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신성리 갈대밭
강물의 울먹임이 모여
갈대의 노래가 된다
작은 바람에도 흐느낌하며
금강은 철새를 안고
그렇게 긴 날
발돋움 하며 노래 불렀다
바쁠것도 다툴것도 없는 느슨한 그들의 여유
내 몸은 어느새 그들 속으로 걸어 들어가
나를 묶고 있던 숱한 굴레에서 벗어나
파스칼 이전에 진정 순수한 갈대가 된다
순간의 분노도 잊고
일상에 찌든 위선 벗어 던진
원초적 본능으로 돌아가
하늘 끝 닿을 판토마임을 연출한다
이렇게 일사분란한 군무를 보았는가
이렇게 허무한 사색의 절규를 보았는가
계절이 저무는 마지막 순간까지
저들의 군무는
감동과 탄성으로 채워 지리라
그대 보는가
저렇게 쉼없이
부대끼면서도 서로 할킴없이
상처주지 않고
외로운 몸 부비며
사랑도 이별도 운명도
뜨겁게 포옹하는 저들의
고독한 몸부림을
6만평 넓고 넓은 갈대밭에서
나는 보았네
하찮은 작은 몸짓일지라도 함께 하여
아름다운 감동을 준다는것을
우리네 인생도 그러한것을
비록 모든것이 내 맘 같지 않을지라도
긴 세월 같이 걸어가면서
잡은 손 놓지않고
기다리고 인내하며
따뜻한 눈빛 나눌 수 있었는데
같이 넘어지고 같이 일어서는 갈대의 군무처럼
아름다운 연출 나눌 수 있었는데...
마지막 고독한 순례자의 몸짓으로
집시를 꿈꾸는 여행객을 위하여
생멸의 처절한 허망한 몸짓을 보여준다
진정 같이 함으로 빛나는 숭고한 그들의 몸짓...
돌아 오는길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저녁 황혼을 보면서
이미 늦었지만
갈대의 가르침을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