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이십여 년 전에 큰 시숙님과 작은 시숙님을 모시고 4남 2녀 중 막내만 빼고 (군입대)

결혼한 식구들 모두 합천해인사에서 모임을 가졌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신 큰 시숙님의 집에서 부르던 이름을 따서 복륜회로 모임 이름을 짓고

한번 씩 모임을 갖자고 했었는데...모닥불 피워놓고 밤새 노래도 부르고 이야기꽃을 피웠었다.

시숙님들이 차례로 해외 파견 근무도 나가시고 출장도 가고 이런 저런 사연들로 그 모임이 중단 된지도

정말 오랜 세월이 흘렀다.

 

이미 두 시숙님은 세상을 떠나셨고 애들 큰 고모부께서 항상 마음에 숙제처럼 모두 한번

예전에 그 복륜회 모임을 갖고 싶으셨나보다.

몇 년 전 어른들만 팔공산동산계곡에서 한번 여름휴가를 같이 보냈는데, 이번에 큰마음

먹고 모든 준비 일체를 다 하셔서 정말 너무나 맑은 청정지역인 속리산 만수계곡에서

자녀 손들이 다 모이면 40여명 된다는데, 출장 등 사정으로 다 참석치 못하고 24명이

모였다.

 

차표까지 끊어 놓았는데 갑자기 애가 아파서 못 오기도하고...

정말 생새우며 특별히 주문하셨다는 안심소고기, 돼지고기 목살, 삼겹살, 오리훈제,

수제소세지 등...넉넉하게 준비해 오셔서  다들 넘치게 먹었다.

저녁내 조카들이 참숯 바베큐 한다고 수고해준 덕분에 우리 1세대는 앉아서 잘 먹었다.

일찍 도착하여 점심부터 청주 고모는 찰밥을 준비해 와서 맛있게 먹고, 부추와 깻잎,

미나리를 넣어서 전도 부치고, 큰 고모님이 송편, 기지떡 까지 해 오셔서, 정말 푸짐하게 포식을 했다.

 

큰 고모와 작은 고모, 시동생이 제일 많이 수고를 했고, 장소 물색한다고 두 번이나 그곳을 사전

 답사까지 했다고 한다.

수원 큰 형님댁은 과일을 준비하고, 나는 제사를 모신다고 많이 봐 준다고...ㅎㅎ 김치나

준비하라고...그래서 중부시장에 가서 견과류와 오징어채등 술안주를 준비해 갔다.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는데 무엇보다 청정 지역이라 골뱅이가 정말 많아서 대구형님은

완전 선수처럼 잘 잡아서 모두 밤에도 장비를 준비하여 골뱅이를 잡으러 갔는데

후라쉬가 물에 잠겨서 더 못 잡고 왔다고...그래서 모두 고장 잘 났다고 안 그럼 밤 새워 잡을 텐데

해서 웃었다.

 

다음날 아침은 골뱅이 국을 끓여서 보약처럼 한컵씩 마시고, 큰 솥에다 작은 고모가 사온 토종닭으로

닭죽을 끓였는데 황기와 엄나무, 당귀. 감초, 밤, 대추를 넣고 한 시간쯤 끓이다 물이 우러나면 껍질 벗긴

큰 토종닭 4마리를 넣고 4~50분 삶는데, 그때 마늘을 큰 우동 그릇 하나정도 같이 넣는다.

 

닭이 익으면  건져내어 고기를 먹고 그 물에 불린 찹쌀을 넣고 죽을 끓이는데, 찹쌀이 어느정도

퍼졌으면 감자10개와 당근 한 개를 작게 깍뚝 썰기 해서 넣고 끓이다가 큰 양파 두개정도를 감자

크기와 비슷하게 썰어 넣어 한번 씩 저어주면서 죽이 어우러지면, 먹고 남은 닭고기도 찢어서 넣어주고

찰밥하고 남은 밤도 넣어 주었더니 정말 너무 맛있는 닭죽이 되어서 푸짐하게 먹고 남아서 몇 집은 싸가지고 갔다.

 

정말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모두 개울에 발을 담그고 단체 사진을 찍고 건강하게 잘 사시라고 모두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눈 후에 큰고모님이 먼저 떠나고 차례로 떠나왔는데 우리는 청주 고모네 차로 법주사를

한번 돌아보고 왔다. 정이품송도 보고 연지도 구경하고 몸은 피곤하지만 흐뭇하고 행복한 시간 이였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같이 가야할, 지켜볼 혈연인지라 지나온 좋고 나쁜 기억들을

털어내고 이제는 조금은 여유롭고 푸근해진 마음으로 다 껴안고 웃으며 이해하며 따뜻한 정 나누며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옥수수를 삶아서 봉지 봉지 넣어서 나누어주는 청주 작은 고모도 아픈 몸으로 정말 너무 많은 수고를 했다.

차표를 끊고나서 점심은 우리가 내겠다고 하였더니 기어이 못내게 하여 운전하고 간 조카 용돈을 조금 주었더니

남편 생일이 내일인데 가방을 뺏아가서 오빠생일날 케잌이라도 사 드리라고 금일봉을 넣어 준다.

밀고 당기고...뜨거운 정이 고맙다...

 

불심 깊으신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자손들이 모두 다 잘 살고 있음을 감사해 하면서 이런 자리를 주선하신

큰 고모부님께 감사드린다. 이번에 정말 통 크게 한 턱 내시어 힐링 잘하고 보신한 기분이다.

청주 고모네가 두 번이나 현장을 답사하고 장소를 물색하셔서 계곡은 참 좋았는데 민박을 하는 주인이

너무 모르는지 인색한지...가스시설이나 물이 잘 안 나와서 방을 4개를 빌렸는데 한 곳에서 물을 쓰면

개수대 물이 안 나와 일을 하다 멈추어야하고 ...정말 최고로 불편했다.

 

아침에 죽을 끓이다 가스불이 나가서 사람을 불렀는데 우리는 가스가 떨어진 줄 알았는데 호스가 잘 못되었단다.

고쳐주고 갔지만... 가스호스가 요즘 사용하지 않는 너무나 낡은 오래된 것이라 위험해 보였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아닌 길도 너무 허술하여 우리 앞 팀들이 좀 손을 봤다고 하는데도

돌들이 곧 무너질 것 같고 위험해서 불안 불안했다.

 

그 멋진 장소에 조금만 주인이 그곳에 숙박하는 손님 입장에서 즐겁게 머물다 가도록 신경을 쓰고

어느 정도 투자를 한다면 이름 같이 아름다운 장소가 될 터인데...

앞 팀이 냉장고가 고장이라고 하여 주인께 말했더니 다른 냉장고가 배달이 올 거라고 하여 토요일 오후인데

배달이 올까 생각했더니 중고를 배달시켜 왔는데, 도어 안에 까만 곰팡이가 쓸어서이런 걸 어떻게 사용 하냐고

했더니 주인아줌마가 식초 물로 닦아 주긴 했지만...

밥솥도 두개인데 하나는 고장이고...고모네들이 이삿짐 처럼 모든 준비를 해 와서 다행이었다.

 

너무 좀 심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휴가철에 민박을 할 때는 겉모습 보다는 가스는 위험하지 않는지,

물은 잘 나오는지도 잘 보고 얻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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