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단풍 불

 

 

올 가을 선운사

단풍 불 붙었다.

 

그리움에 지쳐 찾아간 그곳

천년 고찰 선운사

상사화 님여윈 풀잎은 저홀로 푸른 빛

녹차밭 하얀꽃 그윽한 향 풍기며 축제 맞춰 피었구나

선운사 대웅전

활홀한 빛의 향연 

들뜬 맘 진정하란 무언의 법문인양

짙푸른 동백숲 병풍 펼쳐 정좌하고

산허리 벼슬처럼 감나무 구슬관 섯구나

녹색바다 한가운데

한그루 붙타는 단풍나무

선사를 사모한 전설속 낭자인가

구름떼처럼 몰려든 뭇 시선 붙잡고

혼불 쒸인듯 저마다 디카를 찍어댄다

여기가 무릉도원인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저마다 취했구나

눈길가는 그 모든것

그리움 퍼부으며 쏟아도 쏟아도

마저 버리지 못한

사무친 이 그리움

태우고 다 태우고

다시 한줌 재로 환원하여

눈속에 피어나는

붉디 붉은 동백이 될가

네 가슴에 마저 불 붙이지 못하고

만산 홍엽 끓어 안고

도솔천 시린 물속으로

다이빙 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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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

 

 

 

 

 

긴긴 세월

7천만년 동안

숨겨둔

마지막 열정의 끝자락

디스켓에 저장해두고

저렇게 쌓아두고

의식의 끝까지 달려가

확인하려 했던

사랑의 메모리

어느 디스켓 속에 숨겼을까

벗은 욕망을 희롱하는

흐드러진 단풍 웃음

청석바위 같은 네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노을을 태운다

격포 바다

수평선 멀리

시월에 취한 나를

이태백이 웃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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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단석산에서

 

 

단석산 신선사

흐느끼는 바람소리

 

유신을 사모하는

천관녀의 넋이던가

 

천년애환 참아견딘

마애불 깊은 침묵

 

원이 목숨 닿아

바위에 흐르는 핏줄

 

향기로운 님의 미소

살아서 숨쉬고

 

향 피우고 두 손 모아

세세생생 지은 숙업

 

참회 합니다

참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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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공원 연꽃잔치

 

 

 

꿈인듯 아련해라 늦은밤  잠시본님

고운님 보고지고 초만원 덕진공원

연꽃향 꽃바람불어 설레이는 여름밤

 

하루를 한달처럼 정겹게 보낸벗님

이쁜님 고운자태 가슴에 깊이담고

멀리서 그리는 마음 꿈마다 다시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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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연가

 

호치민 시내에 가면

밀려 오는 오토바이의 홍수에

깜짝 놀라게 된다

4차선 도로에 3차선을 점령한

끝없는 스쿠터와 오토바이의 질주

그 사이를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유유히 길을 건너 다니는 사람들

심장이 철렁 할 일이다

신호등도 경찰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역동하는 도시의 숨결이 느껴진다

지금 도시는 바쁜 출산을 서두르듯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빌딩들이 들어 서고 있다

천삼백만명의 이동수단이 오토바이와 스쿠터 자전거

이따금씩 눈에 띄는 자동차라고 한다

보는것 만으로도 눈이 어지럽지만

깡마르고 작은 그네들의 의지는

세상을 바꿀거 같다

다가오는 미래는 마치 그들의 것인양

잠자던 장난감 자동차가

움직이는 로버트로 변신을 보는듯하다

호치민의 연인들은

오토바이 뒷자리에서

바짝 허리를 껴안은

밀착된 거리만큼

사랑의 거리를 좁히며

그들의 세상이 될 미래를 노래 하리라

만약 삶이 지루하고 귀찮아 진다면

호치민 거리에서 맛있는 망고쥬스를 마시며

잠간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스쿠터와 오토바이의 행렬을 보라

밤이고 낮이고 언제나 러쉬아워인

그들의 거리는 넘쳐나고 있다

승천하는 거대한 용트림같은 힘을 느끼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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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시 찾은 님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에서

크라이스트처치 비행장 가는 길

버스로 이동 시간 8시간

간밤에 내린 눈으로

그 전날 빙판 길은 다시 살 얼음판

눈으로 뒤덮힌 산과 초원

4시간 눈속을 기듯이 달려와도

집도 차도 사람도 만날 수 없는곳

빙판 길위엔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조심 조심 달리는 우리가 탄 차 뿐...

남극에서 가장 가까운 남섬의 겨울은

우리나라 6월이 시작이란다

6월의 크리스마스

흰 눈은 우리를 설레이게 했지만...

남섬에서 북섬으로 호주 시드니로 가야 하는

우리맘을 조바심 치게 하고...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속 그 장소

세계 최대 절경중 하나라는 밀포드 사운드

빙하가 흘러 내리는 긴 폭포

황홀한 쌍무지개 3무지개

온통 경이로움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그러나 길을 막아선 가드레일

더 앞으로 갈 수 없다고 막는

장엄한 눈덮힌 산들.......

시간은 쉬지않고 흘러 가는데

님이시여 우리에게 50년만에  긴 외유를 허락하셨듯이

제발 무사히 이 여행 우리와 함께 하소서....

님의 존재를 깊이 깨닫고 돌아가 더 착하게 살겠습니다

오로지 한마음 되어 지극정성 그 순간 우리는 간절히 기구했다

어떻게 왔는지 숨 졸이며...

