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의 단상
뛰어 달려가 만날 수 없는 사람아!
눈 내리는 밤 조용히 창을 열고 하늘을 보셔요
신은 인간을 분명 사랑하셨나 봅니다.이렇게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보석보다 찬란한 희열을,저마다의 가슴에 안겨 줍니다.
소리없이 쌓이는 눈속에 우리 추억들이 아스라이 묻혀져가도,하늘 하늘 춤추며 추한곳 더러운곳 가리지 않고 포근히 덮어주는
저 눈의 아름다운 축복처럼 슬픔도 기쁨도 세월속에 녹아 흐르는 우리의 추억을 꼭 껴안아요.
다가 설 수 없는 숱한 그리움의 목마름일랑 가슴 깊이 추억의 강에 흘러 보내우고,먼 곳에 있기에 더욱더 달려가는 마음을
이제는 부끄럽게 몸살 앓지 말아요.
굳이 확인하려 했던 숱한 안달의 숨가쁜 자책일랑 이제 가벼이 내려 놓아요
힘겹게 짊어지고 있었던 그 많은 욕망의 무게들,
잠시라도 벗어 던지지 못했던 그 숱한 감정의 나부랭이들, 이제는 정말
믿는만큼 저려오는 낮은 가슴 떨림에 눈 떠 보아요
가까이 정말 가까이서 따뜻히 감싸오는 사랑의 텔레파시 감지하지 못하고
턱없이 먼 송신 안테나의 희미한 파장에만 전율하려 했던 안타깝고 무지했던 내 무딘 싸이클의 방향을
그대 따뜻한 이해와 용서의 떨림에 맞추고, 이젠 정말 조용히 안으로 기도하며 살고 싶어요
작은 소유에 감사하며,건강만으로도 흘러 넘치는 축복에 고마워할 줄 알며,
낮은곳으로 눈 돌리며,저렇게 차별없이 더 낮은 곳으로 보석같이 쌓이는 평등한 눈의 겸손을 배우며
시리도록 찬 이성의 깨우침속에,인내하는 기다림과, 인생의 깊이를 배우며 쌓으렵니다
눈 내리는 밤
백설로 목욕하고 다시 태어난 눈처럼 순결한
여신같은 긍지와 보살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오래전에 발표한 글인데, 지금 다시 이런 글을 쓸 수 없다는 비극이 있으니....
그동안 내 영혼이 더 맑아 지지 못하고 욕망의 무게가 더 두터워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은 늘 오욕칠정 욕망 덩어리 훌훌 벗어 던지고 눈처럼 가벼이 날 수 있기를 바램하지만,
"산다는 것은 묵은죄위에 새 죄를 쌓는 거"라는 헷세의 말씀을 따라 걷고 있음에 부끄럽다.
깊은 산골에 저홀로 녹아 가는 그런 눈의 순수를 맘속으로는 늘 그리지만,
도심의 거리 한복판에서 질퍽하게 추하게 녹아가는 눈을 보면서
순간의 환희뒤에 오랫동안 몰락하는 눈의 실체 또한 잊으면 안될것이란 생각을 하게된다.
미끄러운 눈길 조심하시고 맑고 향기로운 고운 하루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