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2.
며칠 여행을 다녀와서
무심코 빨래를 널고 있는데
방충망에 붙은 매미를 발견했다
전번에 보았던 그 매미던가
전번에 그 자리는 아닌데
높은 곳에서 내가 빨래 널고 있는 모습을
언제부터 바라보고 있었던가
이제 울지도 않고
유심히 나를 보고 있는건가
아니면 목이 쉬어
더이상 울음조차 나오지 않는건가
왜 무엇때문에
무엇을 못잊어
다시 또 찾아 온 것인가
올 여름 두번이나
우리집 방충망에 붙어 있는 매미
내게 전할 말 남아 있었던가
마저하지못한 그 말이 무엇이길래
간다는 인사를 하러 온것인가
내가 집을 떠난 며칠동안 그렇게 있은건지
네 서러운 퍼포먼스를
알아 보지 못한 나를 원망하는가
그토록 목마른 몸짓으로
그토록 아픈 눈빛으로
비가 오는데도
그렇게 높이 방충망에 붙어서서
언제부터 그렇게 나를 주시하고 있었던가
내 정녕 너를 몰라봄에
그렇게 섭섭했던가
행여 전전전생에
빚진 그리움 남아 있었던가
이제 더이상 미련 두지 말고
그대 갈길로 맘편히 가시라고
오늘 그 마음 헤아림하고 있음을
정녕 그대에게 마음에 진 빚 남았다면
오늘 다 풀고 가시라고...
나도 한참을 매미앞에 서 있었다.
왕생성불 하기를 빌어 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