산을 넘어 오니 그곳엔 눈도 내리지 않고

겨울나무엔 꽃이 피어 있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들판엔

순한 양들이 우리를 반긴다

멀리 떠나 다시 찾은 부처님이시여

우리가 그 어디 어느곳에 가던지

늘 함께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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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일상 탈출

허락된 반란

삶에 지친 잠시 쉼표 숨고르기...

세월의 철판위로

무디어진 허물을 벗고

설레임의 나래짓 한다

신이 숨겨둔 마지막 낙원

길고 흰 구름의 나라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나라

뉴질랜드 남섬

남반구의 알프스

울창한  고사리 나무숲 반지의 제왕이 숨었다

만년 설 덮힌 웅장한 마운트 쿡  모자  쓰고

빙하가 만들어낸

에메랄드빛 깊고 푸른 푸카키호수에

반평생 찌든 육신

내 몸을 드라이크리닝 한다

블루 마운틴 원시림 청정기 수혈받고

욕망으로 퇴색된 내 영혼

녹색물 드린다

많은것을 담아 오겠다고

다 비우고 간 마음끝에

마저 비우지 못한 무거운 욕심

한가닥 사무친 그리움이여

팔등신 유칼리투스 나목을 닮고 싶어라

살면서 힘들때

눈부신 오늘의 행복했던 이 기억들

되삭임 하리라

내 영혼 순한 양 되어

로토아 푸른 초원을 꿈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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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상한 폭포를 맞으면

 

 

이제

나는 너를 모른다

어제는 모른다

팍상한 폭포를 맞고

어제의 기억들 다 잊었다

 

열대림 울창한 초록의 계곡

급류를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카누처럼

누런 황토물에

지나온 아픈 추억들을 수장 시켰다

힙겹게 씨름했던 질긴 욕망의 끈

누렇게 바래진 허망한 바램들

다 놓아 버렸다

이제 정말 다시는

아픈 기억들은 되삭임 하지 않으리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돋듯이

희망의 노래만 부르리라

 

팍상한 폭포를 맞으며

한가지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 진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장엄한 80미터 높이의 폭포수에 놀라서

고함만 지르다 그냥 돌아 오고 만단다

 

그러나 나는

그 무서운 폭격기같은 폭포수를 맞으면서도

너무나 많은 소원들을 주문처럼 외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놓았다고 생각했던 끈을

아직도 꼭 쥐고 있는

욕심많은 중생을 신께선 용서 하실런지...

 

어쩌면 나는

또 다시 팍상한 폭포를 맞으러

가야만 할 거 같아...

단한가지 소원만을 빌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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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가 보라카이 (보라카이 여행기)

 

필리핀 작은 섬 가로 8키로 세로 3키로

하늘에서 보면 마치 개 뼈다귀를 닮은 보라카이

그 오지 작은섬엔 지구상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태고적 신비의 바다가 숨쉬고 있다

깊은 곳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디 맑은 코발트빛 바다

아무도 발 딛지 않은 처녀림같은 그곳엔

오색 영롱한 보석같은 열대어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산호초 사이를 헤엄쳐 다닌다

손등을 간지럽히며 떼지어 몰려오는

형형색색 빨강 노랑 파랑 연두 보라 초록.....

빛나는  은빛 지느러미의 미세한 떨림이

손끝에 감지 되는듯하다

그들의 평화를 깨뜨린 침범자를 눈치채지 못하고

사랑과 감사의 행복한 왈츠같은 군무를 보여준다

언제 까지나 이 지상낙원이 오염되지 않기를 빌면서

마치 용궁속을 다녀 온 듯한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금방 몰려온 구름은 비를 퍼붓다 개였다

날씨는 정말 예측 불허다

별이 쏟아지는 황홀한 밤 바다를 기대한 우리를 약간 실망 시켰지만

거센 바람과 변덕스런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자수 나무 아래 보자기를 펴놓고 우리를 맞이 하는 

원주민 여인들의 오일 마사지는

지난 세월의 피곤한 흔적까지 날려 보내 주는듯하다

신선하고 싱싱한 랍스타 새우 게 온갖 해물들과

달콤하고 향긋한 파인애플 망고 바나나 오렌지 사과 ....

과일들로 차려진 푸짐하고 맛있는 성찬

난생처음 경험한 줄낚시의 서투름..

원주민의 순박한 웃음

잠을 설치게 했던 우리나라 시골에 온듯한 닭 울음소리

예쁘고 상냥한 가이드의 미소

시원하고 흥겨운 한잔의 건배

같은 배를 탄 여행지에선

익숙한 사투리에 금방 친구가 되고

정겨운 이들과 갑작스레 떠난 보라카이여행은

지친 삶에 숨막혀질 때

그 맑은 바닷물로 소독하고 헹구어낸

나쁜 기억들 다 지운 새로운 맘으로

신선한 자양분이 되어

오염되지 않는 생활의 산소를 뿜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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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월드

 

 

여행은

낯선 시간 속의로의 긴 미로다

스텔라 별의  슬픈 전설에 목메어

블랙홀에 추락한 서툰 도킹

신의 형벌도 두렵지 않다는 젊은 열정도

따뜻한 가슴 열어준

눈빛만으로 충분한 의미도

인생의 여름날에 숨겨둔 비망록

신이 허락해준 만남은

한 여름낮 짧은 꿈이였다고

현해탄에 모두 던진 그날의 기억들

때로는 가슴으로 부르기도 하겠지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축복은

망각뿐임을 서러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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