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느 스님이 마을에 탁발을 나가서 날이 저물어 하룻밤을 어느 집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이웃 마을에 누가 돌아 가셨다는 기별이 왔다. 그 집 주인이 하인한테 말하기를 죽은 사람이 극락에 갔는지 지옥에 갔는지 알아보고 오라고 사람을 보냈다. 하인이 돌아 와서 하는 말이 지옥에 갔다고 했다. 그런데 또 조금 있으니 옆 마을에 누가 또 돌아 가셨다고 했다. 이번에도 하인보고 그 사람이 극락 갔는지 지옥 갔는지 알아보라고 보냈다.

 

한참 후에 하인이 돌아 와서 그 사람은 극락에 갔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스님이 생각하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자기가 절에서 불경을 공부하는데 죽은 이가 극락에 갔는지 지옥에 갔는지 전혀 모르는데, 이집 주인이나 하인은 어떻게 아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주인을 찾아가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어떻게 죽은 자가 극락에 갔는지, 지옥에 갔는지를 아느냐고 했더니, 아 그야 너무 쉽다고 한다. 사람이 죽은 동네에 가면 모두들 혀를 차면서 평소에 그렇게 악독하게 하더니 지옥 잘 갔다고... 모두 입을 모아서 말하는 그 사람은 지옥 갔다는 것이고, 그렇게 좋은 분이 아깝게 가셔서 어떻게 하냐고... 극락에 가셔야 한다고 모두 입을 모아서 돌아가신 분의 덕을 기리면, 분명코 극락에 갔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언젠가 제가 글에 쓴 적이 있는데 스승님께서 법문을 하셨다. 옛날에 어느 선비가 마을에 초대를 받아서 가면 오늘 국수 먹겠구나 하면 그 집에서 국수를 삶아내고, 오늘은 고기반찬 먹겠구나 하면 고기가 밥상에 있는지라, 그 하인이 너무 신기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알 수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거야 간단하다고... 내 맘을 짚어서 남의 마음을 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우리 집에 손님으로 왔을 때, 내가 정말 성심성의껏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대접해 주고 싶은 극진한 사람이라면 아낌없이 잘 대접할 것이고, 에구 저 원수 왜 또 왔나 싶을 때는 죽 한 그릇도 주기가 아까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다 상대적이 아니겠는가, 내 맘이 그렇게 동할 때 상대 역시도 이심전심 통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살아생전 적덕을 많이 쌓고, 죽을 때 욕 안 얻어먹도록 탐, 진, 치, 삼독을 버리고 잘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 머리 숙여서 감사의 인사 말씀을 전합니다.

매일 뉴스를 통하여 아이티의 혼란과 슬픈 소식을 접하면서 그들이 하루속히 질서가 회복되고

이 난국을 잘 헤쳐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고  맑고 향기로운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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