 건지...

새삼 감탄의 눈으로 자연의 신비와 신의 선물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름다운 지구와 고마운 자연과

태양과 산과 바다와 별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만다라들....

이 아침 정말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았음에 깊이 감사하면서

옥수수를 맛있게 삶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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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잼

 

 

눈부신 계절이 죽어 병속에 잠들어 있다

빵에 잼을 바르는 충만한 아이의 웃음속에

흐느끼는 현란한 여름이 숨었다

우리 사랑도 잼이 될 수 있을까

성숙되지 못한 덜 익은 과실일지라도

그대 사랑 태양이 되어 준다면

그대가 설탕이라도 뿌려 준다면

나는 기꺼이

뜨거운 양은 냄비 속같은

아픈 삶 속에서도

눈물 보이지 않고

안으로 삭이며

답답한 병속에서도 부패하지 않는

죽어 숨쉬는  잼이 되어

자유로운 내일을 그리며

희망을 잉태할 것인데

나는 언제 까지나

우리 사랑 잼이 되기를 노래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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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회

 

 

사랑하고

또 사랑해도

허기진 이 마음

이제사 알았습니다

님께로 돌아가기 위한

숱한 발버둥도 몸부림도 애태움도 알았습니다

압니다

진즉에 알았습니다

님의 그 깊은 사랑

그런데도 끝없이 시험한

저를 용서 하소서

이제사 무릎 꿇고

참회의 눈물 흘리옵니다

열번 스무번 용서한 님을 믿고

아직도 응석 부립니다

지금도 끊지 못하고 잡고 있는 인연줄

단숨에 건너지 못하는

깊디 깊은 숙명강

님이여 불러 주소서

저 손 놓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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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 래


깊은 밤
홀로 깨어나
빨래를 한다

새가 되어 날지 못하는
내 비대한 언어들
어둔 기억 저 편에 묻어둔
상처 투성이 피흘리개를
가만이 꺼내어
달빛에 적신다

인생은
아픔도 슬픔도 혼자서 감내하고
추스르며 일어 서야 하는가

덕지덕지 붙은 집착
욕망의 묵은 때
빨고 또 빨고 헹구고 또 헹구어서
맑은 영혼 눈 뜰때까지
누가 나를 자동세탁 해 줄까

빈 가슴 채울
뜨거운 형용사 하나 찾지 못하고
마저 남은 그리움
녹일 때까지

깊은 밤
홀로 깨어나
나를 세탁한다

방망이로 두드린다
뜨겁게 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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