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친구 결혼식에 대구 동창들이 많이 올라와서 그중에 한 친구를 통하여 궁금했던 친구의 소식을 알게 되어,

참 만나고 싶은 친구였는데 마침 인천에 살고 있어서  둘이서 만났었다. 또 그 친구를 통해서 다른 친구를 알게되고,

그렇게 친구 친구 통하여서 중학교 때부터 한 학교에 다녔던 친구를 알게 되어 이번에 대구 친구가 레지던트가 된

아들에게 밑반찬을 해준다고 한 달에 한두 번 올라 온다고 하는데, 또 한 친구도 딸이 일산에 직장이 있어서 매주

올라온다고 하여 인천에 있는 우리가 일산으로 가서 4명이서 만나게 되었다. 한 친구가 집에 손님이 오셔서 좀 늦어진다고

하여 3명이서 호수공원을 산책 했다.

 

꽃박람회 때 몇 번 가보긴 했지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지 않아서 이렇게 좋은 곳인지 미처 몰랐었다.

장미원도 있고, 연지도 있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더운데도 많이  걷고 있었다.

장미는 시들어가고, 연꽃도 시들어 연밥만이 물위로 우뚝 솟아올라 있었지만 긴 세월 거슬러 올라간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고, 잊고 지냈던 긴 시간들이 마치 엊그제 만났다 헤어진 사람들처럼, 옛날 양 갈래 머리 땋아 내렸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나는 결혼하여 수원으로 울산으로 객지로만 다녔었고, 그 친구 역시나 공무원 남편을 따라서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지금도

부여에 산다고 했다. 중학교 때 그렇게 우리 집에 매일이다시피 왔었다고 하는데...내가 좋아했던 여옥이 언니 이름까지도

아는 것을 보니 정말 우리 집에 자주 왔었나보다. 잊고 살았던 그 시간들이 다시 리바이벌 되면서 많이도 웃고 떠들다

식사를 하자면서 다들 객지인지라 롯데마트 꼭대기에 있는 한정식 집에 가서 나는 회냉면을 먹고, 다들 전주비빔밥을 먹었는데

우리를 실망 시켰다...ㅠㅠㅠ 회냉면은 심하게 맵고 짜고, 양념이 너무 넘치게 많았다.  세계화가 되어 가는 전주 비빔밥은 너무

내용물이 빈약했다.

 

우리의 행복한 시간에 찬물을 끼얹는 듯...다시는 그 집에 갈 일도 없겠지만, 겉으로는 번듯해 보이는 한정식집이 값도 싼 편도

아니었는데 행복했던 시간의 뒷마무리가 좀 그랬다. 지하 슈퍼에 잠시 내려가서 장을 보고 간단하게 불가리스 한 병씩 마시고

헤어져 왔는데 4명이서 모임이라도 하자고...ㅎㅎㅎ 이제 자주 봐야 된다고 마음을 모았다.

마음에 있는 온갖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너무 좋다. 어린 날의 설움도 아픔도 다 들어내고 이야기하고 그때 그렇게

힘들게 가난하게 살았는지를 몰랐다는 이야기부터 첫사랑에 성공하여 그 남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는 행복한 이야기까지

친구는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훈훈해져오는 인생의 엔돌핀이 아닌가 생각된다.

 

친구들아~~~다시 만날 때까지 지금처럼 그렇게 환한 미소 잃지 않는 건강하고 행복한 고운 나날 보내기를 ~~~~

어쩌면 얼굴들이 다 그렇게 변하지 않았는지... 약간의 주름만 생겼을 뿐...마음은 그 마음 그대로인걸....

남들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느끼고 있지...ㅎ ㅎㅎ언제나 가슴에 열정을 품고 생의 원숙을 향하여 나이에 부끄럽지 않을

고운 나날 보내자 꾸나 다시 만날 때 까지 안녕~~~*^^*~~~

 

얼마 전 출장 간 큰 동생이 엄마가 많이 야위었다고 해서 우리 집으로 모셔 오려고 하는데, 그냥 올라오시라고 하니 안 오셔서

내일 올케와 친정에 내려가는데 친정 엄마는 저녁에 전화를 2번이나 하셔서 절대로 올라오시지 않겠다고 한다.

더운 여름에 손님으로 가기 싫다고...추석 때 올라가서 좀 있겠다고...딸집에 무슨 손님이냐고 했더니 내가 어디 앓아누워

있냐고... 내려가서 보고 야위었으면 무조건 혼자 식사 안 해서 그러니 보쌈해서라도 데리고 오겠다고 큰 소리쳤지만 엄마의 고집을

어떻게 감당할지...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태풍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각별히 피해 없이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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