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참 멋진 사람도 많지만 이외수님만큼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멋진 글솜씨를 가진분도 흔치는 않을 것 같다. 작년에 도서관에 가서 이책을 빌리려고 많이 시도 했지만 그때마다 도서관에 비치된 컴퓨터로 조회를 하면 관외대출 중이여서 몇번 시도하다 말았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도서관은 한번 빌려오면 2주일이 대출 되지만 아파트안에 있는 초등학교 도서관에서는 일주일만 빌려 주는데 하루라도 약속 날자를 어기면 다음 대출은 금방 빌려 주지를 않고 어긴만큼의 날자가 지나야 대출이 된다.

 

그 점을 명심하고 있었는데 공휴일과 겹쳐서 다음날 갖다 주었더니 대출이 안 된다고 하여 이리저리 몇 번 헛걸음 하고는 그동안 집에 있는 책들을 보다가 오늘, 날도 푸근하여 도서관에 갔다. 방학중이였지만 담당 학부모와 학생들이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다. 둘러보는데 '하악 하악'이 눈에 띄어서 빌려 왔는데 너무 보고 싶던 책이기도 하고 음미하면서 보아야 할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웃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눈 쌓인 감성마을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슬금슬금 다리를 간질인다. 언제 시간을 내어서 이외수님과 그 미스강원 출신의 미인이신 사모님을 뵙고 싶다. 텔레비젼을 통하여 몇번 뵈었는데....

너무 푸근하시고 넉넉해 보이신다. 그 많은 손님들을 다 음식을 대접하시고...여러 책에서 볼 때 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 책을 그대로 한권 베끼고 싶지만 .... 책 표지에 있는 멋진 글을 옮겨 본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하늘이 꾀병을 앓고 있습니다. 오늘 밤 별들은 전멸이 예상 됩니다. 어린왕자에게 방독면을 보내 주세요.'

 

' 가을이 되면서 계곡의 물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계곡에게 물었더니, 작은 풀벌레들이 짝을 부르는 소리가 멀리까지 잘 들리도록 숨죽여 흐르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렇게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다. 부인의 생일날 아침 미역국을 끓여주기도 하는...

 

' 이별해 본적이 없는 이의 가슴에도 서늘한 이별의 아픔이 고이는 계절ㅡ 가을.' 

 

'이쑤시개가 야구 방망이를 보고 말했다. 그 몰골로 누구의 이빨을 쑤시겠니, 쓸모없는 놈.'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더라도 먹이 때문에 땅바닥에 배를 끌고 기어 다니지는 않는다.

젊은이들이여, 진실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의식의 날개를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

 

'젊은이여,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 아름답게 흩날리는 나무를 부러워하지 말라. 꽃잎 다 져버린 나무는 가을이 되면 열매 익는 나무를 부러워하게 되리니. 바람이 불 때마다 함부로 흔들리는 수양버들에 무슨 열매가 열리던가. 오늘도 쇠 귀에 경을 읽는 꽃노털 옵하의 외로움.'

 

'그리움은 과거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흩날리는 낙엽이고 기다림은 미래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흔들리는 꽃잎이다. 멀어 질수록 선명한 아픔으로 새겨지는 젊은 날의 문신들.'

 

그의 글은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로 구성되어 있다. 

 

때론 시원하게 세상을 꼬집기도 하고, 때론 방황하는 사람들의 등대도 되어주는 귀한 깨달음도 주고, 경전같은 삶의 나침반도 제시해 주면서 책장을 덮으면 뭔가 시원하다는 기분도 들고 웃음도 베어 나온다. 하악 하악ㅎㅎㅎ 집에 한권씩 비치해두시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무언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읽으면 입가에 웃음이 터지면서 그래 <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이 바뀌어야 된다고..> 각성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자기 가슴 닫힌 줄도 모르면서 죽어라 하늘문만 두드리고 있구나' 는 그 말씀에 공감 하기도 하지만 담백하게 살고 싶다고 ... 마음문을 닫고 살아 가는 일상의 고요함에 익숙해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출렁임 없는 마음의 평온에 비움과 버림을 배우려면 더많은 참회의 기도가 있어야 하리라...

 

그리고 정말 예쁜 마치 사진을 찍은 듯한 민물고기들이, 경구같은, 선문답같은, 글 속에 우리를 웃음하듯 헤엄치고 있는데  정태련님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책 뒷장에 구체적으로 잘 나와 있다.

학생들 공부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 님들께 머리 숙여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많이 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많이 깨닫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태산같이 높은 지식도 티끌 같은 깨달음 한번에 무너져버리나니...'라고 한 이외수님의 명언을 가슴에 새기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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