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전등사 벌 서고 있는 나부상

 

 

15년쯤 전에 0 시에 살때  제2금융권의 감사를 6년정도 봐준 일이 있었다. 그 이사장님은 남달리 청렴 결백하시고 근검 절약 하시는

정말 모범적인 인생을 사시는 분이셨다. 모든 직원보다 제일 먼저 출근하시어 화장실 청소를 하시고 그전날 나오는 쓰레기들을 일일이

다 분리 수거 하시고 만약 이면지를 재 활용하지 않고 직원들이 버리기라도 하면 호통을 치시는 너무 너무 알뜰하신 분이셨다.

 

그 분소나 지점에서 쌀등을 팔았는데 오토바이로 아파트건 일반 주택이건  둘러메고 다니시며 배달도 직접하시는그런분이시지만

또한 인정도 많으셔서 그때 우리 친정 아버지가 돌아 가셨을땐 이사님들과 같이 먼길에도 달려와 주시고...내가 그곳을 떠나올땐 산을

좋아 하는 나를 위해서 직원들 모두 산행을 열어 주시기도 하시고 표창장이랑 마음을 써주셨다. 또 남편과는 같은 종씨는 아니라도

 

조상이 같다고 하시며 꼭 나와 통화를 할때는 남편을 바꾸라고 하시며 안부도 잊지 않으시는 내게는 정말 친 오라버님같은 분이신데

서울에 사는 친구분을 만나서 이번에 오신김에 그 친구가 강화도 구경을 시켜 준다고 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친구분의 일행과 같이 뜻밖에 강화도에 같이 가게 되엇다.

 

처음 그곳에서 월급도 받지 않고 오랫동안 봉사 하시고 일으켜 세우셔서, 전국에서도 열손가락에 들 정도로 순 이익도 많이 내시며

새로 건물을 세우실때 숱한 유혹에도 조금도 흐트러짐없이 정도를 걸으시며 지금까지 이르시니, 다음 후임을 맡을 분이 선뜻 나서지않아

연세가 70임에도  현직에서 몸바쳐 왕성하게 활동하시고 계시는 분이신데, 어이 나를 잘 보아 주셔서 그곳을 떠나온지 10년이 되엇음에도생전 먼저 소식을 전하지 않는  내게 꼭 안부 전화를 잊지 않으시는데 이번 기회에 뵙게 된것이다.

 

그 친구분 되시는 분도 우선 겉모습만으로도 고명하고 훌륭하신 인격이 풍기시는 분이셨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연구하신 박사님이시라고 하는데 두분을 뵈오니 삶의 향기가 풍긴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어신 삶에 최선을 다하여 적극적으로 자기 맡은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신 분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것도 많은 공부가 되었고, 서로 다른 삶속에서 우연히 동행하게된 일행과의 대화도 소재가 끝이 나지 않는 아주 재밋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전등사에 가서 그 유래를 읽어 보고 4기둥을 다시 보니 정말 그 절을 짓던 목수를 배반하고 떠난 여인의 나상이 조각되어 있다. 절 기둥 네군데 귀퉁이마다 그 무거운 지붕 추녀를  떠받치고 있는게 아닌가....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더니, 남자가 한을 품으면 오백년 이어 가는듯하다.그 여인은 전등사가 사라지기전에는 그렇게 앞으로 수백년을 더 그 무거운 지붕을 떠 받치며  아프고 아픈 힘든 업보를 견뎌야 하리라...

 

과거나 지금에나 사랑을 배신하고 떠난사람은 용서하기가 쉽지 않았나보다.서양영화처럼 손 흔들며 잘 살아라고 웃어주는 그런 매너랄까

여유 같은게 우리민족 정서엔 맞지 않은것일까...다정도 병이라는 말이 자주 대화 속에 나왔는데...정말 조금치도 정이 없다면 미워하는 맘까지도 없을터인데...싸우고 미워하는 맘까지도 어쩌면 정의 표출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살아 오신 두분과 유서깊은 강화도 전등사를 다녀와서 마음 흐뭇하고,  세상에 제일 좋은것이 우정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에도 잠시 올라 가보고 주변 경관을 살펴보니 전나무 소나무등 사철 푸른 침엽수숲이 절을 에워싸고 있는데 바로 명당자리가 아닐가싶다. 자리 깔고 잠시 앉아서 키톤치트 향에, 때묻은 맘  헹구어 내며,세월의 무상을 헤아리고 싶다.시공을 초월하여 깊은 상념에 빠져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 목수님을 만나서 이제는 그 여인을 용서해 주라고 ...사나이답게 이제 그 맺힌 맘 좀 푸시라고...돌아 나오며 다시 그 기둥을 보니 그 나부상은 여자도 남자도 아닌것같은데...스스로 자책하는 목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아니면 앞에 둘은 그 여인이고 뒤에 둘은 자신이 아닐가 하는, 그렇게 영원히 같이 하고픈 맘일지도 모른다는...혼자서 소설을 써보았다...

 

꽃향기 그윽한 눈부신 5월의 하루를 같이 보내서인지 긴시간이 흐른듯하다. 두분 모두 항상 건강하시고 그 연세에도 인라인을 즐기신다는 말씀에 모라고 더이상 할 말씀도 없지만 너무 부지런히도 말고 너무 열심히도 말고 조금은 여유롭게 이제는 푸근히 관조하는 삶을 보내심이 어떨가 싶네요.그 대쪽같은 성정도 한걸음 뒷전에서 지켜 보시는 느긋함으로 바꾸심은  어떨런지요... 

많이 웃고 많이 우는게 좋다고 너무 많이 울지는 마시구요 ㅎㅎㅎ

이사장님 늘 건강하시구요 항상 챙겨 주시고 생각해 주시는 맘 고맙습니다.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부처님전에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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