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조식 후 에코 랜드에 갔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많았다. 제주의 천연 원시림 숲을 관광궤도열차를 타고 손질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을 만끽 할 수 있었다. 출발역 다음역인 에코브릿지역에서 모두 내려서 호수위에 나무다리를 놓아서 다닐 수 있도록 한 너무 아름다운 길을 한참 걸어서 다음 역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다른 궤도열차를 갈아타고 돌아왔다. 중간 쉴 수 있는 공간도 있고 호숫가에 갈대가, 심하게 부는 바람에 일제히 넘어졌다 일어나는 장관과 바람개비들의 합창을 들을 수 있었다. 정말 바람이 너무 심해서 좀 추운 날씨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갈대숲속으로 들어가서 마지막 가을의 향기에 흠뻑 취해서 저마다 포즈를 잡고, 지금 이 순간 남은 생애 제일 젊을 오늘의 추억을 사진 속에 남기려 활짝 웃고 있다.
다음 조랑말 승마 체험시간을 가졌는데 말들이 너무 순하고 착해서 겁이 많은 나와 딸도 잘 탈 수 있었다.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영화 속의 한 장면같이 힘껏 달리고 싶은 욕심이 불끈 일어났지만 참기로 했다. 말의 따뜻한 체온이 다리로 느껴지면서 예전에 읽은 '검은말 이야기'란 책속의 말이 생각나서 금방 정이 드는 것 같은 착각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착하다 하면서 갈퀴와 등을 쓰다듬어 주었더니 말도 좋아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겁이 나서 '아' 하고 비명을 지르던 딸의 말을 보고 옆에 따라가던 총각이
아가씨라고 말이 장난을 건다는 것이다. ㅎㅎㅎ말도 아가씨와 아줌마를 아는가보다 ㅎㅎ너무 겁내지 말고 사람처럼 대해주면서 착하다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내 나름 생각을 말해 주었다.
딸이 탄 말이 제일 멋져 보인다.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승마 체험 후 찾으라고 하는데 액자도 되고 세울 수도 있는 사진은 \35,000이라고 한다. 세상에 공짜가 없겠지 싶어서 흔쾌히 샀는데 미처 생각을 못한 몇몇 사람은 조금 불평도 한다. 생각보다 가는 곳
마다 돈이 든다고...아무리 노 팁 노 옵션이라고 해도 가는 곳 마다 살 것 볼 것이 있으니...우리는 첫날 호텔 옆 도매상에서 귤을 한 박스 사서 집으로 부치고 그곳에서 먹을 귤도 샀다. 14명 중에서 우도로 들어가는 사람은 우리가족과 부부 한 팀 이어서 가이드가 나머지 사람은 일출 랜드라는 곳에 데려다주고 우리는 우도 승선장으로 갔는데 예전에 본 그 멋진 일출봉이 가는 길에 보였다. 일출 랜드는 또 다른 곳 인가보다.
우도 가는 배를 탔는데 역시나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일반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바람이 몹시도 불어서 배가 가려나 싶었는데
정말 위험하면 배를 뜨게 하겠느냐고 하면서 안심 시켰는데 배타는 시간은 길어야 15분이라고 하니 큰 걱정은 안 되었지만 잠시 파도가 어찌나 심한지 배가 기우뚱 하면서 학생들의 고함 소리가 정말 장난 아니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방 우도에 도착하여 우도관광버스를 타고 우도8경중에 첫 번째 장소에 갔다. 섭지코지를 좋아하는 딸이 보고는 섭지코지
보다 더 멋지다고 탄성을 지른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같이 하늘과 바다와 더 넓은 잔디밭과 낮은 구릉이 펼쳐진다. 위에서 데굴 데굴 구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나는 왜 잔디밭만 보면 데굴데굴 구르고 싶은지 모르겠다. ㅎㅎ
그런데 바람이 정말 장난 아니게 불어와 잠바 모자를 쓰고 단단히 차비를 하였건만 추위는 어쩔 수 없었다. 날아갈 것 같은 바람이라고 하면 엄살이 심한건지...학생들은 선착장에서 그곳까지 걸어와서 또 정상까지 걸으라고 하니 선생님을 향한 원망의 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우리도 바람이 너무 심하여 중간쯤 걷다가 돌아왔다. 우도 땅콩이 유명하다고 하여 사려고 하였는데 다 팔리고
마지막 한 봉지 남았다고 하여 맛을 보았다. 속껍질을 까지 않고 먹어도 된다고 한다. 알이 작고 무척 고소했다. 태풍 때문에 땅콩
농사가 안되어 거의 땅콩이 없다고 한다. 우도는 물소가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민 형상이라고 한다. 주간명월, 야항 어범, 천진관산, 지두청사, 전포 망도, 후해석벽, 동안경굴, 서빈 백사, 이렇게 8곳이 우도8경이라고 한다.
