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추천으로 00은행에 입사하여 2년 반 동안을 아주 재미있게 직장 생활을 했다. 결혼한 후에 놀다가 다시 여대생들과 생활을 하니 너무 재미있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후에 은행 측에서 모든 서류를 다 컴퓨터에 입력하는 시스템을 마치게 되어서 그만 둘 때 까지 딸애랑 6개월 동안 같은 직장에 다녔었다.
그만 둔 후에 정부보조금으로 재취업을 위해서 무언가 새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요리학원에 6개월간 다녀서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내가 다니던 절 유치원에서 조리사직을 6개월 쯤 했다. 나름 재미있고 아이들이 내가 만들어준 음식이 맛있다고 조리실에 와서까지 인사를 할 때는 흐뭇하니 기분이 좋았다.
호주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와서 그만두기 까지는 이 병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2006년 정확히 10월말 쯤 이였다.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일을 하려니 너무 목이 아파서 추석을 지난 후에 그만 두고 대구에 내려가서 친구들을 만나서 쉬면서 한의에 가서 침이나 좀 맞아야 되겠다고 했더니 중학교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그냥 침을 맞지 말고 자세한 사진을 찍어 보고 침을 맞던지 하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올라 와서 동네 서울대 출신 의사가 하는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다.
잠시 후 의사가 깜짝 놀라면서 희귀난치성 질환인 후종 인대 골화증 이란 병 같다고 하면서 당장 서울대 병원에 전화 접수해서 자기 은사인 교수님을 찾아 가라고 했다. 서울대는 한두달은 기다려야 하니 자기가 동문접수로 전화로 미리 접수를 해 주겠다고 하신다.
희귀난치성질환이란 말만 듣고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주 몹쓸 병에 걸린 거라고....인터넷으로 알아보니 그 어떤 약도 없고 원인도 모르고....병이 진행되면 사지 마비가 온다는 무서운 사실과 사지 마비가 되면 유일하게 수술을 해야 된다는 것 정도만 나와 있었다.
그날로 밥도 먹히지 않고 나오는 건 눈물뿐이고 밤에 잠도 안 오고...곧 오늘 내일 죽을 것처럼 .....
온 집이 초상집 분위기이다. 아들은 아는 교수님한테 물어 보고....한뭉치 복사를 해왔다 그 병 원인과 증상에 대해서....우리나라에는 흔치 않고 일본에서는 많이 걸리는 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알려진 자료도 많지 않고 말 그대로 희귀난치성질환이라는 글만....
서울대병원에 예약하고 간 날에 조수선생님께 엑스레이를 보여주고 추천서도 보여 주고 순서를 기다리다 주치의를 만났는데 청진기도 갖다 대지도 않고 그냥 양 손을 폈다가 오무렸다 가를 빨리 해 보라고 하신다. 그러더니 그게 빨리 안 될 때 그때 다시 와서 수술을 받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볼 때는 후종인대골화증이 틀림없는데 MRI촬영 한번 해보지 뭐 그러면서 스케줄보고 촬영 날짜를 받으라고 하고는 다른 말씀도 없이 진료는 끝났다.
몇 날 며칠 불안하고 초조하게 울면서 보냈는데...후련한 이야기도 없고 그렇게 진료는 끝나고 한달을 기다려 MRI사진을 찍었다. 숨을 들이쉬라 내쉬라 참어라 침을 삼키지 말라....괴로운 시간이 지나고 또 한 달을 기다려 후종인대골화증이 확실하고 좀 많이 진행이 되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동네 병원에 가서 처음 그 의사에게 들어 보라고 한다.
마침 남원 이모님이 서울에 오셔서 그때 척추수술을 하셨는데 내 진료 날짜와 같아서 병원에 갈려고 했는데 갈 수가 없어서 이모님께 대충 이야기를 하고 엄마한테는 아무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이모님께서 엄마한테 내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엄마가 전화 와서는 나보다 더 애통 절통 울고불고 난리셨다. 왜 나이 많은 내가 그런 병에 걸리지 앞길이 구만리 같은 네가 그런 병에 걸렸냐고....여동생까지도 전화오고... 친가 쪽으로도 남편이 대충 이야기를 해서 모두 걱정을 하고 ....나 자신부터도 당장 어떻게 될 것처럼 매일 아무리 참아도 눈물만 흘러내리고...먹지도 잠자지도 못하고...그렇게 긴 시간들이 지나갔다.
엄마는 매일 전화 와서는 병이 있음 약이 있지 왜 약이 없느냐고....한의에 가서 알아보라고....매일 그냥 있지 말고 다른 큰 병원에 가서 새로 진찰 받아 보라고...오진일 수도 있다고...한 병원에만 가면 안 된다고....매일 성화인지라 정말 경희대한방병원에도 가보고....우리나라에서 좀 크다는 병원은 몇군데 더 가 보았다. 그러나 결과는 같고 어떤 병원은 이런 병 자체를 처음 들어 본다는 곳도...
그러던 중에 동네 아는 동생이 언니 그 병이 티브이에 나왔다고 하면서 인터넷에 그 병을 앓는 사람들 카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후종인대골화증이라고 치니 정말 카페가 있는게 아닌가? 너무 반가워서 그날로 회원 가입을 하고 그곳에 들어가서 글을 보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그 병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그 병에 전문의가 어느 분인지도...
