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의 글은 1996년 딸애가 우리 부부 결혼기념일 날 엄마 아빠께 쓴 글인데 예쁘게 색종이를 접어서 정성 들여서

쓴 글을 17년이나 지나서 다시 읽어보니 글자의 색은 희미해졌지만 착한 딸애의 심성이 느껴지는 고운 마음에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일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거실 장 유리 밑에 깔아 두었는데 이번에 딸이 tv를 사주어 집안을 정리하면서 나온 것이다.

 

살면서 자식을 키우면서 이런 소소한 잔정으로 부모마음에 흐뭇함을 안겨주는 딸이 있어서 나는 참 행복한 엄마라고

생각된다. 그런 착한 딸애에게 요즘 음식에 각별히 신경을 쓸 일이 생겨서 매일 미역국을 끓여주고 있는데 시장 난전에

파는 것 보다는 그래도 대형 슈퍼에 파는 것이 더 위생적이고 나을 것이라 믿고 특히나 하나로 클럽에서 사면 더더욱

100% 우리 농산물 이라고 신뢰가 가기에 요즘 자주 하나로 클럽을 찾게 되는데...

 

얼마 전 제삿장도 볼 겸 미역을 대형으로 완도 산 산모용으로 사와서 국을 끓이려고 마른 미역을 불렸는데 미역줄기가

병이든 것도 많고 미역 잎에 이상한 무늬나 점 같은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아서 불린 양의 반은 버릴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불린 미역을 들고 하나로 클럽에  찾아가서 말하고 싶었지만 바쁘기도 하고 어쩌다 이번 것만 그렇겠지

하는 마음에 그냥 지나갔는데, 오늘 또 미역을 불리니 아니나 다를까 전번 것 보다 더 심한 상태여서 4번은 국을 끓일

양을 2번으로 다 불려서 끓였다.

 

불린 미역을 사들고 차를 운행하여 가기도 그렇고, 그냥 있자고 하니 수산물을 취급하는 사람들의 심성이 이렇게 가면

안 된다는 마음도 크고...

작년에 농산물에서 복숭아 한 상자를 좀 비싼 가격에 샀는데 썩은 것이 좀 많아서 내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지만...

그때는 복숭아 생산자 전화번호가 있어서 전화를 드렸었다. 할머니께서 눈이 나빠서 그렇게 되었나보다고...

다시 한 상자를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고 앞으로는 잘 선별해서 넣으시라고...

 

이번에도 그 미역 출고 회사에 전화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아무리 찾아보아도 회사도 전화번호도 없다. 무슨 이런 일이... 그냥 완도 산 산모용 미역만 보인다. 하나로 클럽 영수증도 이미 버렸고...가격이 \6.500인지 \7,000 인지 모르겠다.

자주 국을 끓여야 해서 큰 것 두개를 샀다. 다른 상표로...

남편이 웬 미역을 그렇게 많이 사느냐고 했을 정도의 양이었는데 그중 하나로 두 번 끓이고 반은 버린 샘이다.

 

예전 말에 장사하는 사람이 저울에 눈금을 속이면 자식이 잘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다 전자저울을 쓰니 그리 속이지는 않겠지만 며칠 전 뉴스를 보니 그 전자저울 눈금을 속인 사람이 나왔다.  끼니를 굶을 만큼 가난하게 살지도 않는데 왜 아직도 그런 술수를 쓰는지 모르겠다.

과실 농사나 야채 농사나 수산물에 종사하시는 분이거나 물건 상태가 안 좋은지 뻔히 알면서 그것을 근사하게 비닐로 겉만 번듯하게 포장해서 파는 것도 저울의 눈금을 속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생각된다.

 

이제는 좀 성숙된 생각과 아량으로 눈앞의 이익만 따지지 말고 내 양심에 어긋나는 상행위는 안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좋은 상품을 팔았을 때 우리는 그 상표를 믿고 두 번 세 번 계속하여 구매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을 때는 그 상품은 피하게 마련 아니겠는가...그냥 전화번호라도 있었으면 병든 미역은 애초에 말리지 마시고 포장할 때는 잘 선별해서 넣으라고 당부라도 하고 싶었는데...나 혼자 불쾌하고, 나 혼자 참고, 내가 이러지 않아도 다 우주법계에서 징계할 사람은 징계를 할 것이라고 마음을 쓸어내려 보지만...

 

예전에 시장에서 시금치 한 단을 사와서 열어보면 속에는 아주 작고 형편없는 이상한 풀이 들어 있었을 때의 그 기분 나쁨...

요즘 좀 비싼 포항 초에는 그런 실망은 없었지만...홈쇼핑에서 조기나 갈치, 키위 등을 사서 배달되었을 때 그 크기가 너무

상상보다 작았을 때의 놀라움...그렇게 몇 번 속고 나면 정말이지 다시는 또 속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클 것이다.

바짝 말린 미역은 겉포장으로 보기에는 다 시커멓게 보이니 어떤 것이 좋은지 몰라서 좀 비싼 것으로 사왔는데도 이런 질이라면 무엇을 믿고 사야할지...

 

우리나라도 말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인격적 상도나 공중도덕의식등도 선진수준에 들어섰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이타자리하는 마음으로 모두 공업공생  하면서 잘 살아 가기를 바램해본다.

호주나 뉴질랜드, 유럽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그네들은 먹는 것으로는 장난을 치지 않는다고 하는데....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문화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고, 국가에서도 철저한 품질검사와

아울러 종사자 여러분들의 의식이 깨어 있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사진은 찍었지만 올리지는 않겠다.

더 살기 좋은 진정한 선진 미래를 위해서...갈등하면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다.

 

지난주에는 월초 불공 이였고,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제사와 이런 저런 가정사 일들에 바빠서 블로그를 자주 열지 못했음에도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 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점점 더워오는 날씨에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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