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능일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조금 추운 것 같다. 모든 수험생들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실수 없이 백프로 발휘해 주기를 서원 하면서 수험생을 둔 학부모님들께서는 지금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 모든 수험생 여러분 화이팅!!!!~~~~
늘 가슴에 따뜻한 기억들이 있어, 아무리 추운 밤에도, 때론 아무리 아프고 힘든 밤에도, 슬프지 않고 다시 추스르고 일어 설 수 있는지도 모른다. 지나온 시간들 속에 모닥불처럼 훈훈한 추억 있음이랴. 송림사에서 파계사 동화사를 지나오면서, 새아기와 아들, 시동생에게 오빠가 없이 자란 내게 마치 친정 오라버님 같은 큰 아즈버님과 작은 아즈버님과의 추억들을 다시 이야기 해 주면서 그날을 되삭임 했다.
큰 시숙님은 박사학위까지 받으신 정말 훌륭하신 분이셨다. 우리나라 농촌의 장래를 위해서 끝없이 연구하시고 노력하신 분이셨다. 어느 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우리 곁을 떠나가신 것이다. 우리 집안의 기둥이셨는데... 신장 180센티가 넘는 멋진 용모에 ROTC 장교출신으로 평소 테니스도 열심히 치시고 운동도 너무 잘 하시던 분이셨는데 그렇게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얼마나 다정하시고 자상하셨는지 그 따뜻한 기억들은 너무나 많다. 우리가 울산에서 명절을 쐬러수원까지 올라 갈려면 11시간에서 13시간 이상 차가 밀려서 늦게 도착하여 형님이 남겨둔 내 몫의 일들을 하고 있으면 모두 다 자고 있어도 늦은 밤까지 시숙님 혼자 주방 식탁에 앉으셔서 신문도 보시고, 이런 저런 집안 이야기를 하면서 끝까지 내가 일을 다 마무리 할 때 까지 기다려 주셨다. 미안해 하시면서...
어디 그뿐인가 일본엑스포단지에 연구회원으로 교환 근무로 고급 공무원들과 여러 분야의 연구원들이 파견 근무하러 일 년간 가 계실 때, 남편회사의 계열 회사 높은 분과 같은 방을 쓰면서, 그분이 한국에 갑자기 나간다고 하여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보내주신 실크 스카프는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퇴근하는 남편이 싱글 벙글 하면서 집에 돌아 와서 무슨 좋은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계열회사의 높은 분이 불러서 갔더니 일본 계신 형님하고 같은 방에 있었는데 갑자기 회사 일이 생겨서 나온다고 하니 형님이 제수씨 갖다 주라면서 선물을 보내 오셨다고 하면서 자네 와이프자랑을 어찌나 하던지 나도 한번 보고 싶다고 말씀하면서 선물과 편지를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꽃무늬도 고운 실크 스카프와 편지글 속에는 일가친척과 가족들의 안부를 물어 오셨다. 시어머니
께서 일본에 계신 시숙님께 그래도 네가 막내니까 집안에 안부 편지라도 좀 보내 주라고 말씀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막상 선물을 받고 나서 답 글을 아니 보낼 수가 없었다. 여러 가지 집안에 행사나 결혼식 제사 이야기 등을 써서 안부 편지를 보냈다.
그때 마침 아들이 백일 기침감기가 너무 심하고 열이 펄펄 끓는다고 편지 끝에 전했더니 이마에 대면 체온이 나타나는 체온계와 시계가 나오는 볼펜을 또 보내 오셨다. 너무 고맙기도 하고 마침 연말이라서 그때 내가 비누공예품을 배우고 있었다, 향기 좋은 비누를 속에 넣고 겉에는 고운 헝겊 테이프로 학 같은 것을 만드는 공예품 이였다.
