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바다

 

 

욕망을 초월한 맑은 얼굴이다

다 비우고 헹구어 내고

다시 채울 수 만 있다면

벌서 가을로

단풍드는 우수의 바닷빛

온갖 그리움과 떨림과 목마름으로

황홀하게 울고 있는

눈이 시리게 빛나는

정자 앞 바다여

나도 너처럼 울고싶다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그 앞에 부서지는

빛으로 울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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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그대 아는 가

9월이 오면

끓어오르는 정염의 불길 가누지 못해

태풍으로 몸부림치는 먼 바다의 통곡을

관능의 뒤척임 속에 목마른 들녘처럼

열망하는 만큼 저려오는 아픈 희열에

생의 원숙 뒤에 숨은

인격의 눈 맞춤마저 허무해라

소나기처럼 퍼붓는 사랑하는 맘

8월의 태양에 뺐기우고

마음은 고호의 해바라기

비바람 치면 달려가는 맘

포개 일 순 없어도

칵테일 한잔에 나눈 그리움

허무한 세상 위안이 될까

태풍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갔듯이

기약 없는 이별도 익숙해질까

영취산 통도사 키 큰 소나무

학처럼 고고히 살고픈

시대의 마지막 숨결이여

이제는 건너뛰어야 할

오욕칠정 피 끓는 바다

긴 세월 담금질 끝에 찾아올

마지막 여과 시킬 수 없는

한 가닥 그리움

순간 태풍처럼 흔들렸던 그런 사랑이 있었다고

먼 바다는 침묵으로 통곡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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