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을 그리며..

 

                                                                                                    정 향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봄마저 울고 있다

그토록 비우고 비우라는

그 날카로운 꾸짖음 때문에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안으로만 충혈 된 긴 흐느낌

마지막 순간까지

온몸으로 보여주신

당신의 아름다운 마무리

타오르는 다비장 불꽃

시방세계 모든 만다라의 흐는낌

봄비되어 나린다

살아생전 그 모습 한번 친견치 못하고

떠나가신 후 에사 당신 숨결 그리워

늦게야 달려 갔지만

멀리 계셔도 늘 가슴에 계신다 믿었지만

이 서늘한 그리움

이제

그 무슨 말로

당신의 그 맑고 향기로움을 표현 하리오

그 어떤 형용사로

당신의 그 고매한 인품을 나타 내리오

그 무슨 찬사로

당신의 마지막 한 점 남김 없는 비움을 찬탄 하리오

또 더 이상 무슨 글로

당신을 오롯이 말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천지에 그윽한

아련한 그 향기마저 거두어 가시려

이렇게 봄비로 씻고 계신 그 깊은 뜻

아직도 헤아리지 못하고

통탄하는 이 중생

다시 천지에 봄빛은 아련한데

형형한 그 눈빛 뵈올 길 없고

비우고 또 비우라시는 그 음성 들을 수 없음에

마음 속 슬픔은 강이 되어 출렁입니다

다시 우리 곁으로 오소서

미혹한 중생의 간절한 바람

늘 맑고 향기로운 바람으로 일깨워주소서

성불의 길로 인도해 주소서

이고득락 왕생 성불 하시옵소서

옴마니메훔 옴마니반메훔 옴마니반메훔


 

 

  며칠 전에 스님께서 위독하시다는 글을 잠간 읽었는데....오늘 평생 학습 다녀올 그 시간쯤에 입적하셨나 보다. 뉴스를 통해서 스님께서 남기신 유언을 들었다.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해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 고 하시고는.....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란 책을 빌려 올 때부터 스님께서 이제 마지막을 맞을 준비를 하시는 기분이 들었는데... 평생으로 우리 앞에 정말 이 시대의 큰 스승으로서 버리고 또 버리는 무소유의 향기로운 삶을 보여주신 깊은 인품의 대 스승을 이제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스님은 생전 "우리는 필요에 따라 소유한다. 하지만 그 소유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을 갖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에 얽매이는 일, 그러므로 많이 가지면 그만큼 많이 얽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박재철) 큰 스님은 승려, 수필가로써 1932년 10월 8일 ~ 2010년 3월 11일2010년 3월 11일 오후 1시 51분 입적했다. 세수 79세. 법랍 56세로 그동안 폐암으로 투병 했다고 하신다. 김수환 추기경님, 성철큰스님, 내가 사는 시대에 큰 별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음이 안타깝다. 다비는 13일 오전 11시 송광사에서 치러진다고 한다.

 

스님의 이름으로 출판된 모든 출판물은 더 이상 출간하지 말며 사리도 찾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고 거듭 당부 하셨다고 하신다. 마지막 가는 길 까지 철저하게 무소유를 실천하고 떠나가신 큰 스님께서 왕생 성불 하시기를 ....

옴 마니 반 메 훔

옴 마니 반 메 훔

옴 마니 반 메 훔...

 

스님을 가까이서 한 번도 뵌 적이 없지만 늘 저서를 통해서 마음의 스승으로 우러러 존경해 왔었는데, 이렇게 빨리 떠나가실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이 가슴 서늘함... 아련한 슬픔의 파고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스님께서 평생 온몸으로 보여주신 맑고 향기로운 무소유의 삶은 영원히 우리 앞에 큰 등불로 비춰 주실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매한 학처럼, 산 속 깊은 골짜기 고요히 피어 있는 한떨기 난처럼, 그렇게 기품있게 인간 삶의 바른 정도를 우리 앞에 펼쳐 보이시다, 이제 홀연히 몸은 우리 곁을 떠나가셔도, 진정한 부처님의 불자로 계율을 어기지 않고 평생 살아오신 거룩한 모습과, 수척한 그 모습에서 풍기는 법 높은 수행자의 깊고 그윽한 고귀한 향기는 천지에 봄꽃처럼 진동하며 우리 가슴에 영원히 살아 계실 것이라고 생각된다.

 

법정 큰스님이시여 왕생 성불 하시옵소서!!!!!

왕생 성불 하시옵소서!!!!!

왕생 성불 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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