세미나도 열고 훌륭하신 회장님을 만나 뵙고 많은 상식과 병에 대한 불안감에서 조금은 벗어 날 수 있었다고나 할까....당장 죽는 병도 아니거니와 최악의 경우에 사지마비가 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그렇게 되기 전까지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는 것도....단지 수술 받은 후에 휠체어 신세를 져야만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분도 계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처럼 언제 사지마비가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어떤 내가 아는 분은 출근길에 지하철 계단에서 넘어져서 그때 다쳐서 여기저기 검사를 하던 중에 후종인대골화증이란 병이 자기가 걸렸다는 것을 알았고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에도 목이 불편하고 항상 팔다리가 아플 뿐 아니라 걸음도 그리 경쾌하게 걷지 못하신다.
세미나에 가면 정말 멀쩡하게 수술 받고 직장에 잘 다니는 분도 계시고, 또 그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도 계신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환자들의 바람은 그냥 수술 받지 않고 살기를 희망하지만...의사 성생님 말씀이 나이가 들은 환자 중에는 질환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중단 되는 사람도 있다고 하셨다. 실제 그런 분이 2분이 계신다는 것이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바람 하지만... 내가 이병에 걸린 후 착한 딸의 효도를 얼마나 받았는지 모른다. 화주경락이라고 한번 받는데 꽤 비싼 그 경락을 한번 받아 보자고 하여 받아보니 좋다고 했더니 목돈을 들여서 열번을 받아 보도록 했고, 한번 받아서 안 되니 두 번 세 번 열번씩 더 받으라고 하여 절대로 안 받겠다고 했더니 울면서 천만 원이 들어도 수술 안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그냥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라고 안 받는다고 했더니, 이번엔 서울 모 화장품 회사에서 일 년 동안 일주일에 한번 등 쪽 경락 포함해서 얼굴 마사지까지 받는 vip회원권을 큰 돈을 드려서 일 년간 받도록 해 주었다. 돈 모아서 시집가야 할 딸이 남자 친구도 없이 매일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다니면서 모운 돈으로 엄마를 위해서 그렇게 다 내어 놓고 있으니....
그뿐인가 매년 휴가 때 마다 엄마와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내심 엄마가 목 수술을 하기 전에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런 딸을 매일 빨리 하지 않는다고 나무람만 하는 엄마지만 딸의 그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며칠 전 무리해서 딸 방을 옮겨 준 것도 혹여나 내가 갑자기 수술을 받게라도 되면 누가 그렇게 해 줄까 싶어서....수술 받기 전에 내가 해야 할 큰일들을 마무리 하고 싶어서이다.
내가 그 병으로 확정 받고 나서 아들 딸 보고 빨리 장가가고 시집가라고 했었다. 이제 딸만 결혼 시키면 내가 해야 할 큰일들은 다 한 것 같은 안도감이 들겠는데....딸은 남자 친구도 없고.....
조금만 무리해서 일하면 목이 너무 아프다. 내가 이병을 알고 나서 좋은 점도 하나 생겼다. 정말 마음을 비우고 욕심 없이 착하게 살고 있다고나 할까...건강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 사실을 모르고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나 자신도 지금의 이 상태로도 (목 뒤에 작은 벽돌 하나가 달려 있는 듯 한 무거운 기분과 항상 목이 당기는 듯 아픔) 수술 하지 않고 살 수 만 있다면 하는 바람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정말 착하게 살아 갈 수 있는데.....이따금씩 손발에 쥐가 나고 마비가 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병을 알고 3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지금까지 건재함도 다 부처님의 공덕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장황하게 긴 글을 써는 이유는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 건강한 몸으로 살고 계심을 정말 고맙게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늘 착하게 베풀면서 웃으면서 사시기를 바람하기 때문이다. 정말 살다가 언제 자신도 원치 않을 병이 찾아 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몸이 안 좋으니 부녀회에서 하던 봉사 활동도 못하고 그 어떤 일도 못하고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어서 모든 활동을 접었다. 겉은 멀쩡한데 어디 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으려니 맘이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한번씩 목을 뒤로 젖혀 주어야 조금 시원한 듯한 기분이 들어서 자주 목을 뒤로 젖혀 보지만 그리 시원하진 않다. 요즘은 조금 더 진행이 되었는지 누워도 그리 편치를 않다.
그리고 건강할 때 봉사 활동도 많이 하시고....그렇게 좋아 하던 산에도 가지 말라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 하셨다. 만약에 넘어지면 정말 큰 일 이라고 하시니....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서 내 병을 잊고 살려고 하지만 .... 그래서 학교 운동장을 도는 정도의 운동만 ....지난날의 반성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기도로 일상을 채우려 하고 있다. 지금의 내 몸을 움직여 할 수 있는 일 정도만 하면서....
고운님들께 매일 올리던 글도 요즘 들어서 자주 올리지 못함도 이해해 주시기 바라면서.....
그래도 저는 아주 명랑하게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아직은 건강한 몸을 감사한 마음으로 귀히 생각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 하지 마시기를....그리고 정말 건강은 건강 할 때 지키시고, 소식하시고, 술, 담배 끊으시고, 건강에 힘 써시며 봉사도 많이 하시는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긴 글 읽어 주시어 감사 합니다. 늘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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