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오페라 '연서'를 딸과 같이 보고 왔다. 토요일 오후3시 상영인데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피맛골 연가'를 본 감동이 많이 남아 있어서 '연서'도 그 2탄 같은 기분으로 보았다.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치면 '연서'에 대한 많은 정보가 나오겠지만 간단히 줄거리를 옮겨 보자면 ...

 

200년의 세월 동안 이어져온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순애보라고 써져 있다.

오페라가 시작되기 전에 대충의 줄거리가 화면으로 소개된 후에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울려 퍼지면서 막은 올라간다.

 

1막은 조선시대 한양이 배경이다.

비단가게의 머슴 아륵은 당대 최고의 기생 도실을 어느 날 진흙탕 길을 건네준 이후로 첫눈에 반하여 가진 것 없는 자신의 사랑을 전할 길이 없어서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비단에 도실의 이름을 수를 놓아 비단 연서를 만들었는데...

도실의 미모에 전 재산을 탕진한 재필이 나타나 도실을 불구덩이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데 비단 연서 천으로 도실을 감사 밖으로 데리고 나온 후에 아륵은 죽고 만다.

20분 휴식후 ...

 

2막은 일제시대 경성이 배경이다.

모던걸과 모던보이의 활달한 코러스가 울려 퍼지고 전차와 인력거가 거리를 다니고...헌 책방 주인은 1막에서도 장황히

비단연서 이야기를 풀어 주는데 2막에서 그 전설의 미완의 비단연서가 헌책방에 걸려있다.

재능 있고 매력적인 성악가로 다시 태어난 도실은 그녀를 후원하는 재력가 노인 재필의 끈질긴 구애를 외면하고 있다.

동경에서 한국공연을 위해 경성에 돌아온 도실은 그 비단연서를 본 순간 아련한 운명의 힘에 끌리게 된다

 

책방 주인이 나타나 그 비단연서의 얽힌 옛사랑의 비밀을 이야기해주고... 연서의 정령이 된 아륵과 다시 만나게 되어 애틋한

마음을 나누기도 전에 재필이 나타나 그들을 방해하고 비단연서를 찢어 버린다. 연서가 찢어지자 아륵은 사라지고...

독창회에서 봉선화 노래를 부른 도실은 끌려갈 지경에 이르렀으나 재필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하게 되지만...

이생에서도 아륵과 도실은 맺어지지 못하고 또 다음 생을 기약하고...

 

3막은 현대 서울 광화문 광장이 배경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루미나리에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광화문거리에 패션디자이너 도실의 쑈가 열리는 날

도실의 손에 비단 치마의 찢겨진 곳을 수선하고 미완성 부분을 매듭짓는 일에 열중하는 도실은 재필의 구혼을 거절하고

재필은 분노하는데 비단치마의 전설을 알게 되고 깊은 인연의 끈으로 전전생으로 부터 이어져온 아륵과의 희미한 사랑을 기억하게 되고 아륵의 정령이 비단치마의 미완성부문을 완성케 해주고...잠에서 깨어난 도실은 비단치마가 완성되었음을

알게되고 ...

 

본래의 줄거리는 재필이 도실을 찌른다고 되어 있으나  재필은 통한의 노래로 절규하고...

도실은 비단치마가 완성되면 자신도 아륵과 같이 죽음을 맞으며 그와 영원히 같이해야 한다는 운명을 거부하지 못하고...

긴 세월 자신만을 기다리며 자신만을 찾아 헤매는 아륵의 혼령과 같이 이생을 떠나간다....

그렇게 간절하게 몇 생을 헤맨 두 연인이 만나서 부르는 애끓는, 애절한 사랑의 노래는 심금을 울린다....

 

한번 맺은 사랑의 불길이 이토록 강할 수 있을까...지고지순한 오로지 한사람만을 위한 사랑의 불꽃...

그 강렬한 사랑의 불씨...죽음도 두렵지 않은, 죽음도 초월한,  그 강한 사랑의 힘...

우리는 이런 사랑을 이생에 와서 했는가하는 의문을 가져 보면서...

지금 곁에 있는 귀하고 소중한 인연의 고리 꽉 잡고 놓지 마시기를....

 

뮤지컬이 끝난 뒤에  밖에 나오니  주인공들과 모두 사진을 찍는다고 북새통인데

운 좋게 남자 주인공 아륵과 기념 촬영을 할 수 있었는데 딸이 잘 못 찍어서 사진이 많이 떨렸지만 그래도 ....

'연서' 오페라를 위해서 열창한 주인공과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늘 가내 건강과 사랑이 가득한 고운 주말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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