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살짝 해도 나는 안다



요즘 호통 개그가 뜨고 있다
몸사리며 소심하게 눈치나 살피는 사람이 많은 세상에
바른 소리 쓴소리를 해 주는 호통이 그리운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스승님은 원체 목소리가 우렁차신데다 경상도 특유의 질퍽한 사투리로
한바탕 호통을 치시면 깜작 놀라서 잠도 달아 나고 어려운 법문도 귀에 쏙쏙 들어 온다.
그렇다고 맨날 호통만 치시는건 아니고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 주셔서 여기 간단히 옮겨 본다

옛날에 도를 좀 터 볼려고 젊은 학승이 큰 스님을 찾아 왔는데
큰 스님이 도를 깨치고 싶어면 경을 외우라고 건네 주었는데 머리에 들어 오지를 않았다
너무나 어려운 글귀인지라...도무지 공부가 되지를 않고 세월만 보내고 있었다.

하루는 큰 스님이 불러서 공부는 좀 했느냐 하고 물었다
너무 어려워 공부가 안된다고 하자 그럼 "살짝 살짝 해도 나는 안다" 이 말을 경처럼 외우라고 했다
3년이 흐른후에 공부는 했느냐고 하니 종일 그 글귀만 외고 있습니다 하였다

스님께서 잘때도 외웠느냐고 물었다
아니 잘때는 안 외웠습니다 하니 잘때도 외우고 그생각을 잠시라도 놓치를 말고 외우라고 하셨다
그럭 저럭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옆에서 봐도 어찌나 열심히 지극정성으로 그 글귀만 외운지라 하루는 하산하라고 하셨는데....
도무지 아는 경 하나 없이 공부가 끝났다고 하시며 산을 내려 가라고 하였다

산을 내려와서 동네 시장안에 들어 서니 사람들이 치고 박고 피투성이가 되어
두사람중에 하나 죽자고 싸우고 있는데 아무도 말리지도 않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
스님 자신도 모르게 의식 무의식중에 살짝 살짝 해도 나는 안다 그 경이 입에서 저절로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싸우던 사람들이 싸움을 그치고 서로 잘못했다고 화해하고 돌아서 갔다.
동네 아픈 사람집에 가서 밥 한끼 얻어 먹을려고 들어 가기만 하여도 아픈 사람이 병이 낫고.........
그 스님이 가는 장소에선 희귀한 법력이 생겨 모든일들이 다 술술 잘 풀리고
신통한 영험이 있는지라 나라님 귀에까지 그 소문이 퍼지게 된것인데.........
나랏님께서 그 스님을 찾는다고 하였다

스님 속으로 큰 걱정이 앞서는지라 아는 경도 없고......사양을 해도.......
임금님은 자기 옆에 그냥 있기만 하면 된다고 하시니....
마침 임금님 머리를 두발 하러 온 사람이 역적 모의에 가담하여 임금님 머리를 깎아 주는듯 하다가
칼로 임금님을 시해할 음모를 품고 왔는데..........

어디선가 자꾸만 살짝 살짝 해도 나는 안다 그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이다.
방에 스님이 한사람 앉아 있는데 입도 뻥긋 안하고 눈만 감고 가만이 앉아 있기만 하는데.....
칼로 머리를 다듬는 척 하면서 기회를 엿보는데...또 살짝 살짝 해도 나는 안다........
그러니 기가 찰 노릇이라 자기 맘을 꿰뚫어 보는듯하니.......

온육신이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귀에는 게속 살짝 살짝 해도 나는 안다 그 소리가 우뢰처럼 들리니.....
그만 칼을 떨어 뜨리고 꿇어 앉아 죽을 죄를 지었다고 제발 그 소리 좀 그만 하시라고........
그래서 임금님도 살리고 그 스님은 그후에 명성을 떨쳤다는 이야기 였는데 두서없이 옮겼습니다



우리가 생명이 없는 나무나 돌 강물에도 지극정성으로 빌면 하늘이 감동하여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옛날 우리 조상님들은 용왕을 모시고 깊은 산속 큰 나무밑이나 큰 바위에는 촛물 자욱들이
마를날이 없었지요......
그 어떤 경이던 글귀던 혼을 실어서 의식 무의식으로 염하다 보면
바로 화두선이 되어 생불로 화신한지도 모르지요

윤회의 길목에서 사람으로 태어 나기 어렵고 또한 불자가 되기 어렵고
불자가 되어도 그 중에서도 즉신성불하는 교를  만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헬만 헷세는 산다는 것은 묵은죄위에 새 죄를 쌓는거라고 시에서 그리 표현 했지요
무시 광대 겁으로 부터 금일에 이르기 까지 알게 모르게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숱한 죄업
참회하고 또 참회하여 우리 모두 성불하는 그 날까지 선업 쌓길 서원하면서.......


여실 지자심!
오직 자기 마음을 깨달아 들어 가는것이 부처님을 찾는것이라고 했습니다
우주 법계 천지 삼라만상 모두가 다 부처님 마음이요 설법이라고 했습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분별심을 버리고
지금 이순간도 진리로 우리에게 설하고 계신 부처님의 법음을 보고 듣고
감지 할 수 있는 진정한 텔레파시를 키우는 마음그릇이 되기 위하여
오늘도 우리는 정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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