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같이 절 행사에 다녀오는 길에 용산 CGV에서 ‘이끼’ 영화를 보았다.

텔레비전에서 ‘이끼’예고편을 잠깐 보았는데,  영화는 숨 막히는 긴장감을 안고

피 튀는 끔찍한 장면도 많이 나오지만,  흡입하게 하는 어떤 힘에 끌려서 2시간 40분의 시간을

눈길 떼지 못 하고 보게 만들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진실이 진실이 아닌 허구였을까....

마지막 장면에서의 허탈감이라니...

더 이상 이야기를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그만 생략하겠다.

 

실미도, 공공의 적, 등을 감독하신 강 우석 감독 작품인데

30년간 은폐된 한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이곳을 찾은 낯선 손님 유 해국(죽은 주인공의 아들)과

이유 없이 그를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 간의 숨 막히는 서스펜스를 그린 영화다.

 

쟁쟁한 등장인물들의 동작과 표정 연기도 실감났지만,  분장 술 또한 놀랍다.

삶의 탐욕에 찌든 늙은이의 얼굴에 피어난 검버섯, 번쩍이는 광기어린 눈 빛...

죄로 물들여진 복잡한 과거사, 그들을 구제하려는 자와 그 죄를 이용한 교활한 거래..

 

거미줄로 연결된 DMZ같은 미로...약간 이해가 안되기도 하지만...곧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죽음은 또 다른 죽음을 부르고 ...시시각각 조여오는 살인의 예감....그래서 그 분위기에 끌려가고야 마는데....

감독이 노린 점도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지만...

 

늘 그렇듯이 추악한 인간의 욕망과,  끝없는 욕심 때문에 살인을 하고, 묵은 죄 위에 새 죄를 쌓아 가고,  죽고 죽이고...

우리 인간의 탐욕의 끝이 아니겠는가 싶다. 며칠전 영화 '시'를 봤을 때도 느꼈지만 우리 사회 어둡고 추악한 사건이

영화의  소재로 쓰이고 있음이 안타깝기도하고, 세계를 겨낭한 영화시장에  유쾌한 기분은 아니였다.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 "참 아름답다! 가슴이 따뜻해져온다~~"는 그런 감동어린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해 본다. 

분에 넘치는 재물은 화를 부르고,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취한 결과는 한바탕 추한 피바람 뒤에

허무의 잿더미로 사라지고 만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우리나라 영화도 ‘세븐데이즈’ 이후로 누구나 다 예상하는 결말에서 벗어나서

관객이 예측치 못한 재미를 주고 있는 것 같다.

한국영화의 발전을 빌면서... '이끼‘ 영화를 위해서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인사를 보낸다.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신 고운님들 ~~~맑고 향기로운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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