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있는 친구와 메일을 주고받는데 큰언니의 딸이 한국에 나간 지 한 달이 넘었다고 하여 들어가는 편에 멸치랑 좀 부치려고 우리 집에 들르라고 했더니 며칠 후 조카가 전화가 와서 정초에 어디 안 가는지 물어서 집에 있다고 했더니 친구들이랑 인천 호텔에서 디너파티를 하고 하룻밤 자고 우리 집에 들르겠다고 한다. 그러라고 했는데 30일 오겠다는 건지 31일 오겠다는 건지를 정확히 모르겠다. 다음날 오전에 연락을 한다고 하더니 연락이 없었는데 다시 전화가 와서 연말에 오겠다고 한다. 1일 날 새해 첫 자성일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할 수 없이 다음 주 새해 불공을 지키기로 하고 절에는
못 간다고 스승님께 연락을 했다.
전화 연락을 받고 연말 대 청소 손님 맞을 준비에 무척 바빴다. 시장에도 다녀오고....다음날은 도서관에 책을 반납해야 한다고 문자가 와서 부랴부랴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하고 다시 빌리고 대출 카드도 새로 만들고, 조카 친구들이랑 같이 들리면 차라도 한잔 하고 가라고 시장에 가서 그 전날 사오면 굳는다고 도서관 다녀오는 길에 금방 나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도 몇 가지 종류로 사고 왔는데 3시쯤 오겠다고 하더니 더 일찍 현관문을 두드린다.아니 부근에 와서 전화 하면 친구들이랑 같이 올라오라고 하려고 했더니 더 빨리 왔네 하면서 반겼는데 어릴 적 모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이민간지가 벌서 30년이라고 한다. 우리 아들이 어려서 딸은 태어나기도 전에 친구와 같이 큰언니네 이민 간다고 공항으로 전송을 나가서 그때 조카들이랑 우리아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 처음 결혼하여 수원에 살았을 때다. 아직 결혼은 안한
40대 중반을 넘어선 조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세월이 느껴졌다.
나름 이것저것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시크릿 가든을 17회까지 보았는데 3회를 못 봤다고 하여 우리 딸이 찾아서 보도록
했는데 졸면서 보는 둥 마는 둥이다. 간밤에 잠을 좀 못 잤다고 한다. 그냥 들어가서 한 시간 이라도 자라고 했더니 낮잠을
자면 밤잠이 안온다고 하여 웃음이 난다. 에효..ㅠㅠㅠ세월이 비껴가질 않고 나이든 사람들이 겪는 일들을 벌서 겪고 있음이 안타깝다.
다음날은 아침은 간단히 어제 사온 떡과 두유 과일만 먹고 교회에 가겠다고 한다. 이긍 그럴 줄 알았음 나도 절에 다녀 올
텐데...지금 절에 다녀오라고 하지만 절까지 가는데 2시간이 걸리니 가면 마칠 시간인지라 그냥 참기로 하고 교회 다녀오면 점심은 양력설이니 떡국을 끓여 주겠다고 했다. 감기가 걸려서 계속 기침을 하고 약을 먹는다. 오후에 영화라도 한편 볼까
했더니 그냥 쉬겠다고 한다. 오후에 집에서 송혜교 주연의 '오늘' 이란 영화를 봤다. 저녁은 회를 시켜 먹었는데 식사 후에 자꾸만 설거지를 하겠다고 한다. 내가 오작교형제들 연속극 끝나면 한다고 그냥 두라고 하여도...
저녁 잔뜩 먹어서 움직여 주어야 한다고 굳이 하겠단다. 앞치마를 챙겨 주려니 그냥 수돗물을 조금 틀면 괜찮다고 옷에
물 튈 일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식기 세제 후 뜨거운 물로 헹구고 다시 찬물로 헹군다고 했더니 그렇게 하겠단다.
옆에서 음식물 남은 그릇들을 챙기면서 보니 물을 정말이지 너무나 약하게 틀어서 헹구어지지도 않을 정도로 씻고 있다.
에고 그렇게 하면 거품도 안 씻기겠다고 했더니 호주는 물 부족국가라서 다들 물을 아낀다면서 자기 남동생의 올케는
외국인인데 이렇게 한번만 씻는다고 한다. 그래도 여기는 안 된다고 내가 다시 물을 키워서 뜨거운 물에서 찬물로 씻는데
나만 안보면 또 줄이고 있다. 완전 습관이 몸에 붙은듯하다.
우리나라도 머잖아서 물 부족국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늘 근검절약하면서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설거지 하는 물만은
아낄 수가 없다고 생각이 된다. 먼저 세재부터 좀 거품이 적게 나면서도 확실하게 세척과 소독이 되는 건강 웰빙 세재가
우선적으로 나와야 물 절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름기 있는 그릇들은 먼저 휴지로 닦아내고 될 수 있으면 세재를 적게 쓰려고 노력하지만 습관적으로 비눗기가 덜 가셔진 것 같아서 헹굼을 줄이지는 못 하겠다.
검소한 옷차림에 입고 있는 바지도 알뜰 장에서 \2500에 구입하여 고치는데 \5000이 들었다고 하여 옷이 얇아 보여서
딸애가 안 입는 이른 겨울에 입는 모직코트와 오리털 긴 잠바와 옷가지 몇 개를 챙겨 주었다. 모자도 호텔에 두고 왔다고
하여 내가 쓰고 다니는 모자도 주고...호주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친다고 하는데 멋을 부리려면 얼마든지 부릴 수 있겠지만
옷에는 신경을 안 쓰고 열심히 저축하여 여행 다니고 책도 열심히 보고 그런 모습은 나와 너무나 닮은듯하다.
두 밤을 자고 떠나가면서 남대문시장에서 산 이미테이션 목걸이와 엄마가 만들어주신 향이 좋은 길쭉한 주머니 속에
이것저것 곡물을 넣어 만든 작은 자루를 내가 목이 아프다고 하니 주고 갔다. 이것저것 내어 놓아서 다 가져 가라고
했더니 무거워서 다 못 가져간다고 기어이 받으라면서 주고 갔다. 국 멸치와 볶음 멸치 두 박스를 줄려고 했더니 무거워서
못 가져간다고 소포로 부칠 물건도 있다고 하면서 안 가져가겠다고 한다. 올해 친구가 한국에 온다고 하니 그때 챙겨 주어야겠다. 남에게 신세를 진다고 생각하면 무언가를 주어야 마음이 가벼워 지나보다 그래서 그냥 받아 두었다.ㅎㅎ
호주에 오래 살아도 우리네 인정은 마음에 살아 있는 것도 같아서 내심 흐뭇하기도 하다. 그런데 친구들이 다 결혼하여 며칠 뒤 일본 여행은 패키지로 혼자 간다고 하여 조금 마음이 안쓰럽지만 호주에서 방이 3개인 아파트도 있다고 하니 나름 잘
살고 있음에 골드미스가 또 한사람 늘었구나 생각이 된다. 여행 잘 다녀오고 호주로 돌아가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램하면서....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고 기쁨으로 용솟음치는 고운 나날이 되시기를....
그리고 물을 절약하는 습관을 기르시기를....저부터도 실천하려고 노력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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