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아 물렀거라 공주마마 나가신다~~

 

 

 만난지 40년이 된 정겨운 친구들 모임이 있다 .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여자들의 우정에 대해서,결혼을 하고 나면 다 헤어지게 된다고,그렇지만 우리는  애들 키울동안 잠간 쉬고,오늘날까지 그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물론 친구 남편들도 잘 알고 있는데,대구에 4명 부산에 1명 서울에2명 떨어져 있지만,일년에 두번 정기모임을 갖고,자녀들이 결혼을 하게되면 그때 정기모임겸 만난다.이번엔 부산 친구 아들이 육사회관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어,대구친구들이 서울에서 일박을 하고 내려 간다고 하여,서울에 사는 친구와 나는 예식이 끝난뒤에 친구들을 즐겁게 해 줄 계획을 나름대로 짯는데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느끼게 해줄 장소를 물색하다 먼저 하늘공원에 갈 계획을 세웠다.

 

상암월드컵 경기장역에 내려 조금 걸어 올라 가는데, 이 가을 억새 축제에 초대된 많은 사람들이,손에 손잡고 정겨운 눈빛 맞추며, 넓은길이 비좁을 정도로 걷고있다.길가엔 청사초롱이 걸려 있고,어느새 눈앞엔 함성을 지를만큼,광활한 억새들의 장관이 펼쳐졌다.난지도 매립지에 들어선 19만 제곱미터의 초지공원이라고 하는데,쓰레기더미위에 꽃핀 자연생태계의 놀라운 변신이였다. 바람이 불때마다 천상과 지상을 이어주는 실크융단같은...백학의 군무같은 억새들의 마스게임이 펼쳐진다,

 

요즘도 열심히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친구는 연신 흥겹게 노래를 흥얼거리고,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문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나도 옆에서 흠밍을 하고...,

우리키보다 더 큰 억새덤불의 간지럼에 행복한 웃음 날리며,아주 오래된 기억의 창고 속에서,바래져가는 추억들을 다시 되돌려 감기하며 말똥이 구불러 가도 깔깔된다는 그 시절로 돌아간다.흔들리는 하얀 억새들의 몸부림속에 우리맘도 같이 뒹굴며,그윽히 풍겨오는 국화향에 스카프 흩날리며,우리생애 다시 못올 아름다운 오늘을 보내는 아쉬움에,멀리 내려다 보이는 눈물나도록 아름다운,해질녁 금빛 한강의 고즈녁함에 취하여, 우리는 오랫동안 벤취에 앉아서 곱게 물든 단풍잎에 세월의 아쉬움을 새겼다.

 

6시에 하산 하라는 방송 소리에 서둘러 내려 와서 다음 행선지인 청계천으로 향했다.

리듬밴드의 공연이 연주되고,여느때처럼 청계천의 속삭임에 행복한 서울사람들의 발길이 느슨하고 평화롭게 오간다.

저녁을 먹고 어두워진 거리로 나오니 어디선가 말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깜짝놀라 보니 말이 끄는 마차가 우리앞에 멈추어 선다.

애들2명과 어른 두명이 내린다. 우리는 호기심과 설렘으로 와아 저거 한번 타보자 하면서 다음 승차손님이 되어 마차를 탓다.그런데  바로 마부뒤에 역주행으로 앉은 친구들이 게속 웃고 있는것이다.마주 앉은 우리는 못들은 소리를,마부 아저씨가 게속 큰소리로 고함을 질럿기 때문이다 ."백성들아 물럿거라 공주 마마 나가신다~~" 수시로 게속 그 말을 크게 고함을 지르자 말도 잇달아 히히힝하고 울어준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신기하게 우리를 쳐다보고 친구들은 부끄럽다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하고 ㅎㅎㅎ

