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들이 다들 손자 본다고 시간을 낼 수 없어서 벼르고 벼르다 상관편백숲을 한번 다녀온 후 너무 좋아서

또 시간들 맞추어 일박이일로 남해 보리암과 여수 향일암을 다녀오기로 했다

보리암은 몇차례 다녀 왔지만 그래도 또 가고 가도 좋은 곳이기에 동백여행사 차편으로 떠났다

 

처음 남해 독일마을에 들러서 잠깐 둘러보고 보리암 해수관음보살님을 뵙고 오동도섬에 갔다가

여수 밤바다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는데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아서 본래 타기로 한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탔는데도 사람들이 많고 올라가는 길도 숨차게 높아서 다리가 아팠다.

 

너무 빡빡하게 힘들게 짜여진 여정인지라 야경은 빼고 차라리 자유시간을 더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아무튼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팠다. 저녁은 자유식이라 멋지고 근사한 곳에서 회를 먹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겨 숙소에 도착하여 저녁을 밤 9시에 간단하게 낙지지리로 먹게되어 실망이 컸다..ㅠㅠ

 

시내와 좀 떨어지긴해도 잠자리는 따뜻하고 그런대로 좋았다

다음날 향일암에 들러서 아침 식사를 하고 금오도 들어가는 배시간을 맞추어야 한다고

새벽 6시 20분에 모이라고 하여 5시반에 맞춰 일어나서 향일암 가는 길에

아침해가 뜨는 것을 차안에서 보고 모두 탄성을 질렀다.

전날은  피곤하여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라 한다고 불평을 했었는데 ㅋㅋ

사람의 욕심이란...

 

향일암에 도착하니 과히 천하명소라 할만했다. 대웅전 앞 마당에서 해가 뜨는 장관을 그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씨도 너무 좋아서 먼 바다까지 다 보이는데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부처님 자비로운 미소에 삶의 찌든 때를 말끔히 털어내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다

 

마냥 바다를 보고 앉아 있고 싶었지만 보리암에 가서도 향일암에서도 가이드의 독촉시간에 쫓겨서

욕심껏 바다를 품지 못했음이 안타까웠다. 금오도란 섬에 간다고 하는데 일전 tv에 전대통령과 유명인사들이

이섬을 다녀가고 나서 섬일주 비렁길이 아주 좋다고 한 이후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명성 그대로 섬일주를 하는데 멀리 가까이 바다가 손 뻗으면 닿을듯한 거리에 눈앞에 펼쳐지고

멀리 남해의 섬들이 옹기종기 보이고 벼랑끝 빠삐용영화에 나오는 그런 멋진 절벽들이 보이고

흙냄새 가득한 섬길을 걸어가노라니 참 좋다 좋다 하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터져나온다

 

밭에는 방풍나물 뜯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고...우리 일행은 저마다 방풍나물과 각종 해산물등을

한보따리씩 사가지고 왔다. 가이드 양귀비님 말처럼 지역경제에 일조하고 왔는데 나도 오랜만에

여행을 간다고 아들 며느리가 이것 저것 먹을것도 챙겨주고 금일봉까지 주어서 양념게장 두통과

홍합말린것. 말린 생선 나물 ...등등 받은돈을 다쓰고 더이상 무거워 사질 못했다 ㅎㅎㅎ

버스에서 내려서는 아들을 마중 나오라고 하여 같이 들고 갔을정도였다 .ㅋㅋ

 

예전엔 취미가 무어냐고 물으면 여행과 등산이였는데 지금은 여행만 남았는데 그도 자주하지 못하니 안타깝지만

오랜만에 콧바람을 쐬고오니 마음은 한결 가볍다. 언제 손자들 다 키워놓고 먼 바다내음을 맡아볼지 까마득하지만

이렇게라도 한번씩 다녀오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돌아오는길이 너무 막혀서 멀미가 슬슬 올라오니 정말 대책이 없었다.

다음엔 기차여행을 하자고 ...ㅠㅠㅠ

이건 쉬러 가는것이 아니고 무슨 해병대훈련이 따로 없다고 투덜되었더니

2박3일 코스를 이틀에 다 몰아 넣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친구가 알아보고 예약을 했으니 ...ㅠㅠㅠ

 

평소 숨쉬기운동밖에 안하고 살아서 첫날 보리암 다녀와서도 다리가 뻐근하니 많이 아팠는데

둘쨋날 향일암 다녀오고 금오도비렁길을 일주하고 돌아오니 도리어 다리가 많이 풀린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서 다리가 아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거짓말같이 말짱하고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신기했다.

 

억지로 운동으로 힐링하고 온 셈이라고나 할까 ㅎㅎㅎ

아직 오동도 동백은 피지 않았지만 맘 맞는 좋은 벗님들과 같이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시간이였다.

 

일상에 찌들은 도시인이라면 한번쯤 멀리 남해의 바다내음도 실컷 맡아 보시고

금오도비렁길에 눈과 마음을 세탁하고 해수관음보살님의 넉넉한 품안에서

조금은 여유로운 미소를 배워오심은 어떨런지요...

 

쪽빛바다빛이 너무나 고운 어느 좋은날 남해에 취한 정향올림 ㅎㅎㅎ

 

글을 자주 올리지 못함에도 늘 잊지 않고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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