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2

 

 

 

뒷골목 응달 남은 잔설

묵은 때처럼

덕지덕지 흉하더니

봄맞이 대청소

겨울비에 씻겨 간다

이제는 내려놓아도 좋을

부질없는 기다림

욕심내지 않아도 오는 봄

비운다 하면서도

성급하게 재촉하는 마음

진종일 추적이는 겨울비

이 비가 지나가면

때가 되면

봄은 한 걸음 더

우리 앞에 다가 오겠지

아파트 야윈 뜰

떨고선 목련 가지 끝

솜털 같은 봉오리 그 안에

매서운 겨울바람

백년만의 폭설 인내한

여리디 여린 내봄이 잠자고 있을까

마음의 우산을 받쳐 들고

내가 대신 맞는다

고갈되어 가는 

내 그리움의 샘

아득히 들려오는

환희와 설렘의 눈부신 환청

무거운 마음

무거운 몸

겨울비 맞으며 봄 물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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