지나가는 버스속에 앉은 사람들도 신호에 걸려서 차가 멈추자 모두 일제히 우리를 쳐다 보는듯 하고,길가에 사람들,택시속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다 우리를 쳐다 보는듯한데...우리는 마냥 신나서 완전히 동심으로 돌아가서,마치 외국의 어느 낯선 도회를 순회 하는듯 잠시 착각속에서,다이아나 왕비가 결혼식때 타고간 그 마차를 연상하기도 하고 유리구두에 나오는 주인공이 탄 금빛마차를 상상하기도 하면서  ,,,15분동안 우리는  동화속의 공주가 되어 그렇게 종로탑 부근에서 청계천 부근까지 세월을 거슬러 마치 다시 어린아이들처럼  신나는 마차여행을 한것이다

 

좀 생각보다는 비싼 승차 요금이기도 했지만 날씬한 말이 육중한 우리를 태운다고 힘들었을것 같아 내려서 말 엉덩일 살며시 쓰다듬어주었다,앞으로 어쩜 이 말이 끄는 마차가 청게천의 명물이 될것같은 생각도 된다,

그 마부 아저씨의 "백성들은 물럿거라 공주마마 나가신다~~" 그 고함소리 덕분에 우리는 잠시 공주마마가 되었다.

지금도 그 소리가 들리는듯 하여 슬며시 웃음짓게 한다.

친구집에서 합숙을 하고 이튿날은 어린이 대공원에 갔다가 남대문 시장까지 풀코스를 돌 생각이였는데...

 

과천청사앞 노란길이 보고싶어서 잠시 노란길을 걷고 대공원에 가니 가을의 정취를 맛보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여기도 초만원이었다.

이곳도 여러 축제 행사로 패키지 상품이 준비 되어 있었다.우리는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구경하고 내려 올땐 리프트를 타고 내려 왔다. 반백을 훌쩍 넘은 우리가 어린 동심으로 돌아 가서 마냥 흥겹게 보낸 하루였다

올가을엔 정말 행복하다.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결코 변하지 않을 슬픔도 기쁨도 아픔도 같이 할 친구가 있다는것만큼 더 행복한 일이 또 있어랴

 

죽도록 사랑한다는 사람도 세월이 흐르면 변하는 세상인데... 40년 동안 변함없는 친구들의 우정!  귀하고 소중한 보물인것이다.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일년에 두번씩 모임을 정규적으로 가지고 또 자녀들의 혼사때는 서울이나 부산에서 행복한 외유를 보내고 있음은,오래도록 우리 모임을 이끌어온 총무친구의 희생과 수고로움의 덕분인지도 모른다.

어떤 모임이나 단체 집안에 제사까지도 한두사람의 사랑과 헌신,봉사와 희생위에 꽃 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누군가 뒤에서 남모르게 준비하고  자주 전화하고 날자 시간 장소등을 조정하고 귀찮음을 기쁨으로 승화한 아름다운 마음이 보이지 않게 작용한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우리 모임을 위해서 내것 아끼지 않고 늘 베푸는 마음으로 우리를 위해 이번에도 열심히 준비한 친구에게 박수를 보낸다.

 

옥아~~ 고맙다,너가 있어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행복하구나~~잘 도착 했는지 전화 하니간 안받더라...

우리 이번 가을 너무 행복했지, 모두다 곱게 단풍 물들인 아름다운 마음으로 가는 세월 허탈함 만이 아닌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살 또 더 먹는구나 하는 그런 서글픈맘 잊을 수 있을것같구나, 세월은 늘 후회를 안고 걸어 간다지만 자식들 훌륭하게 키우고 집안에 대들보가 되어 열심히 잘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정말 대견한맘에 모두에게 표창장을 하나씩 주고 싶구나

사랑한다 친구들아~~~우리 아프지 말고 나이만큼 성숙된 인격으로 먼먼 훗날까지  행복한 추억만들기 늘 같이 만들자구나

이번 가을처럼 그렇게 ...내려 올때 리프트에서 바라본 단풍능선의 그 고운 빛 가슴에 가득 안고 이밤도 행복한 꿈 꾸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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