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새해 첫 시작 월요일부터 일주일동안 새해 대 서원 불공을 드린다.

출가한 수도승처럼 채식위주로 식사를 하고 4분 정진이라고 새벽 1시간,  오전 평소불공시간 2시간,

점심 식사 후 1시간. 그리고 저녁 식사 후 1시간 그렇게 4번 불공을 드리는데 아침 일찍 가서 2시간

불공을 하고 지하철 타고 오가는 시간에도 마음속으로 불공을 드리고...

 

일주일동안 온 마음 정성 다하여 물심양면으로 올 한해, 크게는 세계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스승님께서 늘 말씀하셨듯이 큰 것을 서원하면 작은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대승적 마음으로 마음 그릇을 키우려고 나름 열심히 하기는 했다. 일주일 불공동안

팔순 노모와 우리형제를 애태웠던 막내 동생이 우리 절로 나를 찾아 온 것이다.

달력과 경전을 챙겨서 주고 보살님들도 자주 보자고 하시며 인사를 보낸다. 무엇보다 큰 보람이었다.

 

이제 새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이 보여서 정말 마음이 흐뭇했다. 일 년여 병원에 재입원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내심 안심이 되었지만 마음 한쪽 형제들을 향하여 마음을 열지 않음이

안타까웠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문자가 와서 정말 반가웠다.

큰 누나로서 한 때 나무람 한 일들을 가슴에 담아둔 것 같다고 이모님이 전해 주셔서 마음이 아팠는데...

내 전화나 큰 남동생 전화는 받지도 않고 문자에 답도 없더니...

 

문자 받고 너무 반가워서 전화하여 우리 집으로 오라고하니 너무 멀다고 하여(멀다고 하니 웃음이 나온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그 먼 병원으로 칼바람 불고 비오고 눈오고... 찾아 가는 날 마다 날씨가 안 좋아서

올케와 나는 정말 어쩌면 갈 때마다 날씨가 이러냐고...그런 날들을 다녀오면 하루  온 종일 걸리는데

수없이 갔다 왔는데...어떤날은 서류 때문에 하루에 두 번도 다녀왔는데...그것 까지 다 헤아려 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테고,,,)일주일 계속 절에 가니 절로 오라고 했더니 찾아 온 것이다.

 

정말 고맙고 감사해서 너무 반가워 손을 마주 잡았다. 챙겨간 옷가지들을 전해주고 점심 식사 후

법당에 올라가서 초파일 비단 연등 달아 놓은 것을 보여 주었다. 말은 안 해도 마음에 느낌은 가졌을 것이다.

우리 아들 며늘애보다 앞에 달려 있는 등을 보았으니 ...

그동안 얼마나 저를 위해서 마음을 썼는지를 다 알아 주지는 못해도 그래도 조금은 짐작을 했으면 좋겠다.

울산 여동생, 작은 누나 역시도 널 위해서 해마다 등을 달았을 것이라고 말은 전했다.

 

이제 자주 얼굴 좀 보자고...구정 때 엄마 올라오시면 그때 꼭 보자고...그동안 요양사 자격증도 따고

병원에서 연세 드신 환자들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도 하고 궂은일들도 많이 하고

나름 사회에 적응해 가려하는 노력이 보여서 정말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야윈 모습에

마음이 아파왔지만 옛날처럼 멋진 미남자 동생으로 거듭나기를 부처님을 향하여

두 손 모아 감사의 불공을 드렸다.

 

일주일동안 오가는 지하철 속에서 새벽 일찍 삶의 현장 속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그렇게 이른 아침 지하철 속에 사람들이 많은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고나 할까...

나와 마주친 그 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주면서 세상에 정말 감사할 일이 많다는 것을...

남영역을 지나면 밖이 조금 환해지는데 새벽에 출렁이는 한강물을 보면서 모두가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다시 또 한번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서원 하면서....

 

그 이른 새벽에 여수에서 가져왔다고 마른 멸치를 사달라는 머리가 하얀 할머니를 보면서

출근길 사람들이 어찌 냄새나는 멸치를 살까 싶은데...

내 앞에서 드디어 고객을 만난 듯이 정말 반가워하시며 자리를 떠나질 않는다...

불공을 드리러 가지 않으면 한 대접 팔아 드릴 텐데...어찌나 립 서비스 축원을 많이 하시는지...

멸치는 그냥  두고 조금 보시를 했는데 동묘 역에서 내릴 때까지 축원은 끝나지 않았다.

남편 복 많고 자식 복 많고 ....ㅎㅎ 그 할머니가 건강하시기를...

그리고 새벽 같이 멸치를 안 팔아도 따뜻한 방에서 지내시기를...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 온 가족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머리 숙여서 절 합니다~~~모든 것이 고맙고 감사하다.....

청마해에 내가 좋아하는 청마 유치환님의 시 한 구절을 읊으면서...

"사랑을 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더 많은 사랑으로 날마다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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