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오전일 대충 끝내고
아침 불공 드리는데
베란다에 고드름
햇빛에 울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고드름을 보다니
얼마나 반갑던지
그런데 기도가 끝나면 다 녹을것만 같아서
마음이 조바심친다
베란다에 고드름은
속까지 맑게 다 보이지만
사진으로 남길 수 있지만
따뜻한 햇빛으로 녹일 수 있지만
가슴 깊은곳
사랑과 미움으로 저홀로 자라는
서러운 고드름
무엇으로 녹일 수 있으랴
그렇듯이 네 맘 속 숨긴 고드름
내가 몰라 준다고
설마 눈물 흘릴 너는 아니겠지.
우리는 어쩌면 애틋한 삶의 여정에서
씨 뿌린적 없어도
어느새 나이보다 무거운
그리움이란 고드름하나
밖으로 들키지 않게
오늘도 남몰래
눈물로 녹여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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