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장대 앞바다도 울고 있더이다
연초
그리도 우리를 설레게 했던
올 한해도
내일이면 먼 우주 속으로 추락해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지겠지
다시는 못 올
우리들 사랑의 허망한 추억처럼
여름에 그토록 북적이던
화려한 바다도
이제는 찾는 이 없어
저 홀로 고독에 울고 있을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
충남 서천 춘장대를 찾았다
가는 길 금강 하구 둑 철새
겨울 황사 속 웅장한 군무
마량리 동백은 겨울잠 깊은데
오늘따라 매서운 바람
긴 세월 견뎌온 허리 굽은 해송
못 견디게 시험하고 있구나
더 이상 물러 날 힘도 없다고
야윈 허리 서로 부둥켜안고
기약 없는 바램에
서러움 안으로 달래며
잿빛 허공만 눈 아프게 응시 하누나
파도는 어쩌자고
저리도 흐느끼며 달려 오는가
너도 나처럼
참았던 설움 보따리
이제야 풀고 있음인가
여기까지 따라온 그리움
명사십리 해변에
저 혼자 무심한 발자국 찍고 있다.