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사는 사람들

 

 

 

며칠전  파주 송탄면 발랑리란 곳에 다녀왔다

지명이 좀 웃습긴 하지만 금촌역에 내려서 15분 정도 다시 차로 달려간 그곳에는 한국 전통 음식의 맥을 잇기 위해서 밤낮으로

잠도 안자고 우리 먹거리를 위해서 보약같은 위대한 밥상을 창출하고 있는 정말 멋진 동생이 살고 있는데 다음에 까페도 운영하고 있다 .

 

구수한 빈대떡과 맛깔스런 각종 장아찌들이랑 싱싱한 게장 새우장 가자미식혜 오징어식혜 비트와 호박을 이용하여 너무도 곱게 빛을 낸 삼색 청포묵 하루전에 와인에 절여 두었다 각종 양념을 하여 연탄불에 애벌 구워두었다 다시 지져낸 등갈비와 삼겹와인구이 그리고 취나물과 무우를 곁들인 꽁치졸임속의 그 취맛이란 정말 말로는 표현 못하겠다 그뿐인가 냉이와 쑥 각종 조개를 넣어서 끓인 된장국 그 기막힌 맛이란.. 동생의 노하우를 살짝 물었더니 콩가루를 조금 넣었다는 말밖엔...

 

늙은 호박을 넣어 찐 찹쌀 호박떡이랑 호박식혜 과일...연탄난로위에 익힌 호박군고구마 은행....잠시라도 먹거리가 쉴틈 없이 나온다

그 푸짐한 위대한 어머니의 밥상보다 더 내 마음을 쾅 치는건 그곳에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다

멀리서 볼때부터 예쁜 목재로 나즈막히 만든 담장부터 그 집에서 사는 이들의 멋스러움이 보였지만 아니나 다를까 마당에 있는 연못엔 금붕어가 추운 날씨임에도 우리를 반기며 꼬리를 치고 한쪽켠 마치 하회탈같은게 큰 바위위에 한무더기 진을 치고 있고 그 옆엔 5층 석가탑의 분신인양 작은 석탑이 조용히 먼길온 손님을 맞아준다

 

넓은 마당에 3집이 각각 독립되어 있는데 그 주된집엔 마치 라이브까페에 온듯한 분위기다. 드럼과 크고 작은 북들 그리고 금방 꽁지머리를 한 주인이 마이크를 잡고 라이브를 할 듯한 그런 분위기다 그 주변엔 크고 작은 그림과 도자기 화분들이 온방을 다 차지하고 있다

동생의 19살때 청순가련한 신비한 그림과 지금 현재의 그림도 그려져있고...두사람의 숨은 로멘스를 잠시 엿보기도 하면서..

이 멋진 집의 주인장이 우리가 점심을 끝냈을때 직장에서 돌아 왔는데 한마디로 예술가셨다

화단에 등단도 하시고 글도 쓰시고 악기 연주및 라이브실력도 대단하신...아니 그 무엇보다도 이렇게 멋진 삶을 우리앞에 펼쳐 보이시는

그 분과 동생의 삶이 너무 너무 부러워서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뿐이랴 그 뒷집에 사는 수련님 가족들 역시 동화속 같은 삶을 살고 계셨다

영어교사인 남편과 더불어 처녀때부터 이런곳에서 살고 싶었다는 두분, 개발이 덜되고 때가 덜묻은 곳을 찾아 찾아서 자리 잡았다는

이곳의 풍수는 정말 아늑한 새둥지 같은 곳이였다. 봄이면 산으로 들로 몸에 좋다는 보약같은 온갖 약초를 캐서  다듬고 찌고 말려서 발효차를 만들어 지인들이 오면 대접하면서 건강 강좌아닌 강좌도 하고 멋지게 가꾼 잔디와 채마밭과 들꽃 종류도 40여종이 넘는다고 하면서

 

 봄이나 여름에 놀러 오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시는 선생님과 그곳 생활에 기꺼이 동조해준 이쁜딸들도 공부를 잘해서 일류대학 졸업후 좋은 직장에 취직도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맑고 향기로운 물좋고 공기좋은 곳에서 토끼가족같이 예쁘게 사는 두 이웃이 너무 셈나도록 부러웠다

 

 

시골에 발령을 받으면 다들 도시로 기를 쓰고 나오려는게 인지상정인데 더 시골스러운곳을 찾아서 그네들만의 멋진 삶을 예쁘게

가꾸며 살고 있는 부부의 얼굴은 나이보다 훨 젊게 보인다. 천식도 고치고 감기도 달고 살았는데 이젠 병원을 찾지 않는다고 자랑아닌

자랑을 하신다 내가 꼭 와서 살아야 할거 같은데...

돌아 오는길엔  동생이 바리 바리 친정 다녀오는 딸들처럼 이것저것 푸짐히 싸주어서 무겁게 들고 왔다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하는 생각과 더불어 아직도 이렇게 착한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하는 그런 마음에 가슴 뿌듯해진다

돌아 오는길까지 올때나 갈때나 차로 실어 나르면서 자신들의 삶을 자랑스럽게 열어 보이는 고운님의 얼굴 표정은 한없이 행복해 보인다

마당에 잔디가 파랗게 물이 오르고 온갖 들꽃들이 다투어 피기 시작하면 집에 찾아 오시는 손님들이 몇백명이 된다고 하니 그때마다

그 향긋한 발효차로 건강도 챙겨주고 그들의 넘치는 사랑과 행복 엔돌핀까지 덤으로 나눠 줄 거 같다

 

그러면 앞집에 동생은 또 맛있는 호박전이나 별식을 해서 나를거구...정이 넘치는 두 이웃을 벗하며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고

되뇌이면서 역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한시간 거리에 그토록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있음에 부럽고 그 공기좋고 물좋은 그곳이 개발이란

미명하에 시멘트 포장으로 숨막히게 밀폐 되지 않고 언제 까지나 밤이면 은하수가 폭포처럼 쏟아지고 봄이면 지천에 깔린 산약초들로

향기 풍기는  가슴이 답답할땐 푸른하늘이 호수같은 아름다운 마을이 되기를 빌어본다 그곳에 사는 멋진 이들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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