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오라, 천천히 오라
책을 보다가 어느 시인의 글 속에서
버리고 오라 천천히 오라는 이 말이 너무 좋아서
훔쳤다....
급한 성격탓에 얼마나 빨리 빨리만 외치며
달려 왔던가...
때론 너무 성급하여
아프고 넘어지고 코피 터지며
맘과는 달리 먼저 앞서 달아난
말을 줏어 담으려
자존에 상채기 남기며
숨가쁘게 뒤쫓아 가기도 했었다
지나고 나면 다 아무것도 아닌것을
한순간 욕심이 컷다는것을
크지 않은 맘 그릇속에
많은것을 담을려고만 했던
뒤 늦은 참회
비우고 또 비우고 다 헹구어내고
다시 담고 싶다던 그 욕심마저도
이제는 어쩌면 비워야 할 때 인지도 모르겠다
큰 욕심 없다고 말로는 항상 그렇게 하면서도
아직도 꽉 움켜진 마지막 욕심들
님이시여
당신은 아직도 나무라시겠지만
그래도 마저 놓지 못하는
마음속 서원들을 용서 하소서
혈육과 친지 나아가 민족과 나라의
안녕과 발전과 질서와 세계평화와
아름다운 별 녹색지구의 영원함까지 빌고 싶은
이제사 철들은 저를 용서 하소서
건강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큰 님의 축복인지를
매일 매일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비움의 공부 하겠습니다
남은 여정의 길 마지막 순간 까지
당신의 손 놓지 않고 가기를 서원 합니다
다 버리고 가겠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사박걸음으로
님께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