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모래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설날 동생 집에서 우리 집으로 오신 올해 84살이 되시는 친정엄마가 오늘 대구로 내려 가셨다.
누구 기다릴 사람도 없는데 보름 지나고 내려가시라고 하여도 내일부터 눈이 내리고 기온도 내려간다고 하니 기어이 가시겠다고 한다.
구정 날 오셔서 꼭 일주일 계시다 내려가셨다. 동안 엄마와 함께 킹콩찜질방에 다녀오면서 할머니 추어탕을 먹고 왔고 영등포 이모님 댁에도 다녀왔다.
위암 수술을 하신 이모부가 아직 보행이 완전하지 못하시어 친정엄마 생각에 자신이 얼마나 제부를 더 볼 수 있겠느냐고 하시면서 서울에 오시면 꼭 이모님 댁을 찾아 가시는데, 이모님은 또 언니를 위해서 남원에 내려 가셔서 지리산 약초를 넣은, 입맛도 당기고 소화도 돕는 환약을 지어 오신 것과 어지럽고 영양에 좋다면서 동충 하초와 뽕잎, 쥐눈이콩 등을 넣어서 만든 환약이라면서 약 뭉치를 두개나 주신다.
엄마와 이모님은 또 서로 봉투를 주고받고 받아라 안 받는다 신강이를 한참 하다가 결국은 준만큼 다시 받아서 돌아 왔는데 언니를 부모처럼 끔찍이 위해 주시는 이모님과 엄마사이를 보면서 자매지간에 저토록 정이 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볼 때마다 감동이다. 엄마는 이모 집에 다녀오니 한 가지 일을 끝낸 기분인지 자꾸만 내려가시겠다고 성화여서 갑자기 아침 뉴스에 내일부터 눈이 많이 내리고 날씨도 한파가 몰아닥친다고 하여 내려가시기로 하고 영등포역에 갔는데 항상 역에는 일찍 나가야하는 엄마의 성격 때문에 좀 일찍 도착했다.
대합실에 사람들이 많이 붐벼서 제일 뒷자리에 겨우 앉았는데, 조금 뒤 쪽에서 왁자지껄 노숙자 같아 보이는 남자들 5~~6명이 술을 먹으며 떠들고 있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 또 여러 남자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것 같아 보였다. 막내가 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지라
그런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았는데 조금 있으니 그네들 중의 한 남자가 우리 자리 쪽으로 와서 앞에 아저씨에게 돈 천원을 달라고 했다.
아저씨가 저리 안가느냐고 호통을 치니 바로 뒷자리의 우리 옆으로 와서 자세도 잘 못 가누며 꾸부정하게 서서는 계속 "돈 천원 내 씨.." 하면서 자리를 뜨지를 않았다. 친정 엄마는 귀가 어두운데 왜 그러냐고 자꾸만 말을 하여 내가 큰 소리로 왜 연세 많은 할머니한테 와서 그러냐고 가라고 안가면 신고하겠다고 전화기를 만졌더니 자기는 신고해도 하나도 걸릴 것이 없다고...지독한 술 냄새를 풍기면서 옆에서 꿈쩍을 안 해서 어찌나 화가 나는지 정말 신고하려고 했더니 친정 엄마가 저런 사람 건드리지 말라고 말린다. 슬며시 갔지만 가만히 보니 그렇게 모여 있던 남자들이 흩어져서 자리마다 돌면서 돈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 남자가 가고나자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단돈 십원도 주면 안된다고 한다. 주면 바로 또 술 사 마실것이 불 본듯 뻔하니...
영등포역은 서울역 다음으로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큰 역인데 역 구석구석에서 술판을 벌리고 고약한 술 냄새를 풍기며 노인이나 여자들 옆에서 돈을 요구하는 불쾌하고 지저분한 사람들을 왜 단속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지하철 잡상인만 단속 할 것이 아니라 알콜 중독자들이 대낮부터 술판을 벌리는 이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경찰이나 철도청 직원들이 상주하여서 역 이용자나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눈살 찌푸리며 불쾌한 냄새에 코를 쥐면서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의 기생충 같은 이런 사지 멀쩡한 사람들은 실미도 같은 곳에 데리고 가서 혹독한 노동을 시켜서 자신이 일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을 뼛속 깊이 심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날로 심각해져가는 알콜 중독자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방안을 찾지 않으면 앞으로 계속하여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되고,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 싶은데.... 나 혼자만 열 내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되는데....
그들도 다 젊어서 한 때는 남의 귀한 아들이였고 한 가정의 아버지였을텐데....안타깝고 가슴 아픈일이 아닐수 없지만
세상사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고 술로 세월을 죽여서야 되겠는가...그러나 한번 알콜에 중독된 사람들은 재기하기가 정말 힘든다는 것을
세상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는 이 심각한 문제를 복지부의 한 부서에서 정말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서 3d직종이라고 기피하는 중소기업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쓸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술과 격리시켜서 장차는 홀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어떤 프로그램이 마련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너무나 크지만 요원한 일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올케와 엄마와 같이 점심을 먹고 다시 대합실에 왔더니 역 대합실 의자에 군데군데 얼굴이 홍씨 같이 붉은 남자들이 마스크에 모자를 쓰고 앉아서 술 냄새를 지독하게 풍기면서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내가 올케에게 오기 전에 엄마한테 돈 천원을 달라고 한 알콜 중독자 같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 포진하고 있다고 하니 "형님 딱 보니까 알겠네요 그 옆으로, 뒤로 , 앞으로, 다 같은 부류의 사람들 같네요" 한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알콜 중독에 치를 떨면서 올케는 무섭다고 하여 먼저 가라고 하고 나는 입장권을 끊어서 엄마를 태워 드리고 집으로 왔는데 그 군상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다.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요일 절에 갔다 오면서도 느꼈지만 동묘 역에도 그렇고 종로 3가역이 특히나 더 많은 할아버지들과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 옆을 지나칠 때마다 막걸리 냄새가 정말 장난 아니게 많이 나는 것을 느낀다. 왜 우리나라는 건전한 놀이문화가 없고 모였다하면 술판을 벌이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도 도서관에 가서 신문도 보고, 책도 보고, 붓글씨도 쓰고, 그렇게 멋지게 노후의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가 싶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정말 술 문화를 다 같이 생각해보고 패가망신하지 않도록 젊어서부터 주도를 잘 배워야 하리라고 생각하면서...
오후부터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니 잘 준비하여 다니시고...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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