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날 남원에서 서울로 이모님과 이모부님께서 올라 오셨다고 하셔서 토요일 날 이모님 댁에 갔었다.
마음 같아서는 일요일 날 절에 갔다가 가면 좋은데 서울에 한번 다녀오려면 하루해가 가고 마니....
그런데 동네 식당에 추어탕을 아주 맛있게 하는 집이 있어서 이모부님께서 수술 하신 후에 입맛도 없다고 하셔서 대접해 드리고
싶어서 추어탕을 사가지고 절에 갔다가 이모님 댁에 갈 수가 없어서 토요일
마음먹은 김에 사서 이모님 댁에 다녀왔다.
간 김에 일전에 대구 엄마가 이모님 드린 돈을 기어이 이모님께서 차속으로 던져 넣었던 그 돈을 다시 이모님이 주방에서
과일을 준비할 동안에 이모님 몰래 서랍 속에 넣어 놓고 왔다.
그런데 울 때 이모님께서 작년에 농사지은 참깨라면서 냉동실에서 작은 보따리를 하나 펴서는, 월말에 제사가 들었다고 했더니 ....한공기만 주시면 됐다고 해도 아무리 사양을 해도 기어이 두 공기를 퍼 담아 주신다.
요즘 정말이지 우리나라 참깨를 구경하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데...그 귀한 깨를...
이번에 내려 가셔서 깨 심을 밭을 고르고...고추 심을 자리도 손을 봐놓고 올라 오셨다고 하신다.
23일날 이모부님 병원에 가셔서 검사 받고 며칠 후에 결과 보고 다시 내려가신다고 하면서 이번에 내려가서 처음 올라오는 약 같은 부추랑, 깨끗한 소나무 밑에 자란 쑥이랑 두릅나물을 뜯어서 삶아서 냉동실에 얼려 둔 것 조금, 그리고 유기농찹쌀로 만든 쑥떡이랑 봉지봉지 조금씩 사서 담아 주신다. 늘 되로 주고 말로 받아 오기만해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
엄마 같은 이모님과 이모부님께서 늘 지금처럼 건강하게 오래 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
늘 내가 아픈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하시면서 나를 위해 기도하신다는 우리 이모님의 그 정성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부터 내게 너무나 잘 해 주신 이모님의 그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나는 또 이모님 걱정을 하지만 자신은 살 만큼
살았노라고... 내가 좀 더 큰 사람이 되어서 사회에 이름을 날려야 한다는....늘 아깝다고 하시는 우리 이모님.....
이모님만의 생각이지만 볼 때 마다 그리 말씀 하시니...지나간 날을 어이 바꿀수 있으리오...
우리나이때는 가정 형편 때문에 맏딸로 태어난 장녀들은 밑에 동생들을 위해서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없었던 시절이였기에
하시는 말씀이다.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 할 수 있었지만 진학하지 못한 그때 우리집 사정을 너무나 잘 아시기에 ...
지나온 시간들에 큰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지만 내가 맏이만 아니어도 하는 생각을 해본적은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지금의 아들 딸을 낳고 그게 또한 주어진 운명이 아니겠는가 싶다.
이모님은 내 영원한 팬임에 틀림없지만 나는 이모님을 위해서 그 정성 다 갚지 못하고 조그마한 작은 것 하나 해드리고,
돌아 올 때는 몇 배로 받아 오기만하니 도려 미안하기만하다... 나와 이모님은 만나면 얼마나 잘 통하는지 밤새워 이야기해도
또 할 말이 남을 것 같은데 ... 늦기 전에 집에 식구들 저녁을 또 차려야하니 돌아 올 수밖에 없었지만...
이모님과 나는 종교 이야기부터 김수환 추기경님에서 법정 스님에 이르기까지... 성당에 다니시는 이모님과 절에 다니는
나는 어쩌면 이리도 대화가 잘 통하는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이모님께서 늘 지금처럼 건강하게 오래 오래 우리 곁에 계셔
주기를 ...매일 아침 우리는 기도 속에서 만날지도 모르겠다....
일요일은 절에 갔다가 딸 혼사를 앞둔 보살님이 이브자리세일 하는데 한번 갔다 가자고 하셔서 따라 갔다 오고,
월요일은 또 경희대병원에 볼 일이 있어서 오전에 갔다가 저녁때가 다 되어 왔더니 저녁 준비를 하는데 조금 어지럽다.
계속 몸이 안 좋은 것 같다... 며칠 전 부터 옆구리 쪽이 아프다 말다하고...지금은 많이 어지러운 것 같다...
정말이지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매일 새로운 아픈 곳이 한두 군데 다시 생기는 것 같기만 하다.
살아 있다는 정의는 바른 정신으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내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상태라고 이모님과도 말했지만, ...
이 까닭 모를 어지러움은 또 왜인지...조금만 무리하면 몸에 신호가 오는듯하니...
금요일 날 집을 좀 치우며 무거운 것을 들어서 그런지... 요즘 베스트셀러 책 이름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하더니
젊어서는 마음이 아프고 나이 들어서는 몸이 아프고...산다는 것은 다 아픔인지도...
아프지 않는 일상의, 지루할 정도로 무료한, 그런 날들이 어쩌면 가장 행복한 날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가장 평범한 날, 그날이 바로 제일 행복한 날이라고...아프지 않은...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처럼 단조롭고 그냥 그런 날들도 아프지 않기에 감사하고 고맙고 그런 귀하고 소중한 날임을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아픔은 '그 또한 다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맑고 향기로운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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