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휴일이 겹쳐서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50만명에 달한다는 뉴스 보도를 들으니 어딘가로 떠나고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때 나간다는 것은 너무 혼잡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가구를 옮기거나 무슨 일을 할 때도 갑자기 혼자 벼락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불같이 일어날 때 하는 편인데 갑자기
어린 날 정말 못 살 때를 조금 지나서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온 가족이 같이 모여서 만들어먹던 왕만두 생각이 났다.
엄마와 허구한 날 싸움질을 하는 아버지를 별로 좋아 하지 않으며 자라온 나로서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 편이다. 어떤 때는 아버지가 집에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간절한 편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만두를 만들 때의 아버지 모습은 내 뇌리 깊숙이 박혀있다. 좀 더 커서는 아예 국수 뽑는 기계 같은 것을 사 오셔서
만두피를 밥공기로 찍어내고 만두 속이 부족할 때는 그 기계 속에 한번더 넣어서 칼국수를 만들어서 만두 국에 같이 넣어서
먹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참 오랫동안 아버지를 미워하기만 하고 왕만두를 같이 빚어 먹던 그 소중한 추억들을 한참동안 잊고 살아온 것만 같아서
혼자서 왕만두를 빚으며 잊었던 아버지에 대한 좋은 추억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만두를 만드는 방법은 집집마다 거의 비슷하겠지만 처녀 때나 지금이나 우리 집은 돼지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반반씩 갈아 넣어서 만들면 더 맛있다고 한다. 내가 만든 재료는 대충 아래와 같다.
*** 소고기 한 근 반을 갈았는데 많아서 좀 남았는데 딸애 반찬으로 동그랑땡으로 만들어 진간장과 식초를 넣어서
시큼 달콤 졸일 생각이다.
*** 숙주나물\1,000
*** 부추 \ 1,000
*** 김장김치 큰 것 두포기
*** 두부 시장 것 \ 1,000
제일 먼저 진간장3스푼에 매실 청 2스푼, 참기를 2스푼, 약술 약간, 이모님이 주신 치자가루 4분의 1 티스푼 (소독용)을 넣고
마늘도 넣어서 고기를 잘 버무려 양념이 베어들게 하는데 이 때 후추를 약간 넣어도 좋음. 우리는 딸애가 싫어해서 안 넣었음
숙주나물은 데쳐서 물기를 짜고, 두부도 물기를 짜고, 김치도 송송 설어서 물기를 짜고, 양파 부추도 송송 썰어넣고 파도 넣음.
버섯이 있으면 넣어도 좋음. 세송이버섯이 있어서 같이 넣었음.
집에 면으로 된 주머니를 만들어두면 좋음. 사용 후에는 반드시 깨끗이 삶아두고 다시 쓸 때도 끓는 물에 데쳐서 사용할 것.
모든 재료를 골고루 섞어서 만두피는 시장에 파는 것으로 50장에 \2,000하는 것으로 만들었는데 속 재료에
당면이나 기타 시금치 등을 삶아서 넣기도 하고 계란을 한두 개 깨어 넣으면 속 재료들이 잘 엉겨 붙는다고 하는데
딸애 피부에 계란이 좋지 않다고 하여서 넣지 않았음.
모든 재료를 준비할 동안 큰 냄비에 굵은 다시 멸치 (살짝 기름 두르지 않은 냄비에 미리 볶아둔 멸치)와
백령도에서 사온 다시마. 양파. 무우도 있으면 넣어도 좋음. 넣고 다시 물을 끓이면서 위의 재료들을 준비한 후에
만두피를 팔아서 번거롭지 않게 잘 만들 수 있는데 요는 삶았을 때 찢어지지는 않지만 너무 피가 얇아서 건져낸 후에 다시
군만두나 다시 쪄서 먹으려고 하면 피가 다 찢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아버지의 좀 두툼한 만두피가 생각이 간절하게 났다. 어찌나 속도 터질듯이 많이 넣는지....
늘 엄마가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저렇게 만들면 만두 몇개 못 만든다고...속이 모자라서....
한 두 개만 먹으면 되지 ....내가 만든 만두 2~3개만 먹으면 속이 든든할 것 이라는 그 말씀이......
혼자 만두를 만드는 내 귀를 계속 두드리는 듯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만든 만두가 모두 똑 같이 아버지의 왕만두를 닮은 것 같다.
아버지 살아생전에 화해는 했었지만 아버지에 대한 깊은 애정은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동안 아버지를 너무 잊고 살아 온 듯한 자책감이 든다.
미워했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나를 태어나게 하신분이신데....
이렇게 건강하게 예쁘게 ,,,ㅎ ㅎ 새삼 아버지에 대한 미움보다 그리움이 밀려온다.
무신론자이신 아버지 돌아가신 후 가족 모두 지극정성으로 절에 모신 후 49제를 올리고 왕생 성불을 서원 드렸으니 ....
아버지~~~~그동안 정말 미워했던 것 아니란 것 잘 아시죠? 지금쯤은 윤회의 길목에서
다른 복된 삶을 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어젯밤에 대구 엄마에게 이번 어버이날은 절 불사와 겹쳐서 여동생도 가지 못한다고 하고...
나도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오늘 그냥 금일봉으로 대체하기로 했는데 제발 이제 돈 그만 모우시고 동네 친구 분들이랑
맛있는 것 사 드시라고 했더니 동네에서 노인잔치를 해준단다. 그리고 생일 때처럼 딸이 한턱 쏘라고 해서 낸다고
친구 할마씨들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신다. '고맙데이' 하시는 엄마 말씀에 조금 위안이 된다.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온 딸이 와아 만두다 하면서 좋아한다. 아들네는 바쁘다고 못 온다고 하고...
남편은 혼자서 대공사 했다면서 설거지를 해준다....요즘 몸이 안 좋아서 기분이 좀 그랬는데 다들 좋아하니 마음도 흐뭇하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5월은 정말 행사가 많은 달이라 여러 가지 신경 쓸 일들이 많겠지만
가족과 같이 만두를 빚으면서 고운 추억을 만들어 보심은 어떨런지요...
지금쯤 김장 김치가 잘 익었을 때니....
인생사 세 옹 지마란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젊어서 쓴 돈이나 물질들은 나이 들면 다 되돌아온다는 것을....
우리가 그런 것을 바램해서 어떤 일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든 중생 만다라계의 선업 통장에는 분명 다 기록이 된다는 것을....
요즘은 당대에 지어서 당대에 받는 다는 말도 있지요....
젊어서 건강할 때 부지런히 착한 일 많이 하시고 맑고 향기로운 고운 봄날 보내시기를~~~*^^*~~~
ps; 만두 간장; 진간장1; 식초2분 1 설탕 정말 조금 아니면 매실청 반스푼
약간 시큼 달콤하면 되고 기호에 따라서 고추가루를 첨가해도 좋음.
'건강 먹거리, 가족식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가 족발 집에 다녀왔다 (0) | 2011.05.20 |
---|---|
목동 토다이에서 어버이날 저녁을 먹었다 (0) | 2011.05.09 |
[스크랩] 킹콩 24시 불가마 사우나 (0) | 2011.03.23 |
♤ 회를 드시는 분은 반드시 읽어 보세요! ♤ (0) | 2011.03.15 |
건강을 실천하는 일상지혜 (0) | 2011.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