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긴긴 세월

7천만년 동안

숨겨둔

마지막 열정의 끝자락

디스켓에 저장해두고

저렇게 쌓아두고

의식의 끝까지 달려가

확인하려 했던

사랑의 메모리

어느 디스켓 속에 숨겼을까

벗은 욕망을 희롱하는

흐드러진 단풍 웃음

청석바위 같은 네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노을을 태운다

격포 바다

수평선 멀리

시월에 취한 나를

이태백이 웃고 있구나.

 

 

 

 

  사람의 인연이란 정말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나이가 들어 갈수록 깨닫게 된다.

남편이 20대 후반에 첫 직장에 같이 입사한 동기들 중에 같은 띠의 동갑이 4명이 있었는데 모두 올해 환갑이 되었다.

소위 토끼 4마리라고 표현한다. 두 마리는 집토끼고 두 마리는 산토끼라고 자기들 끼리 그렇게 불러서 우리는 웃었지만... 

 

 그동안 서로 안부와 소식을 전하면서 살아 왔었고 자녀들이 결혼할 때 얼굴도 보면서 지내왔는데 이번에 부부 동반하여 같이 군산에서 모이기로 하여 내려가서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사업을 하시어 성공하신 한분이 많이 준비하고 후원도 해주시고 수고해준 덕분에 우리는 좋은 구경 잘 하고 와서 고맙다. 앞으로 일 년에 한번 씩 만나자고 약속도 했다.

 

수원과 익산,  광주, 인천에서 모두 모였다. 우리가 조금 늦게 도착했다. 맛 집을 찾아서 조금 늦은 맛있는 점심을 먹고 부근 월명 공원에 잠시 올랐다가 오후 6시에 새만금 방조제를 통과해야 한다고 하여, 공원은 생각보다 호수도 있고 산책하기에 좋았는데 중간에 걸음을 돌렸다.

 

말로만 듣던 새만금 방조제는 엄청나게 크고 길도 잘 닦여져 있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이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중간에 휴게소와 전망대가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한 곳에 차를 세우고 잠시 어마어마한 방조제를 둘러보았다.

새만금 방조제는 군산과 부안을 연결하는 총연장 33.9KM 세계 최장 방조제로 여의도 면적의 140배인 28300ha의 토지가 조성되며

오는 2020년 까지 산업, 과학, 관광단지로 개발 된다고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쳐 찾아보면 정말 자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 하시기를...

 

사진에 취미가 있으신 한분이 계셔서 열심히 찍고 계셨는데 날씨가 흐려서 바다는 멀리까지 잘 보이지 않았다. 나도 석양의 황홀한 노을을 담고 싶었지만 시간도 없고 그냥 부근에 초원과 바람개비만 몇 장 담았다.

저녁 무렵 채석강에 도착하여 부근 리조트에 짐을 풀어놓고 물이 차온다는 채석강으로 향했다. 오래전에 채석강에 다녀 온 적이 있었고  시까지 남겼지만 여유로운 시간은 가지지 못했다. 예전에 기억은 희미한데 그때는 줄을 쳐놓지 않은 것 같은데 자꾸 바위가 부식이 되어 떨어지니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줄을 쳐 놓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채석강 위로 너무 가까이 계속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어서 귀중한 천혜의 자연이 훼손 될까 걱정이 된다.

 

채석강에 대한 소개는 사진을 참고 하시기를... 저녁은 꽃게탕과 회로 맛있게 먹고 밤에는 바닷가에서 불꽃놀이를 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야참까지 먹었다고...

나는 밤에는 나가지 않고 다음날 새벽 바다를 홀로 거닐었다.

 

그때 쓴 나의 시를 다시 읽어보니 책을 쌓아둔 것 같은 바위들을 나는 디스켓을 쌓아 둔 것으로 생각했나보다.

그 디스켓 속에는 책보다 더 많은,  더 어마어마한 양의 추억과 사랑과 꿈과 그리움이 내장 되어 있으리라고...

이제는 그 많은 용량의 메모리도 너무나 작은 유에스비칩 하나면 다 저장할 수 있다는....

내일 적벽강과 내소사 편을 올릴 것을 약속드리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새로운 한 주 힘차게 열어 가시기를...~~~*^^*~~~

 

 

 

1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