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쪽으로 이사 온지 십년이 지났지만 경동시장에는 처음으로 가 보았다. 어제 절에 간 김에 다녀왔다.
건어물도매시장인 중부시장은 몇 번 가 보았지만 친하게 지내는 보살님의 연세 드신 언니 분께서 경동 시장 안에 국산우엉을 잘 깎아서
판매하는 곳이 있다고 하여서 요즘 딸애 피부 때문에 우엉 밥도 하고 우엉 반찬도 많이 해주고 있는데 주변에는 거의
수입산 인지라 절에 갔다가 마음을 내어서 혼자 찾아 가려고 했는데 보살님께서 혼자서는 찾기 힘 든다고 같이 동행해 주셔서 고맙게 장을 잘 봐 왔다.
위치는 지하철 1호선 제기 역에 내려서 2번 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반대편으로 가서 역무원에게 이야기하여 다시 2번 출구를
찾아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경동시장의 시작이다. 길가 노점상부터 시끌벅적한 큰 시장의 맛이 풍긴다. 길을 건너서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고기시장과 인삼시장 온갖 채소와 건어물전도 보이고 없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서울에 있는 약령시장이라고 하는데 대구 약령시장 못지않은 큰 시장인 것 같다. 나는 원하던 우엉을 3킬로를 1킬로당 \5,000에 싱싱한 안동 산으로 잘 샀다. 인천에서 왔다고 하여 몇 개 덤으로 더 넣어 주시고 연근도 1키로 사고 옆집에서 더덕도 2킬로를 샀다. 우엉 껍질을 쓱쓱 다듬는 아줌마에게 팔이 아프지 않느냐고 하니 물론 아프기도 하지만 그렇게 힘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고... 다 노하우가 있는 것 같았다. 힘을 빡빡 넣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힘 안들이고 금방 3킬로를 후딱 다 깎았다. 따라간 보살님도 중국에 사는 딸네 집에 갈 때 밑반찬 해준다고 2킬로 사고 우리가 사는 동안에 몇몇 아줌마가 또 사셨다.
나는 우엉 밥이 좋다고 선전도 해 드렸다. ㅎㅎㅎ
이제 자주 그 우엉 아줌마를 찾게 될 것 같다. 명절 외에는 쉬지 않는다고 하신다. 오는 길에 깐 밤을 샀는데 밥에 같이 넣어서 해주면
딸이 너무나 좋아해서다. 까지 않은 밤도 한 되 샀다. 아몬드도 샀는데 잔 멸치와 잔 새우 건어물도 사고 싶었지만 팔이 아파서 도저히 더
장을 볼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서 쉬지 않고 우엉을 씻어서 봉지 봉지 몇 개를 만들어서 냉동실에 얼리고 연근과 같이 조림도 하고 더덕을 두드려 구워서
저녁밥을 맛있게 지어서 먹었다. 딸이 치킨이 먹고 싶다고 했지만 심하던 피부병이 겨우 조금 좋아진 것 같은데 의사선생님께서 먹지
말라는 것은 먹지 말아야한다고 겨우 달래어 우엉을 잘게 썰어 넣고 요즘 제주당근이 매우 맛이 좋아서 콩처럼 듬성듬성 썰어 넣고 밤도
넣고 밥물에는 울금 가루를 한 차 스픈 정도 타서 밥을 한 다음에 밥을 퍼 담을 때 아주 잔 멸치와 새우를 간 하지 않고 볶아 둔 것을 한줌 밥 위에 뿌리면서 밥을 퍼서 딸애 밥에 특히 많이 넣어주고 제일 위에는 고명으로 큰 밤을 한 알 넣어서 집에서도 먹고 도시락도 싸 가는데 반찬은 진간장 대신에 집 간장으로 간을 하고 설탕이나 물엿 대신에 매실 청으로 단맛을 내는데 보기에 그리 윤기가 나지도 않거니와 달콤 짭짤한 맛도 나지 않지만 그래도 잘 먹어주니 고맙다. 이것저것 신경을 쓰고는 있는데 당근이 피부에도 좋다고 한다.
그리고 한가지 어젯밤엔가 텔레비젼 프로를 잠시 보니 옛날 임금님의 수라상에 대해서 나오는데 임금이라고해서 그렇게 기름지고
고단백의 음식만 먹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제철에 나는 싱싱한 것으로 간도 진하지않고 심심하게 드셨다고 하고 한가지 사시사철
미역국을 드셨다고 했다. 요즘 딸애가 피부때문에 병원에 다니고 있는데 의사선생님께서 미역국을 추천하셔서 일년열두달 미역국을
먹고 있는데 딸이 질리지 않아해서 참 신통한 일이다. 굴이나 홍합을 넣어서 끓이기도 하고 어쩌다 기름기없는 소고기 살코기를 넣어서
끓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미역과 다시마를 넣은 다시물에 기름으로 볶지 않고 부드러운 미역으로만 끓이고 있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혹여 피부가 좀 안 좋은 분이 계신다면 우엉 밥이나 당근 밥 또는 울금 차도 많이 드시고 여러 가지 국이나 밥에도 넣어 드시면 좋다고 생각하면서 추천합니다. 아파트 같은 통로에 계시는 엄마가 본인이 해보니 반신욕도 매우 좋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들은 이후부터 딸애가 일찍 퇴근해 오는 날은 하고 있다. 친정엄마께서 일주일 우리 집에 계시더니 참 딸도 너한테 잘하지만 너도 딸한테
바치는 정성이 대단하다고 하시니 아마도 전생에 우리는 서로 빚진 것이 많았나보다고 생각된다. 세상사 모든 것이 인연으로 오는 것이고 내가 지어 내가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다 내 탓이려니...
누구를 탓 할 것도 없음에 그저 마음을 비우고 지금 내 건강이 허락 하는 한 친정엄마가 늘 말씀 하셨듯이 죽으면 썩어질 몸, 열심히 움직여서 나로 하여 내 주변과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다면 무엇을 망설이고 아낄 것인가 하는 마음이다. 오늘도 아침내 아침마당을 보니 냉장고청소하는 남자가 나와서 이야기하기를 냉장고 안에 병균이 엄청 많다고 하여 냉장고 청소를 끝내고 냉동실까지 정리하고 집안 대청소하고 화분 물주고 식구들 점심 챙기고...오전 불공을 하지 못했다. 이제 남편 출근 시키고 블로그에 한 글 올리고 오후 불공을 해야겠다. ㅎㅎㅎ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보내면서....
햇빛은 봄기운이 가득한데 날씨는 쌀쌀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가내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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