비누공예품 두 점과 지금처럼 시디는 아니고 테이프에 직접 오디오상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그때 유행하던 노래들 '아 대한민국' '그쟈' '보이지 않는 사랑' '하얀 겨울에 떠나요'... 등 내 스타일의 노래들을 녹음해서 앞면은 가요 뒷면은 ‘그리운 금강산, ‘동심초, '오오 내사랑 목련화여' '이별의 노래' '고향의 노래' '님이 오시나보다'등 조수미, 엄정행, 등 여러 테너 가수들로 감성적인 노래 40여곡 녹음하여 보내 드렸다.
답장이 오기를 그 녹음테이프가 연말 연초에 도착 했다고 하신다. 크리스마스 즈음 보냈는데, 그래서 연구실에 일본 사람들은 다 설 쐬러 가고 없었다고 한다. 처량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며칠 동안 있어야 했는데 그 테이프가 너무 좋아서, 한국에서 간 연구원 40여명이 남아 있었는데 방송실에 그 녹음테이프를 갖고 가서 우리나라를 그리워하면서 새해를 맞았다고 하시면서 그때 그 방송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다 제수씨께 고마워하였다고 하셨다.
정말 내가 보내드린 작은 정성이 그렇게 많은 분들께 감동의 선물이 되었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집안에 크고 작은 모든 일에 앞장서서 일하시고 모든 분들이 다 좋아 하신 그 멋진 시숙님께서 꿈결같이 세상을 갑자기 떠나 가셔서 우리 모두 받은 충격은 말로는 다 할 수가 없다. 지금도 그 다정하신 목소리가 들리는듯하다. 노래는 또 얼마나 잘 부르셨는지...이번에 조카들이랑 노래방에 가서 들어보니 어쩌면 시숙님의 노래 부르는 스타일이랑 똑 같은지...노래도 너무 잘 부르고...
큰 시숙님이 돌아 가신지도 까마득한 세월이 흘러갔지만 추억은 다시 또 조카들의 모습에서 생생히 리바이벌 되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언제 적이던가 6남매 가족 모두 합천 해인사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모닥불 피워놓고 둘러앉아서 밤늦도록 노래하고 대화하면서 보낸 유난히 별이 총총하던 그 밤의 기억은 지금도 또렷이 마치 엊그제의 일처럼 생생하기만 한데.....
우리가 몇번씩이나 작은 평수에서 조금 큰 평수로 이사 할 때 마다 제일 일찍 달려 오셔서 도와 주셨던 기억들까지.... 생각하면 가슴이 울컥하고 눈시울 뜨거운 추억들이 너무나 많다.
나도 자꾸만 지난날을 되새기는 나이가 되어 가나보다. 괜시리 눈물 나게 곱던 단풍들이 쓸쓸한 낙엽으로 포도 위를 뒹구는 이 계절이 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생생한 기억들로 가슴 한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다. 어디 에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계실 것만 같은데... 따뜻한 기억들, 훈훈한 그 정, 다정한 그 목소리....그리운 그 모습은 영원히 우리 가슴 깊이 살아 계실 것이다.
윤회의 길목에서 다시 또 스칠 날 있다면 이제는 오래 오래 고운 정 나누고 싶다고....지금쯤은 왕생성불 하셔서 그 멋진 모습으로 흐뭇한 미소 날리시며 잘 지내고 계시리라고 생각 된다....
남편은 정몽준님이 티브이 뉴스에 비칠 때는 늘 큰 형님이 생각난다고.... 어제도 말해서 어쩌면 나랑 똑 같은 생각이냐고....어질게 보이는 모습과 분위기가 닮았다고...애틋한 추억을 되새기면서 잠시 가슴 한켠 따뜻해져 옴을 느낀다.
김장하고 났더니 온 삭신이 아픈듯하다. 그래서 남편과 같이 찜질방에 다녀 왔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그래도 건강하기에 맛볼 수 있는 피로와 피곤이 아니겠는가 싶다. 힘든 일을 할 수 있다는...해 냈다는...뿌듯함이랄까.... 아무턴 일 년 중 제일 큰일을 하고 나니 마음만은 사뿐하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방문해 주시는 고운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분들께 고운 정 듬뿍 주시고, 뜨거운 사랑도 아낌없이 나누시면서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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