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바다
영종도 앞바다 늘 아프다
통한 많은 서해 바다 하루도 편할 날 없다
선박들 연이은 사고 기름 범벅 숨 막힌다
사람들로 몸살 앓는 모래사장 쓰레기 홍수
바다가 앓고 있다 아무도 신음소리 듣지 못 한다
갯벌엔 온종일 고개 쳐 박고 조개 줍는 사람들
허리 펴고 일어날 줄 모르고
조개구이 한 접시 앞에 놓고
서러운 마음 토해내며 뜨거운 눈빛 마주 하네
달려가 붙잡을 수 없는 허망한 지난 시간들
그냥 보고파서 마냥 그리워서
추억의 서해바다 찾아 왔지만
아, 바다는 바다인데 바다는 보이지 않고
꿈꾸는 서해 바다는 어디로 떠났나
메말라 가는 우리들 가슴
그 거리만큼 바다는 더 뒤로 물러나고
바다 앞에서 바다를 찾는 나는 또 바다를 잃어버린
먼 먼 그 옛날 사랑으로 출렁이던 바다를 그리고 있다
바다는 늘 그리움으로 수척해지고
내 마음속 추억의 바다는 목마르게 앓고 있다
아프게 달려가지만 달려 갈수록
바다는 또 그만큼 더 뒤로 물러나고
우리들 멀어진 거리는 좁혀지질 않는데
이제는 비워야 할 서늘한 그리움 하나 던진다
밤새 울고 난 눈처럼 붉디붉은 서해낙조
한 때 그리도 빛났던 추억의 바다는
아프다 많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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