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한때는

노랗게 꽉 찬

속살 보이며

눈부셨는데

설레였는데

그 아름답던 시간

소금 뿌린 너

절여진 배추같이

추억은 젖어 있다

헹구고 또 헹구어 

빨갛게 빨갛게

매워서 흘린 눈물

아파서 흘린 눈물 

뜨거운 그마음

켜켜이 채우며

김장을 한다

비워야할 욕심

채워야할 인내심

철들지 못한 자존

김장독 깊이 숙성시킨다

긴 침묵으로 대신한

숨 죽인 흐느낌

이제는 정말 알것같은

진한 그리움

얼마나 긴 시간이 흘러야

맛깊은

묵은지로 다시 태어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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