짐작하건데 동안경굴이라는 곳에서 최초로 동굴 속에서 열린 음악회를 열었다고 한다. 지금은 바다물이 들어와서 갈 수도 없고 멀리서 굴도 잘 보이지 않았다. 서빈 백사라는 곳이 아마도 위 사진에 보이는 모래사장 같은데 모래가 아닌 산호초가 부서져서
모래처럼 보이는 곳 이였는데 신기하게도 모래모양이 하나하나 참깨 같이 생겼다. 단 한줌이라도 가져 갈 수 없다고 한다.
제주의 돌이나 모래 그 어느 것 하나라도 가져가면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된다고...요즘은 짐 검사를 다 레이저로 하니 절대로
가져갈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버스 기사님이 강조한다. 신기한 산호 참깨 모래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손을 털었다. ㅎㅎ
옷에 묻어도 아니 된단다...ㅎㅎ
오후 4시 반 배를 타야해서 두 시간 남짓 우도에 머물렀나보다.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수수와 고구마, 땅콩 농사를
주로하고 있다는데 태풍이 불어 닥치면 정말 피할 곳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우도에 오랫동안 있고 싶다는 욕심을 뒤로하고 육지로 돌아와서 해녀촌마을에 갔다.
주민들이 합심하여 민속촌처럼 제주의 옛날 모습을 잘 간직하고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데 마을 부녀회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당번을 정하여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을 공개하여 보여주고 제주방언도 들려주고, 오미자를 4년 동안 꿀에 숙성 한 것을 병에
넣어서 팔고 있었다. 말뼈가 좋다고 하여 그것을 고운 엑기스도 팔고 있었는데 성장기 아동 키가 크도록 도와주며 관절염에
좋다고 한다. 딸이 기침을 하여 오미자청은 사왔다.
지금도 똥돼지를 키우고 있진 않지만 그냥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하여 키우고 있다고 했다. 대장금 촬영 집도 보여주었다.
대문 대신에 양편 돌에 구멍을 3곳 뚫어서 긴나무를 3개 구멍에 끼워 놓는데, 3개의 나무가 다 걸쳐져 있으면 주인이 멀리 며칠
출타했다는 것이고, 2개가 걸쳐져 있으면 오늘 저녁쯤 돌아온다는 것이고, 1개가 걸쳐져 있으면 주인은 없고 애들만 있다는
것이고, 하나도 걸쳐져 있지 않으면 주인도 있고 들어와도 된다는 의미라고 한다.
여행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농수산판매장에 들렀는데 제주 은 갈치를 사오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너무나 값이 비싼 것 같았다.
갈치가 잘 잡히지 않아서라고 한다. 귤 쵸코렡만 사왔는데 귤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녁은 맛있는 전복죽을 먹고 각자
돌아오는 항공사가 틀려서 식사 후 공항에 갔다. 우리는 8시 반 아시아나로 잘 돌아왔다. 도착시간을 출발 시간으로 알아서
일찍 가지 않았다면 비행기를 놓칠뻔 ...ㅎㅎ
2박3일 동안 우리를 위해 수고해주신 김 철 노랑머리 가이드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면서... 이글을 볼지 모르겠지만...
18개월 된 늦둥이 아들이 있다고 한다.
언제나 멋진 모습으로 건강 잘 챙기시고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같이 간 모든 일행 분들도 고운 인연 잘 간직하면서 행복하시기를~~~^^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에 몸도 마음도 여유롭고 풍요로운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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