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인 돌
그대
왜 여기 이렇게 누워 있는가
호령하던 우렁찬 그 목소리
다시 들을 길 없는가
형형한 그 눈빛
다시 눈맞춤 허락지 않는가
우리가 그 옛날
아주 먼 아득한 옛날
4천년 윤회의 바퀴 굴리고 또 굴리어
영원을 약속 했던가
지금은 한낱 돌 무덤으로 누워 있지만
시공을 초월한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가슴은 광야처럼 더 넓고
눈빛은 활화산처럼 불타며
그 총명은 저 거대한 석산을 이곳에 옮겨 놓았구료
그 심장의 뜨거운 열정은
지금도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가
온 세상 하얗게 덮여도 이곳의 눈은 녹고 만다네
죽어서도 호령하는 그대여
세상의 모든 눈빛을
불러 들이는 위대한 그대의 힘
이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거석문화 북방식 고인돌의 한계선
늠름히 지키어
고창의 위대한 힘 만천하 떨치고
4천년 침묵한 그대
깊은 잠에서 깨어나
이제 기지개 켜고
그 묵중한 바위속에서 걸어 나오소서
그 옛날
우리 신의 허락 없이
아무도 몰래 깊은 언약 나누었을까
왜 이리 가슴은 설레고
방망이질 치는가
천년도 아닌 먼먼 4천년후
다시 찾겠다고 맹서 했던가
차마
발걸음 돌아 서지 못하고
4천년 동면한 그대 가슴에
구시포 해안 불타는 저녁놀 당기고 또 당기어
그대 식은 가슴에 혼불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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